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교수가 "고맙다"고 한 경기소방헬기 기장들은 누구
[출처: 중앙일보] 이국종 교수가 "고맙다"고 한 경기소방헬기 기장들은 누구
[출처: 중앙일보] 이국종 교수가 "고맙다"고 한 경기소방헬기 기장들은 누구
경기도재난안전본부 특수대응단의 소방헬기는 전국을 누빈다. 밤과 낮을 가리지 않는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지역을 이탈하지 않는 다른 지역 소방헬기들과 다르다.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과 함께 일을 하면서 대구·부산 등 전국의 하늘을 날아다닌다.
이 센터장은 각종 언론 인터뷰에서 '고마운 사람들' 또는 '동료'로 이들을 언급하기도 했다.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그는 "경기소방을 제외하면 닥터헬기(응급환자 전용 헬기)와 소방헬기는 밤에 잘 출동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과 함께 전국을 누비는 이세형(58·소방령) 특수대응단 항공운항 1팀장은 "사람을 살리는 일에 밤낮이 어디있느냐. 당연한 일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소방이 헬기를 운항한 것은 1991년 9월부터다. 당시 1대였던 헬기 수는 3대로 늘었고 현재 9명의 기장(조종사)과 12명의 정비사가 근무한다.
지난달까지 11만95시간을 운항했다.
이들은 화재나 산악·해상 등 각종 사고 현장에 찾아가 인명을 구조하고 불을 끈다. 2013년부터 올해 9월까지만 4261회를 출동해 2489명을 이송했다.
이런 경기소방 헬기와 이국종 센터장의 인연은 2011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 센터장은 소말리아 해군에 납치됐다 구출되는 과정에서 총상을 입은 석 선장을 치료하면서 전 국민의 관심을 받게 됐다. 각종 사고로 생명이 위급한 중증외상 환자를 살리기 위한 권역외상센터의 필요성도 커졌다.
그러나 아주대병원에는 닥터헬기가 없어서 골든타임 내 환자를 이송할 수가 없었다.
이에 경기도와 아주대병원은 '중증외상 환자 더 살리기 프로젝트', 이른바 석해균 프로젝트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경기소방에 헬기를 요청하면 아주대 중증 외상팀과 함께 사고 현장으로 찾아가 신속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후 경기소방 헬기는 아주대의 연락을 받으면 함께 현장으로 출동한다.
2013년부터 지난달 24일까지 5년간 경기소방 헬기가 인명구조·구급·산불 진화 등을 위해 출동한 건수는 모두 4335건. 이 중 335건에 의사와 간호사가 동승했는데 대부분이 이 센터장 등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소속이다.
전국에서 환자들이 아주대 권역외상센터를 찾으면서 경기소방 헬기는 경기도뿐만이 아니라 대구, 부산 등 다른 지역으로 출장 가는 일이 늘었다. 헬기의 평균 시속이 250㎞라 부산까지 1시간 10분이면 이동이 가능하다.
올해만 지난달 24일까지 구급 목적으로 375건을 출동했는데 142건이 아주대 권역외상센터의 요청에 의한 것이었다. 한 달에 13번은 아주대 권역외상센터와 출동하는 셈이다. 경기도가 아닌 지역으로 출동한 건수도 37건이나 됐다.
출동은 밤과 낮을 가리지 않는다. 천둥·번개와 비바람이 몰아치고 눈이 내려도 현장으로 출동한다.
이 팀장은 "2013년 서울에서 헬기가 고층건물에 충돌하는 사건 이후 항공법이 강화돼 안개가 끼고 비가 오거나 해가 진 다음엔 헬기 운항에 제약이 생겼다"며 "그래도 위급한 환자가 있다는데 출동을 안 할 수는 없어서 기상이 좋은 곳을 찾아 우회하는 방법으로 출동한다"고 설명했다.
경기소방 헬기 기장들의 평균 경력이 20년 정도로 베테랑이라 가능한 일이다. 이 팀장의 경우 27년간 헬기를 조정했다.
피치 못하게 출동을 못 하는 경우도 있다. 우회할 곳도 없을 정도로 기상 상태가 안 좋을 때가 그렇다.
