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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으로 보는 정치] 새정치연합의 희망, 박원순·안희정

여론으로 보는 정치] 새정치연합의 희망, 박원순·안희정

새정치민주연합이 6·4 지방선거와 7·30 재보궐선거에서 공천 후유증에 따른 연이은 패배, 세월호 특별법 처리 과정에서의 당내 소통 부족과 리더십의 실추로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새정치연합 소속 박원순(왼쪽)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새 리더로 떠오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더팩트 DB
새정치민주연합이 6·4 지방선거와 7·30 재보궐선거에서 공천 후유증에 따른 연이은 패배, 세월호 특별법 처리 과정에서의 당내 소통 부족과 리더십의 실추로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새정치연합 소속 박원순(왼쪽)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새 리더'로 떠오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더팩트 DB

새정치민주연합이 자기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지난 3월 김한길·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합당선언 이후 '드라마틱한' 변모를
이루고자 했지만 지금의 모습은 열린우리당 그 당시 이미지로 복원된 느낌이다. 불행 중 다행이라면 밑바닥까지 흔들렸던 
당내 리더십이 문희상 비대위원장의 선출을 통해 다소 안정세를 찾았다는 점이다.

6·4 지방선거와 이어진 7·30 재보선에서의 공천 후유증에 따른 연이은 패배, 그리고 세월호법 처리 과정에서의 당내 소통 부족과 리더십의 실추는 현재의 위기를 탈출하기 위한 새정치연합의 핵심 과제가 무엇인지를 잘 보여준다.

첫째는 공천권 행사에 있어 일관되게 적용될 수 있는 기준선을 내부 구성원들이 합의해 만드는 일이다. 새누리당의 경우 '2332(대의원 20%, 당원 30%, 일반국민 30%, 여론조사 20%)'의 기본틀이 지켜지는 가운데 국민선거인단을 확대하거나 줄이거나 하는 식의 변화를 주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의 경우, '김대중 총재'라는 압도적 카리스마를 가진 인물에 의해 공천권이 행사되던 옛날의 문화에서 아직 자기 스타일을 찾지 못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물론 압도적인 카리스마의 인물이 혜성처럼 등장해서 일사천리의 공천권을 행사할 수만 있다면 새정치연합이 갖고 있는 숙제가 간단히 해결될 것처럼 보이겠지만 '안철수-김한길 체제'를 통해 그런 방식이 종국엔 '좌초'의 길을 걷는다는 것을 이미 
확인한 상태다.

둘째 책임을 진 리더 또는 특정 이슈에 대해 '다걸기'를 하는 당내 문화의 척결이다. 새정치연합이 갖고 있는 문제는 플라톤이 말한 '철인왕'이 나타난다 해도 해결하기 어렵다. 당내 또는 언론에서는 그 이유를 '계파', '분파' 때문이라고 지목하는 것 같다.

즉, 완벽하게 다수를 점하는 계파가 없기 때문에 책임을 진 리더나 '될 만한(?)' 이슈에 대해 당의 모든 자원이 지혜를 총화하여 상황을 주도적으로 돌파하기 보다는 고만고만한 '계파'들이 팔짱을 낀채 '니가 잘하나 지켜볼게'라는 소극적 자세로 일관하기 때문에 '무리수'를 두는 행태를 반복하는데 익숙해졌다는 지적이다.

결국 당이 안고 있는 문제의 답은 한 가지에서 나온다. 요즘 유행하는 말인 '적정선'을 찾는 훈련의 부족, 또는 중앙으로부터의 방식에 길들여져 아래에서 출발하는 민주적 해결 방식을 잃어버린 데서 시작되는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위기가 60년 정통 야당이자 민주주의를 수호해온 세력인 새정치민주연합이 안고있는 위기와 일치한다는 사실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그동안 새정치민주연합에는 '불임 정당'이란 불명예스런 명찰이 붙어 있었다. '인물', 즉 대권을 거머쥘 인물이 없다는 의미로 '백마타고 오는' 그 인물만 나타난다면 새정치민주연합의 소원이 이뤄지는 것처럼 생각됐다.

하지만 이제 그 말은 맞지 않다. 현재 시점에선 오히려 새누리당보다 더 많은 '차기 인물군'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뉴욕의 '하이라인 파크'를 벤치마킹한 서울역고가 '에코(Eco) 다리' 구상을 밝히면서 박원순식 시정의 상상력을 선보였으며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허심탄회'라는 아래로부터의 민주주의 토론장을 제안하고 실천하면서 당내에 새로운 활력과 탈출구를 제시했다.

또한 지난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의원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존재이며 안철수 전 공동대표 역시 지난 시절의 과오에서 절치부심의 시간을 통과하고 있다.

'차세대 대권'의 징검다리라고 할 수 있는 서울시장, 경기도지사에 도전할 인물군도 착실히 성장하면서 성과를 일궈내고 있다. 지난 1일 당내 초재선 의원들이 중심이 되어 차기 집권전략 수립을 위해 설립한 싱크탱크인 '더미래연구소' 창립식에서 우상호 의원은 '다음 선거는 개인이 아닌 단체전'이라고 언급했다.

이 말 속에는 중앙에서 일사분란한 지침을 내리는 '제왕적' 개인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선거가 아닌 진보의 가치가 담긴 '공동의 꿈'을 그 구성원들이 아래에서부터 공유하고 만들면서 집권을 이루자는 '민주주의'의 소망도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된다.

우리는 흔히 '민주주의'하면 '다수결의 원칙'을 떠올린다. 하지만 세월호 정국을 거치면서 민주주의란 '구성원 모두가 적정선을 찾기 위해 아래에서부터 자발적으로 일어나는 합의의 과정'이라는 측면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해 보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합의의 과정을 당을 지켜온 당원들과 함께 만들어낼 수 있는지 여부야말로 새정치민주연합이 현재의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최단(最短)의 방안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은영 기획위원]

(※ 외부 필진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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