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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버스는 나의 몸이며 흉기가 되기도 한다” - 4월 6일까지 대안공간 눈 제2전시실서 만날 수 있어

“캔버스는 나의 몸이며 흉기가 되기도 한다” - 4월 6일까지 대안공간 눈 제2전시실서 만날 수 있어

상상을 초월한 박햇님의 '홀;어(hole&horror)'전

등록일 : 2017-03-24 21:30:52 | 작성자 : 시민기자 하주성
박햇님의 \

작품을 게시하고 있는 박햇님 작가

 
전시실에 걸린 그림들이 상상을 초월한다. 난해하다고 표현하기 보다는 도대체 작가의 작품성향이 감이 오질 않는다. 24일 오후, 수원시 팔달구 행궁동에 소재한 대안공간 눈을 들렸다. 그 쪽에 일이 있어 발길을 옮기다가 우연히 찾아간 전시실에는 작가가 작품을 벽에 게시하고 있다.  

작품의 내용이 무엇이냐고 물으니 그저 웃기만 한다. 그동안 여기저기 수원의 미술관을 찾아다니면서 꽤 많은 작품을 보았다. 나름대로 그림을 보는 눈도 조금 생겼다. 그런데 대안공간 눈 제2전시실을 들어서는 순간, 이 작품은 그저 경악이라고 밖에는 표현할 수가 없다. “말을 잘 할줄 몰라서요” 작가는 그렇게 웃기만 한다.

박햇님 작가의 작품은 상상을 초월한다

 
작품의 제목을 한 번 들여다본다. 잘 먹었습니다, 불면증, 부유하는 덩어리, 구토, 허물, 시원한 피 등 제목부터가 무엇인가 감이 잡히질 않는다. 그나마 작가를 만날 수 있어 잠시나마 이야기를 나눈 것이 큰 보탬이 되리라고 생각했는데, 그도 마음먹은 것처럼 녹녹치가 않다. 웃기만 하는 작가는 상당히 앳돼 보이지만 올 2월 국민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부 회화전공을 수료했다.

개인전은 이번 '홀;어(hole&horror)'전이 처음이다. 하지만 2014년 2월 단국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한 작가는 그동안 수차례의 단체전을 거쳤다. 박햇님 작가는 서양화를 전공했다. 동양화라면 어떻게라도 이해를 하려고 노력을 하겠지만, 서양화는 더 어려운 듯하다. 물론 식견이 짧기 때문이다.

 
“캔버스는 나의 몸”이라는 박햇님 작가

‘캔버스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나의 내부 속에서 벌어지는 심리적 과정들로 지극히 개인적일 수 있으나 개인적이지만은 않다. 그들은 나의 자화상이자 인간의 표상이다’ 작가노트에서 박햇님 작가는 자신의 작품 속에서 캔버스가 스스로의 몸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 어찌보면 역설적일 수도 있다.

작가에게 붓이란 유기체를 탄생시키는 도구가 되기도 하며, 흉기가 되기도 한단다. 캔버스 안에서 물감은 세포이며, 붓의 움직임은 그것들의 움직임이 되고, 그것들은 살아 있는 생명이 되어 살이 된다는 것이다. 살덩어리들은 죽어있으면서도 살아 있고, 작가는 본능적으로 신체를 캔버스에 가두고 의식의 흐름에 따라 가학적 행위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육체는 불완전하게 생성되고, 외부에서 생성된 억압은 그들의 의지를 짓누르며, 그들은 자유가 결여되고 살아있으면서 죽어있다는 것이다.

작가는 이런 작품과정에서 작업을 하는 것이 반복된다고 표현하고 있다. 재생에서 파괴하고, 파괴에서 재생하는 것이 인간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작가의 작품을 보면 한 마디로 “으스스하다”라는 표현이 절로 나온다. 그럴 정도로 작품이 파격적이다. 그 작품 안에 작가가 알리고자 하는 사고가 있을 텐데 감을 잡을 수가 없다.

 
4월 6일까지 대안공간 눈 제2전시실서 만날 수 있어

4월 6일까지 대안공간 눈 제2 전시실에서 만날 수 있는 박햇님 작가의 작품들에 대한 설명은, 25일 오후 전시실에서 ‘작가와의 만남’ 시간이 마련되어 있다고 한다. 그 시간에 찾아가면 작가의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전시준비로 바쁜 작가를 붙들고 이야기를 나눌 수 없어 돌아왔기 때문에, 박햇님 작가의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들으려면 다시 한 번 발길을 옮겨야 할 듯하다.

미처 자세히 물을 수 없어 안타까운 마음만 갖고 돌아선 전시공간. 도대체 어떻게 이 작품들을 이해해야 하는 것이지, 궁금한 마음을 잠시 접어두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