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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구지천 둔치 허수아비 축제 한마당 열려

황구지천 둔치 허수아비 축제 한마당 열려

전통문화와 녹색환경 조성을 위한 다양한 행사체험

등록일 : 2014-11-14 16:11:08 | 작성자 : 시민기자 이대규


14일 오전 열시 허수아비축제가 열린다고 하여 찾아간 곳은 오목천교 아래의 황구지천 변이었다. 이곳에서 열리는 허수아비축제는 권선구 오목천동개발위원회(위원장 송윤호)가 주관하고, 평동 단체장 협의회가 후원하는 가운데 금년이 그 다섯 번째 행사라고 했다. 

고색동 큰말 풍물패의 사물이 공연을 시작으로 하여 이날 행사에는 권선구청구장을 비롯하여 시의회의장과 정미경 국회의원 등 많은 내빈과 학생, 지역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내빈들은 축사와 인사말을 통해 모두가 우리의 전통문화를 살리고, 오늘날 황폐화되고 있는 이곳 황구지천을 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엠(유용 미생물 군) 흙 공을 일제히 황구지천에 던지며 모두가 한마음으로 이곳 황구지천을 비롯하여 우리의 실개천들이 정화될 수 있기를 빌었다. 

또 풍물단을 따라 허수아비길 걷기를 하였고, 체험부스 운영, 먹을거리 운영, 전통 농기구 전시 및 체험, 탄소포인트제 가입, 친환경수세미 만들기 체험 등 그밖에도 관내 어린이 허수아비 및 태극기 그림 전시회가 열리기도 했다. 

오목천교 남쪽 아래 황구지천변의 허수아비들은 무엇을 기원하고 있을까.

       
허수아비의 유래를 보면 옛날에 효자부부가 농사를 지으며 살았다고 한다. 그런데 날짐승들이 곡식을 따먹어 수확량이 줄자 걱정이 많았다는 것이다. 부모님 병수발에 약초를 구하러 다니느라 산에 갔다 오면 애써 지은 곡식을 새들이 먹어치워 속이 상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부모님 병환이 위독하여 의원 집에 약을 지어 오는데 비가 많이 내려 어느 집 처마 밑에 쉬게 되었고, 비 가림으로 볏짚을 엮어 입고 집에 와서 지게에 걸어놓고 다음 날 약초를 구하러 산에 갔다 오니 멍석에 널어놓은 곡식이 그대로 있었다는 것이다. 새들은 그것이 사람인 줄만 알고 접근을 못하였고, 그 후부터 허수아비가 논밭에 세워지는 풍습이 생겼다고 한다. 

지금도 벼가 익어가는 가을 황금들판에는 허수아비가 등장하는 것을 볼 수가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여도 이곳 고색동의 큰말과 작은 말 들판에는 그런 허수아비들을 볼 수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산업단지가 되어 공장 건물들이 차지하고 있다. 참새와의 전쟁을 벌이며 허수아비를 논에 세워놓고, 그것도 모자라 학교에 갔다오면 뙤약볕 아래 논가에 서서 새를 쫓느라 목청껏 소리치던 어린 시절도 있었다. 

밤잠을 설치기도 하고, 피땀 흘려 지은 농사가 구름처럼 몰려오는 새떼들에 의해 한 순간 망치게 된다면 이 얼마나 안타깝고 억울한 일인가. 사람을 대신하여 논 가운데 갖가지 익살스런 모습을 하고 서있는 허수아비를 보면 웃음이 절로 난다. 

사람인지 허수아비인지 모두가 한데 어울려 분간할 수가 없다.

                          
시골의 농촌도 아닌 대도시의 변두리 고색동에서 이런 허수아비축제를 연다는 것은 어찌 보면 정서적으로 안 맞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주변에는 아직도 벼농사를 하는 논들이 남아 있고, 고색동의 넓은 들판이 사라졌다고는 하여도 우리의 전통문화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이랄까. 삭막해져가는 도시화의 물결 속에 어쩌면 쉬어갈 수 있는 한 점 산소 같은 존재일지도 모를 일이다. 

차를 타고 지나는 길에라도 허수아비축제 현장을 보면 미소를 금할 수가 없다. 잠시일지라도 현실의 각박함에서 벗어나 추억을 생각할 수 있고, 마음의 풍요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오늘 이곳 황구지천변의 허수아비축제 역시 화성과 인천에서 들어오는 수원의 관문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곳이다. 또한 이런 행사를 통해 자라나는 우리의 어린 학생들이 보고 배울 수 있도록 행사에 참여케 하고, 그림 그리기와 각종 체험현장을 통해 아름다운 추억거리를 만들어 준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의미 있는 일이 아니겠는가. 

과학과 눈앞의 이익을 따진다면 무미한 일일지는 모르지만,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옛 속담처럼 마음 한자리 심어놓은 진주 보석과도 같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가져보는 것이다. 어린 학생들이 세상을 살아가며 어른이 되어서도 더듬어 볼 수 있는 한 가닥 여유의 빛이 되지 않을까. 풍자와 해학을 담은 허수아비축제 한마당, 이런 전통문화를 통해 우리는 자연을 더 아끼고 사랑하며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보는 것이다. 

이곳 황구지천을 살리자며 참석자들이 미생물 군 흙 공을 함께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