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지동천(衆志動天) - 김동근 수원시 제1부시장
김동근 2016년 12월 30일 금요일
내년 정유년의 전망도 결코 녹록하지 않다. 불안정한 국내외의 상황과 맞물려 경제 여건에 대한 우려가 크다. 경제성장률을 2% 중반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 빠지면 가장 먼저 그리고 큰 고통을 받는 대상은 서민층이다. 게다가 젊은이들에 대한 사회적 기회가 줄어들고, 이로 인해 사회의 활력마저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 또한 커져가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올해 ‘수원화성방문의 해’를 계기로 구축된 관광특구, 인문도시특구의 구상을 구체화해, 도시 인프라를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수원시의 현안 과제가 될 것이다.
이러한 난제를 푸는 일은 시민들의 뜻을 모으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중지동천(衆志動天), 즉 시민들의 뜻을 모으면 하늘도 움직일 수 있다. 우리는 촛불시위를 통해 보았던 시민의 역량을 익히 체감하고 있다. 자치1번지를 지향하는 수원시는 ‘시민의 참여가 살아 숨 쉬는 시정운영’에 더욱 힘을 실을 것이다. 자치기본조례를 제정하여 튼튼한 기반을 다지고, 민주시민교육체계를 다듬고, 주민자치회의 활성화에 주력할 것이다.
저성장시대에 일자리는 최고의 복지다. 내년도 일자리 목표를 3만6천개로 늘리고, ‘더 좋은 일자리’ 창출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 특히 청년층의 일자리 문제는 미래에 대한 투자의 관점에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저소득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안전망도 더욱 촘촘하게 구축할 것이다. 긴급 지원과 무한돌봄 대상 가구에 대한 사례관리를 강화해가는 등 시민복지기준을 단계적으로 현실화시킬 것이다.
행정의 기본 역할과 방향을 설정할 때, 존 롤스의 ‘정의론’에서 많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정의가 무엇인지, 사회구성원의 이익을 최대화 할 수 있는 대안을 연구해온 세계적 석학의 제안은 간명하다. 사회구성원들에게 공평한 기회 균등을 바탕으로, 자유로운 경쟁 환경을 만들어 주되, 불가피하게 낙오하는 구성원들에게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수준을 보장하는 안전망을 구축하면, 사회 정의는 최고 수준으로 실현된다는 것이다.
2017년 정유년은 붉은 닭띠의 해다. 닭은 앞으로 닥칠 일에 대비하는 선견지명이 뛰어나며, 새벽을 알리는 부지런함을 상징한다. 내년에는 광장에서 시작된 시민주도의 민주주의가 지역사회에서 그리고 일상의 공간으로 퍼져나가기를 바란다. 시민 참여의 확대와 함께 시민들의 집단지성이 우리사회 발전의 원동력이자 나침반이 되어주기를 소망한다.
김동근 수원시 제1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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