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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 년 올곧은 미술인생… 삶의 이치, 붓끝으로 관통하다

50여 년 올곧은 미술인생… 삶의 이치, 붓끝으로 관통하다

민경화 기자  |  mkh@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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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27일  20:20:09   전자신문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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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산 김 영 철 화백

심산 노수현 화백에게서 동양화 배워
한국 정서+생동감 있는 붓터치 특징

아름답고 삶의 이치 담은 그림 추구
황금 노송 등 금 사용한 작업 진행도

30년 이상 기술연마 통해 완성한
결 살아있는 대나무 시리즈 ‘대표작’


   
 
장엄한 산세 아래 유유히 흐르는 계곡에는 한가로이 낚시를 즐기는 배 한척이 운치를 더하고 그 곁에는 푸른 소나무와 연분홍 꽃망울이 만개한 꽃들이 아름다움을 배가시킨다.

포대기에 아이를 업고 길을 떠나는 아낙의 뒷모습은 예스러운 느낌을 더하지만, 수려한 풍경은 지금봐도 어색하거나 낯설지 않다.

일흔을 앞둔 화가 김영철의 그림은 전통적인 한국의 정서를 담으면서도 생동감있는 붓터치와 색감으로 현재를 관통하고 있었다.

최근 수원의 작업실에서 만난 김영철 화백은 “보기에 아름다우면서도 삶의 이치를 느낄 수 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전했다.

1948년 전라남도 여수에서 태어난 석산 김영철 화백은 어린시절 그림이 좋아 캔버스에 보고 느낀 것을 그리며 미술을 시작했다.

그림으로 먹고살기 어려웠던 시절, 평범한 직장생활을 원했던 부모님의 권유로 잠시 다른일을 하기도 했지만 미술에 대한 그의 열정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1970년 심산 노수현 선생을 만난 김 화백은 그에게 그림을 배우며 본격적으로 동양화가의 길을 걷게 된다.

“처음엔 서양화로 그림을 시작했지만 만물이 소재로 쓰일 수 있는 동양화에 매료됐고, 심산 노수현 선생을 만나면서 동양화가의 길에 보다 깊이있게 들어갈 수 있게 됐습니다.”

50여년간 수백점의 작품을 그렸지만 특히 대나무 그림은 그의 대표 작품으로 꼽힌다. 빛에 따른 음영과 결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그의 대나무 그림은 곧은 절개를 효과적으로 표현할 뿐 아니라 눈으로 보이지 않는 깊이있는 아름다움을 전한다.

그는 “정신의 세계를 담고있는 동양화는 수많은 노력이 축적된 단필로 그림의 가치가 결정된다”며 “대나무 시리즈 역시 30년 이상 기술연마를 통해 결이 살아있는 대나무를 완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영철 화백의 작품은 대나무를 비롯해 소나무, 난 등 자연물들이 중요한 소재로 쓰인다.

이는 삶에 필요한 가치들을 그림을 통해 은유하기 위한 작가의 뜻이 담겨있다.

김 화백은 “대나무는 1년이 되면 크기가 모두 자라지만 이후에는 수년에 걸쳐 조직이 강해지는 과정을 거친다. 인간도 성인이 됐다고 모든 것을 아는 것이 아니니 죽을때까지 배움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을 대나무를 통해 깨달을 수 있다”라며 “뿐만 아니라 사시사철 푸른 소나무와 대나무처럼 우리도 쉽게 변하지 않고 올곧은 인생을 살아야 함을 배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가 그리는 것들은 평범한 사물들이지만 화폭에서는 결코 평범하지 않은 모습으로 재탄생한다.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고자 한 작가의 가치관이 투영된 결과다.

그는 “중국에만 해도 수만명의 화가들이 동양화를 그리고 있다. 그 가운데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남들이 하지 않는 것들을 개발해야된다고 생각했고, 매력적인 그림을 그리기 위해 고민해왔다”며 “왕죽이나 노송이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을 수 있으며, 보다 아름다운 그림을 위해 황금 노송, 황금 매화 등 금을 사용한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미술대전과 대한민국미술대상전 등 각종 대회에서 10회에 걸쳐 대상을 수상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동양화가로 자리잡았지만 지금도 국내외에서 열리는 전시를 찾아다니며 더 나은 그림을 그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그는 “변하지 않고 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그림 속 풍경처럼 묵묵히 화가의 길을 걸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약력

전남 여수 출생

심산 노수현 선생 사사

총회신학대학 졸업

국제신학대학원 졸업

주요수상기록

1990 제9회 한국미술대전 대상

1992 제11회 한국미술대전 대상

1993 제12회 한국미술대전 종합대상

2001 제8회 대한민국 문화미술대전 대상

2002 제9회 대한민국 문화미술대전 종합대상

2008 제15회 대한민국 문화미술대전 특별작가상

2012 제30회 대한민국 미술대상전 대상

2013 제31회 대한민국 미술대상전 대상

제5회 중국현대관리대학교 미술대학원 특별

작가상

2014 대한민국 미술대상전 작가 대상

2017 대한민국 미술대상전 작가 특별상

/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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