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정치 사회의 칸 ==../-국민의힘( 대표

정부가 지역구 곳간 열쇠 빼앗겠다는데...뒷짐만 진 새누리 국회의원들

정부가 지역구 곳간 열쇠 빼앗겠다는데...뒷짐만 진 새누리 국회의원들

신정훈 gs5654@joong.boo.com 2016년 05월 18일 수요일
         
지방재정개혁안 지역에 불리...'특별법' 결의 대정부 성토 등 더민주 당선인들만 동분서주
"미리보는 20대 국회" 우려도
지역구에서 걷어들인 지방세인 도세(道稅)와 시·군세를 보관하는 ‘경기도 곳간’ 열쇠를 정부에 빼앗겨 지역구 살림에 큰 구멍이 뚫릴 위기가 다가오고 있는데도 집권여당인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은 마치 ‘강 건너 불구경’하듯 현실을 외면하는 낯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당선인들이 20대 국회에서 특별법이라도 만들어서 곳간 열쇠를 지켜내겠다고 의기투합하고, 연일 대정부 성토대회에 참석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경기지역 최대 이슈로 떠오른 정부의 지방재정개혁 추진방안이 빚어낸 여소야대(與小野大) 현상의 한 단면이다.

익명을 원한 한 부시장은 17일 “비록 정부에서 추진하는 정책이지만, 지역구 살림과 직결된 문제인데도 새누리당 쪽에서는 현실을 외면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면서 “존재감을 잃은 집권여당이 헤쳐나가야 할 20대 국회를 미리 보는 것 같다”고 했다.

지난 16일 수원·성남·용인·고양·화성·과천(의왕)지역 더민주 소속 국회의원 당선인 11명은 지역구 시장들과 간담회를 갖고 “(20대)국회 내에 지방재정특위 구성해 지방재정 개편안을 다시 추진하자”고 뜻을 모았다.

간담회에는 김진표·박광온·백혜련·김영진(수원), 김태년(성남), 이원욱·권칠승(화성), 유은혜·정재호(고양), 신창현(과천), 표창원(용인) 국회의원 당선인과 염태영 수원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 채인석 화성시장 등이 참석했다.

같은 날 이들 지역 출신 새누리당 국회의원 당선인 일부는 중앙당사에서 비대위원 인선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고, 정찬민 용인시장과 신계용 과천시장은 일상적인 시정 업무를 봤다.

새누리당 당선인들이 지역구 최대 현안 문제에 한 발 비켜선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40(더민주) : 19(새누리) : 1(정의당)’로 막을 내린 4·13총선이 만들어 낸 현상이다.

새누리당은 지역구 국회의원 21명이 선출된 이들 6개 지역에서 단 4명(용인 2명·성남 1명·화성 1명)의 당선인을 배출하는 데 그쳤다.

복수의 새누리당 관계자는 “시장 6명중 4명이 더민주 소속이고, 수원·고양·과천 3개 지역은 더민주가 싹쓸이 한 탓에 우리 당 당선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곳이 없어서 나서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집권여당이 지금처럼 방관자적 입장에 놓이게 될 경우 야당만으로는 현행 제도 유지에 분명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일단 시행령을 고쳐 ‘경기도 조례’를 용도폐기시키는 방법으로 ‘경기도 곳간’ 열쇠를 빼앗은 뒤 경기도에서 걷은 지방세와 국세를 뒤섞어 전국에 골고루 배분하게 되면 20대 국회에 관련 법률안이 발의되더라도 통과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해서다.

그동안 소극적 지지를 보내며 관망해오던 경기북부지역 일부 시·군들이 지방재정개편안에 찬성 입장으로 선회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 단적인 예다. 

시·군 관계자들은 “이미 비수도권이 찬성쪽에 섰고, 경기지역 일부 시·군이 이탈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곳간 열쇠를 찾아오는 법률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면서 “새누리당 당선인들의 상황은 십분이해하지만, 사태의 심각성을 깊이 고민해줬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부시장은 “사력을 다해 문제점을 설명하고 있지만,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피부에 전혀 와닿지 않는 딴 나라 얘기처럼 들릴 수 밖에 없는 난해한 문제”라면서 “오죽하면 이번 사태를 해결하려면 화성 출신의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이 나서줘야 한다는 말이 부시장들 사이에서 나올 정도”라고 전했다.

신정훈기자/gs5654@joongboo.com




<저작권자 ⓒ 중부일보 (http://www.joongbo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