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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음 속으로… 별이 졌다네수원미술전시관 기획전시 ‘만장輓章, 로드킬 프로젝트’

굉음 속으로… 별이 졌다네수원미술전시관 기획전시 ‘만장輓章, 로드킬 프로젝트’
 
승인 2014.12.09 저작권자 © 경기일보
▲ 고영미作 ‘애도를 위한 천들’
▲ 고영미作 ‘애도를 위한 천들’

고속도로나 한적한 지방도로를 운전하고 가다보면 깜짝 놀라는 광경이 있다. 자동차에 치여 죽거나 차 바퀴에 짓밟혀 흔적만 남아 있는 야생동물의 사체, 이른바 ‘로드킬(Road Kill)’이다.

오늘도 노루, 고라니, 개, 고양이 등이 도로에서 자동차 등에 의해 죽는 일이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이 같은 ‘로드킬(road kill)’을 애도하기 위한 이색적인 전시가 수원에서 열린다.

9일 개막하는 수원미술전시관 내 프로젝트 스페이스 II(PS II)의 기획전시 ‘만장輓章, 로드킬 프로젝트’에는 고영미, 구나영, 한성민 작가 3명이 함께 하는 제의 형식의 전시다.

▲ 한성민作 ‘하늘을 우러러 부러울것 없는’
▲ 한성민作 ‘하늘을 우러러 부러울것 없는’

작가 고영미는 전시장 가득 만장(죽은 이를 슬퍼하며 지은 글을 천에 적어 장례행렬을 따르던 것)을 설치해 도로 위에서 죽음을 맞이한 수많은 동물들의 넋을 기리고 그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려고 한다.

구나영 작가는 로드킬 당한 동물들에게 자신의 주작업인 ‘팀북투(Timbuktu)’라 이름붙인 이상경의 한 켠을 내주었다. 그녀의 작업은 죽어서나마 행복하게 뛰어놀 수 있도록 마련해준 보금자리이자 ‘고양이들을 위한 작은 선물 상자’이며, 동시에 영원한 안식처인 ‘관’을 표현한다.

그림책 작가 한성민은 고라니와 두꺼비 등 도로 위에서 분해되어 사라져 가는 동물들의 처참한 모습을 형상화한 작업으로 평면과 영상을 통해 아름다움과 잔인함을 동시에 표현하고자 한다.

▲ 고영미作 ‘자유로를 달리다’
▲ 고영미作 ‘자유로를 달리다’

수원미술전시관 김상미 큐레이터는 “로드킬은 동물의 본능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벌어지는 일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사회가 발전하면서 무분별하게 자행되는 도로 건설로 인해 야생동물들의 서식지를 상당수 파괴시켰기 때문”이라며 “하루에도 셀 수 없이 많은 동물들이 도로 위에서 죽음을 맞이하지만 어느 누구도 그 죽음을 애도하지 않아 이번 전시를 통해 도로 위에서 사라지는 모든 것들의 죽음을 애도하는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전시는 31일까지. 문의 (031)243-3647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강현숙 기자 mom120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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