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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유통 트렌드 '수원 롯데몰'...쇼핑·문화 동시에 즐기자

新유통 트렌드 '수원 롯데몰'...쇼핑·문화 동시에 즐기자
데스크승인 2015.04.21  | 최종수정 : 2015년 04월 21일 (화) 00:00:01
   
▲ 롯데몰 외관

 국내 1등 유통기업인 롯데가 '몰링(malling)'이라는 콘셉트로 지난해 11월 수원시에 입성했다.

 몰링은 신(新) 유통 트렌드로 먹는것(식음), 즐길것(엔터테인먼트), 사는것(판매)등을 한곳에 모아 놓은 것을 말한다. 

 롯데몰은 해당 몰을 통해 기존 판매에만 목적을 두고 고객들이 매장에 머무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매출 극대화를 이뤘던 유통업계의 전형적인 틀을 깼다.

 고객들이 물건을 사지 않아도 오랜시간 다양한 볼거리를 즐기며 쇼핑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의지다. 

 수원시민들은 물론 인근 지역민들은 신(新) 유통트렌드의 등장에 쌍수를 들고 환영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중부일보는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롯데가 선보인 몰링을 소개하고, 신 유통 트렌드에 대해 분석해 그 의미와 성공 가능성을 내다보고자 한다. 

  

 ▶유통의 패러다임 전환(Paradigm Shift) 

 유통업계는 그동안 '살거리'를 위해 고객의 동선을 짧게 하는 것에 고민을 뒀다.

 백화점을 살펴보면 상품군으로 우선순위를 나눠 층별로 배치했는데 이를 공식화 하면 '지하1층 식품관·지상 1층 명품 및 잡화·2~4층 여성 및 영캐주얼 의류·5층 남성의류·6층 스포츠 웨어·7층 가전 및 이벤트 홀·8층 식당가' 등의 구조를 보인다. 

 주 고객인 여성의 이동시간을 줄여 여성 브랜드를 2~4층에 두게 했고, 상대적으로 방문이 적은 남성과 스포츠 브랜드를 그 위에 뒀다. 

 에스컬레이터의 폭을 좁게 만들고, 구매 목적이 뚜렷한 식당을 최상층으로 끌어올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몰링은 '볼거리'와 '먹거리'에 초점을 맞췄다. 우선 롯데몰 내 주요 1~3층 에는 옷가게들 사이로 식당과 커피숍 등을 뒤섞었다. 

 남녀공용의 해외 유명 브랜드인 자라(ZARA), 조 프레쉬(JOE FRESH), 유니클로(UNIQLO) 등을 전면에 배치시켜 옷을 구경하게 했다.  

   
▲ 롯데몰 내부 전경

롯데몰 길가에는 곳곳에 쉼터를 배치했고, 브라질 쌈바 페스티벌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중이다.

 천장은 채광이 그대로 들어올 수 있도록 통 유리로 덮어 몰링의 장점을 최대한 살렸다. 롯데몰 안에서는 계절 영향 없이, 고객들이 모든것을 해결할 수 있다. 

 특히 롯데몰은 몰링 중 일본 지바현에 있는 이온(AEON)그룹의 이온몰 마쿠하리신도심을 벤치마킹했다. 이온몰 마쿠하리신도심은 4개의 테마(어른, 가족, 스포츠·가전, 애완동물)로 거리를 구성했다.

 이에 롯데몰은 거리의 주 테마를 먹거리로 잡았다. 

 지역민이 서울에서만 접할수 있었던 홍대 맛집거리와 강남 맛집거리를 끌어왔다.

 강남에서만 접할수 있던 브리오슈 도레(프랑스), 마노디셰프(이탈리아), 바네스타코(멕시코), 세븐브로이펍(수제맥주 전문), 사월애 보리밥(보리밥정식), 미스터 시래기(불고기 전문), 계절밥상(한식 뷔페) 등을 지역에 최초로 들여왔다. 

 3층을 홍대거리로 조성해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있는 후쿠오카 함바그(햄버거), 미미네(분식 전문), 키무카츠(일본 돈까스 전문), 면채반(냉면 전문), 킹콩마더스김밥 등을 배치했다.

 볼거리와 먹거리를 전면에 내세운 롯데몰은 처음 계획부터 접근이 달랐다.

 비(非) 유통사가 수원의 랜드마크로 복합단지를 구상하다 유통을 수단으로 끌고온 모양새를 취했다. 

 지금까지 롯데그룹의 유통업은 계열사인 롯데쇼핑에서 담당했는데, 수원만큼은 대규모 복합단지를 만드는 롯데자산개발이 기획했다. 

 이는 2012년에 개장한 서울 여의도 IFC몰도 미국의 부동산개발사인 'AIG Global Real'이 기획해 유통을 끌고오는 등 비슷한 형태다. 

 롯데몰과 IFC몰 등 최근 생긴 몰들은 매출보다 고객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는 것을 최우선으로 했다. 

  

 #아이를 사로 잡아라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최근 5년간 한국 여성의 출산율이 1.3명을 기록하며 초(超) 저출산 시대에 돌입했다고 분석했다. 

