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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4·13 수원시 장안구(수원갑) 국회의원 선거는 지난해 말 부터 시작됐다.
새누리당 공천권을 놓고 박종희(55) 전 국회의원에게 지역 후배인 김상민(42)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도전장을 던지면서 조기 점화된 것이다.
박 전 의원은 지난 1월 치러진 예선(당협위원장 경선)에서 5년 공백을 딛고 완승을 거뒀지만, 본격적으로 본선 채비를 하지 못하고 있다.
김 의원이 리턴매치를 준비하고 있어서다. 김 의원은 지난해 12월 장안구 송죽동 대명빌딩에 내건 지역사무소 간판을 내리지 않고 있다. 장안구에 선거 벽보를 붙여보겠다는 의지 표현으로 읽힌다.
김 의원은 “당협위원장 경선 일정이 결혼 준비, 신혼여행과 겹치는 바람에 최선을 다하지 못했는데도 성적이 그리 나쁜 편은 아니었다”면서 “전세로 얻은 아파트가 장안구에 있고, 고향이 수원이기 때문에 지역분들을 찾아다니며 인사드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원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본적은 화성시 매송면”이라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김 의원이 장안구 또는 영통구, 신설될 가능성이 큰 수원 제5선거구, 화성갑 중 1곳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 의원은 수성고등학교를 졸업했고, 아주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토박이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발탁돼 청년 비례대표로 19대 국회에 입성했다.
박 전 의원은 김 의원의 지역 활동에는 크게 개의치 않는 눈치다. 김 의원을 포함한 누구와 맞붙더라도 예선은 가볍게 통과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인다.
그는 “새누리당 당원과 지지자들은 5년 공백이 있었는데도 압도적인 차이로 당협위원장직에 복귀시켜줬다”면서 “예선은 신경쓰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박 전 의원 측은 일부 당원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는 점을 우려했다.
남경순 경기도의원은 “김 의원이 경선 이후에도 지역사무소 문을 열어놓고 있는 탓에 일부 새누리당 지지자들이 혼동한다”면서 “정치적 도의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전 의원도 김 의원의 지역사무소 만큼은 탐탁치 않다는 반응을 보인다.
그는 “비례대표는 청년, 여성등 정치적 소수자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자리로 할 일이 많은데 김 의원은 그 도리를 다하지 않고 있다”며 “비례대표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지역에 사무실까지 차려놓고 인사를 다니는 것은 말하자면 정치적 배임행위에 해당된다”고 비판했다. 박 전 의원은 수원고등학교, 경희대 출신으로 동아일보 기자와 16·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서청원 최고위원과는 의리로 뭉친 막역한 관계다.
새누리당 후보에 맞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찬열(56) 국회의원이 큰 이변이 없는 한 3선 도전이 유력하다.
야권을 통틀어 마땅한 대항마가 없는데다, 새정치연합 경기도당 위원장직에 추대됐고, 수원 4개 선거구의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할 정도로 당 안팎의 지지기반도 탄탄한 편이다.
이 의원은 최근 박광온(영통) 국회의원, 김영진(팔달)·백혜련(권선) 지역위원장을 이끌고 수원발KTX 출발, 인덕원~수원 복선전철 토론회를 여는 등 지역 이슈를 하나둘씩 선점하려는 행보를 하고 있다.
이 의원은 내년 선거의 승패를 가를 최대 변수는 선거구 획정이 될 것으로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 삼일공업고등학교, 인하대 출신으로 새정치연합 내 대표적인 ‘손학규계’로 분류된다.
이정현기자/ljh@joongbo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