이 팀장은 "헬기엔 의료진은 물론 환자 등 여러 사람이 탑승하고 응급환자의 경우 헬기 안에서 수술도 하기 때문에 안전이 확보돼야 출동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국종 센터장은 환자의 심장이 뛰지 않으면 헬기 안에서 가슴을 열어 심장 마사지도 하고 응급처치 등 간단한 수술도 한다. 헬기가 갑자기 심하게 흔들리거나 움직이면 자칫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 수도 있다.
악천후를 각오하고 출동을 했다가 되돌아오는 일도 있었다. 그래서 경기소방에서 '오늘은 출동이 어려울 것 같다'고 하면 이 센터장도 '어쩔 수 없네요'라며 수긍한다고 한다.
이 팀장은 "이 센터장은 물론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직원들과 헬기 탑승이나 1년에 2~3번 있는 훈련 외엔 개인적으로 만난 적은 없다. 응급환자 이송 등으로 신경이 예민해져 농담도 나눌 수 없는 분위기"라면서도 "하지만 '환자를 살려야 한다'는 같은 목적이 있어서 그런지 눈빛만 봐도 서로의 입장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런 특성 탓에 경기소방 헬기는 지난해 8월 1만 시간 무사고 비행시간을 기록하기도 했다. 소방헬기를 보유한 전국 15개 소방헬기팀 중 1만 시간 무사고 비행기록은 경기도 소방이 처음이다. 그리고 경기소방은 이후에도 계속 무사로 비행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가끔 서운한 일도 있다. "소방 헬기 때문에 피해를 봤다"는 사람들이 나올 때다.
대표적인 것이 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던 2015년 1월 경기도 의정부에서 발생한 아파트 사건이다. 당시 일부 주민들이 "소방헬기의 바람이 불과 연기를 키웠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 일로 소방헬기 기장들은 국회까지 불려가기도 했다.
그는 "불이 나 연기는 위로 올라가는데 헬기 바람은 밑으로 내려가기 때문에 화재를 키웠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며 "헬기가 진입해 구조하지 않았으면 더 많은 사망자가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
최모란 기자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과 함께 일을 하면서 대구·부산 등 전국의 하늘을 날아다닌다.
경기도재난안전본부 특수대응단 항공1팀 이세형 소방령
2011년부터 경기도와 아주대 등과 헬기지원 MOU
구급·화재·구조 등으로 5년간 4261번 출동
아주대 외상센터와는 올해만 142건 출동
경기도 전역은 물론 타 시·도까지 출동
야간·악천후에도 '살려야 한다' 순회 비행
"헬기 시끄럽다" 민원, "사람 살리는 일이니 이해해달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그는 "경기소방을 제외하면 닥터헬기(응급환자 전용 헬기)와 소방헬기는 밤에 잘 출동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과 함께 전국을 누비는 이세형(58·소방령) 특수대응단 항공운항 1팀장은 "사람을 살리는 일에 밤낮이 어디있느냐. 당연한 일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까지 11만95시간을 운항했다.
이들은 화재나 산악·해상 등 각종 사고 현장에 찾아가 인명을 구조하고 불을 끈다. 2013년부터 올해 9월까지만 4261회를 출동해 2489명을 이송했다.
이런 경기소방 헬기와 이국종 센터장의 인연은 2011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 센터장은 소말리아 해군에 납치됐다 구출되는 과정에서 총상을 입은 석 선장을 치료하면서 전 국민의 관심을 받게 됐다. 각종 사고로 생명이 위급한 중증외상 환자를 살리기 위한 권역외상센터의 필요성도 커졌다.
그러나 아주대병원에는 닥터헬기가 없어서 골든타임 내 환자를 이송할 수가 없었다.
이에 경기도와 아주대병원은 '중증외상 환자 더 살리기 프로젝트', 이른바 석해균 프로젝트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경기소방에 헬기를 요청하면 아주대 중증 외상팀과 함께 사고 현장으로 찾아가 신속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후 경기소방 헬기는 아주대의 연락을 받으면 함께 현장으로 출동한다.