 자녀를 한두명만 낳아 양육에 집중하는 저출산 시대를 맞이해 최근 엔젤산업(0∼14세의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산업)이 각광받게 됐는데, 몰링은 아이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에 핵심을 둔다.

 롯데몰은 3층 일부 구역에 아이를 테마로 거리를 조성했다.

 3층에는 롯데그룹이 만든 장난감 전문 매장인 토이저러스와 어린이 놀이터인 베스트키즈, 회원제 장난감 사용공간인 똑똑블럭 등을 배치했다. 

 토이저러스는 지역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매장을 구역별로 나눠 타요, 레고, 미미, 건피아 등 50여가지의 종류별 장난감 거리를 조성했다. 

 일부 구역에는 판매보다 고가의 장난감들을 전시해 직접 만져볼 수 있게 했고, 소형 운동장과 쉼터를 만들어 아이들이 뛰놀 수 있게 만들었다.  

   
▲ 토이저러스

특히 매장 내 펫 가든(Pet Garden)의 설치가 눈에 띈다. 

 애완동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애완동물 전용 병원, 미용실, 호텔 등을 설치했는데, 아이들이 눈에 띌 수 있는 공간에 통유리로 동물을 구경할 수 있게 해놨다.

 동물 전문가를 별도로 고용해 운동장에서 뛰놀던 아이가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했다.

 이밖에 롯데몰 길가에는 가족들이 아이들과 함께 쉴 수 있는 플레이 스케이프와 꼬마기차와 같은 놀이기구등을 실내 곳곳에 설치했다. 

 롯데몰이 판매장을 줄이고 아이들이 뛰놀수 있는 공간을 최대한 많이 배치한 이유는 따로 있다.

 롯데자산개발 관계자는 "몰링은 랜드마크로서 개인의 삶을 몰링과 공유하게 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롯데몰에서 추억을 쌓았던 아이가 성장함에 따라 새로운 소비주체가 되는데 롯데몰의 '아이 테마거리'는 미래의 고객을 먼저 잡기 위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즉 2015년에 부모와 함께 베스트 키즈에서 뛰놀던 아이가 2025년에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는 소비 주체가 되고, 2035년에는 새로운 아이와 함께 재방문하는 것이 몰링의 지향점이란 설명이다.

  

 #롯데몰의 배려 

 일반적으로 백화점 1층에는 화장실이 없다. 

 AK플라자 수원점(수원시 팔달구 매산로1가)과 갤러리아백화점 수원점(수원시 팔달구 인계동)만 살펴봐도 화장실은 한 층을 올라가야 있다. 그마저도 화장실을 구석에 배치했으며 화장실 내 좌변기를 3개 미만으로 설치할 만큼 협소하다. 

 화장실은 유통업계에서 그 존재를 꺼려한다. 화장실은 고객이 백화점에 머무는 시간을 늘리고, 소비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는 업계의 인식이 반영된 까닭이다.

 그러나 롯데몰은 화장실에 집중했다. 

 롯데몰의 화장실을 살펴보면 지하1층 4개, 1층 4개, 2층 5개, 3층 5개, 4층 4개, 5층 6개, 6층 2개, 7층 2개 등 모두 32개를 고객이 지나가는 곳곳에 설치했는데, 각 화장실 마다 디자인이 서로 다르다.

 전면거울을 곳곳에 배치했고, 조명의 강도를 낮춰 최대한 눈의 피로감을 낮췄다. 전 좌석에는 전용 비데를 설치했고 영유아를 위한 시트, 어른과 아이가 함께 사용하는 좌변기 등 그 세심함도 눈에 띈다. 

 롯데몰의 건축을 담당했던 롯데건설 관계자는 "롯데몰은 화장실에 대해 설계때부터 신경 썼는데, 화장실마다의 개별적인 정체성을 부여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를통해 롯데몰이 편하다는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 주는것을 목표로 했다. 화장실을 고객들의 시선을 끄는 작지만 주요 수단으로 활용했다"라고 말했다. 

  

 2003년에 문을 연 일본 도쿄의 롯폰기힐스(Roppongi Hills)는 몰링을 통해 '문화도심'을 콘셉트로 한 복합문화공간이다. 

 롯폰기 힐스는 도시 재개발을 통해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서 10년이 지난 현재 일일 방문객이 10만명인 세계적인 관광지로 성장했다. 

 또 세계 10대 테마파크인 에버랜드는 접근성 향상을 통해 활성화를 위해 2013년 전대·에버랜드 역을 통해 용인 경전철을 개통했다. 향후 용인시는 광주∼에버랜드간 복선전철사업을 추진 할 계획에 있다. 

 최근 롯데몰이 수원 철도역사와의 연결통로 문제로 갈등을 빚는 가운데 이를 찾는 고객들의 불편만 커가고 있다. 

 롯데몰이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잡기 위해 지원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의문을 가지며, 앞으로 롯데몰이 수원 화성과 더불어 세계적 관광명소로 발돋움 하길 기대해 본다.

 천의현·조철오기자/jco@joongb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