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12-12 14:48:20
12일 오전 수원 팔달산 토막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수원 구도심의 한 모텔에서 붙잡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인근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12일 보도했다.
범행장소로 알려진 팔달구 교동 주택가는 2년 전 중국동포 오원춘이(당시 42) 20대 여성을 토막살해한 지동 현장에서 2㎞도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력한 용의자인 중국국적 박모씨(56)가 살았던 단독주택은 반지하 1층, 지상 2층짜리 건물로 박씨는 이 중 7㎡ 남짓한 반지하 방에서 살았다.
2층에 주인이 살고 1층에 세입자 2가구, 반지하에 세입자 3가구가 사는 형태로 주변은 이 같은 단독주택이 밀집해 있다.
박씨와 같은 단독주택에 세들어 사는 김모 할머니(84)는 “지하에 누가 사는지 모르고 왕래도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세입자 박모 할머니(71)는 “몇 번 마주친 것 같긴 한데 여기 사는 사람들은 워낙 자주 바뀌기 때문에 잘 모르겠다”고 했다.
이날 아침 용의자 박씨가 검거된 모텔 인근에서 만난 한 50대 주부는 “중국동포가 또다시 토막살해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라는 뉴스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우리 동네는 중국인 등 외국인이 무척 많이 사는데 앞으로 겁나서 살겠느냐”고 하소연했다.
인근에서 슈퍼를 운영하는 김모씨(55)는 “재개발도 안 되고 생활하기 불편하기 때문에 낡은 단독주택의 경우 대부분 저소득층 노인이나 외국인들이 세들어 살고 있다”면서 “수원의 구도심에서 잇따라 살인사건이 발생해 지역 이미지가 나빠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팔달구는 토박이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원수원’으로,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과 경부선 수원역을 중심으로 단독주택과 숙박업소가 밀집한 곳이다.
젊은이들이 떠난 낡은 단독주택의 주민이 대부분 중국인 등 외국인으로 대체되면서 고등동의 경우 주민 1만1000여 명 중 등록 외국인이 전체의 25%인 2800여 명에 달하고 인근 매산동은 2000여 명, 매교동은 1100여 명이 외국인이다.
외국인이 많은 이유는 광교신도시, 호매실지구 등 건설현장과 수원산업단지 등 일자리가 풍부한데다 역과 터미널이 인근에 있어 기차나 전철, 버스를 쉽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등동이나 매산동 등지의 낡은 단독주택에는 월 20만∼40만원에 거주할 수 있다. 또 장기투숙할 수 있는 여관 등 숙박업소가 무척 많은 편이다.
이 때문에 수원역에서 경기도청 후문까지 고등동, 매산동 일대에는 중국 현지를 방불할 만큼 한자로 표기된 중국식 음식점이 100여 개에 달하고 모텔이나 여관 등 숙박업소도 170여 개나 된다.
K부동산 대표 김모씨(45)는 “수원역과 전통시장이 있고 저렴한 가격에 거주할 수 있는 노후주택이 많아 외국인 근로자들이 생활하기에 아주 적합한 곳”이라며 “여관 장기투숙이나 주택가 반지하 월세는 대부분 외국인의 차지”라고 밝혔다.
수원시는 구도심이 슬럼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매산동, 고등동 등 구도심 20곳 175만5000여㎡를 재개발사업 구역으로 지정했지만 정상추진된 곳은 고작 1개에 불과하다.
부동산 경기침체의 여파로 이 중 4곳은 이미 사업이 취소됐고 나머지 지역은 진척이 없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역시 고등동 노후주택지역 36만㎡에 4천900가구를 건설하는 도시환경정비사업을 추진 중이나 사업성 문제로 착공을 못 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수원 구도심에서 외국인에 의한 강력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매우 당혹스럽다”면서 “시는 시민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다양한 안심대책을 수립해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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