2013년부터 지난달 24일까지 5년간 경기소방 헬기가 인명구조·구급·산불 진화 등을 위해 출동한 건수는 모두 4335건. 이 중 335건에 의사와 간호사가 동승했는데 대부분이 이 센터장 등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소속이다.
전국에서 환자들이 아주대 권역외상센터를 찾으면서 경기소방 헬기는 경기도뿐만이 아니라 대구, 부산 등 다른 지역으로 출장 가는 일이 늘었다. 헬기의 평균 시속이 250㎞라 부산까지 1시간 10분이면 이동이 가능하다.
올해만 지난달 24일까지 구급 목적으로 375건을 출동했는데 142건이 아주대 권역외상센터의 요청에 의한 것이었다. 한 달에 13번은 아주대 권역외상센터와 출동하는 셈이다. 경기도가 아닌 지역으로 출동한 건수도 37건이나 됐다.
출동은 밤과 낮을 가리지 않는다. 천둥·번개와 비바람이 몰아치고 눈이 내려도 현장으로 출동한다.
이 팀장은 "2013년 서울에서 헬기가 고층건물에 충돌하는 사건 이후 항공법이 강화돼 안개가 끼고 비가 오거나 해가 진 다음엔 헬기 운항에 제약이 생겼다"며 "그래도 위급한 환자가 있다는데 출동을 안 할 수는 없어서 기상이 좋은 곳을 찾아 우회하는 방법으로 출동한다"고 설명했다.
피치 못하게 출동을 못 하는 경우도 있다. 우회할 곳도 없을 정도로 기상 상태가 안 좋을 때가 그렇다.
이 팀장은 "헬기엔 의료진은 물론 환자 등 여러 사람이 탑승하고 응급환자의 경우 헬기 안에서 수술도 하기 때문에 안전이 확보돼야 출동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국종 센터장은 환자의 심장이 뛰지 않으면 헬기 안에서 가슴을 열어 심장 마사지도 하고 응급처치 등 간단한 수술도 한다. 헬기가 갑자기 심하게 흔들리거나 움직이면 자칫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 수도 있다.
악천후를 각오하고 출동을 했다가 되돌아오는 일도 있었다. 그래서 경기소방에서 '오늘은 출동이 어려울 것 같다'고 하면 이 센터장도 '어쩔 수 없네요'라며 수긍한다고 한다.
이 팀장은 "이 센터장은 물론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직원들과 헬기 탑승이나 1년에 2~3번 있는 훈련 외엔 개인적으로 만난 적은 없다. 응급환자 이송 등으로 신경이 예민해져 농담도 나눌 수 없는 분위기"라면서도 "하지만 '환자를 살려야 한다'는 같은 목적이 있어서 그런지 눈빛만 봐도 서로의 입장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끔 서운한 일도 있다. "소방 헬기 때문에 피해를 봤다"는 사람들이 나올 때다.
대표적인 것이 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던 2015년 1월 경기도 의정부에서 발생한 아파트 사건이다. 당시 일부 주민들이 "소방헬기의 바람이 불과 연기를 키웠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 일로 소방헬기 기장들은 국회까지 불려가기도 했다.
그는 "불이 나 연기는 위로 올라가는데 헬기 바람은 밑으로 내려가기 때문에 화재를 키웠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며 "헬기가 진입해 구조하지 않았으면 더 많은 사망자가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악 사고를 당한 부상자를 이송하기 위해 헬기를 몰았다가 "도시락에 돌이 들어갔다"는 등산객의 항의를 받거나 "헬기 소리 때문에 밤에 잠을 잘 수가 없다"는 주민들의 민원에도 시달린다.
"헬기 소음 등으로 인한 주민들의 불편은 이해합니다. 정말 죄송하지요. 하지만 목숨이 위험한 사람을 살리기 위한 일입니다. 시끄럽고 먼지가 날려도 양해 부탁드립니다." 이 팀장이 간곡하게 당부했다.
용인=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이국종 교수가 "고맙다"고 한 경기소방헬기 기장들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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