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일월공원 명물 행복텃밭
[중앙일보] 입력 2014.07.26 01:58 / 수정 2014.07.26 02:13꽃밭보다 예쁜 채소밭
마사 스튜어트 "아름답다"
새 ‘도시 농업’으로 떠올라
지난 2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천천동 일월공원 내 ‘행복텃밭’에서는 팜 파티(farm party)가 열렸다. 텃밭에서 수확한 채소와 과일들로 음식을 만들어 나눠먹는 행사. 밭에서 딴 양상추·파프리카·루콜라 등으로 샐러드를 만들고 그 위에 치즈를 올렸다. 한입에 먹기 좋게 뭉친 주먹밥은 상추로 감쌌다. 텃밭 주인들과 텃밭 요리 전문가를 비롯해 지나가던 인근 주민들 70여 명이 모여들었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이곳은 폐비닐하우스가 나뒹구는 버려진 땅이었다. 이를 눈여겨본 이가 미국에서 환경원예 석사 학위를 딴 김태현(44) 인비트로플랜트 대표다. 1년간 99㎡ 규모의 텃밭을 경작해온 그는 수원시청 공원관리과를 찾아가 그 땅을 내달라고 설득했다. 그동안 써온 텃밭일기와 그가 구상하는 텃밭 설계도를 가지고 갔다. “겨울에 작물이 하나도 없고 보기 흉했다. 공원 자투리 땅을 빌려서 친환경 농법으로 예쁘게 가꿔보고 싶었다.” 수원시청은 지난해 4월 초 그에게 660㎡에 이르는 땅을 무상으로 내어줬다.
그는 이 땅을 ‘꽃밭보다 예쁜 채소밭’으로 만들었다. 김 대표가 페이스북에 텃밭 사진을 찍어 올리자 미국의 유명 리빙전문가 마사 스튜어트는 한국어로 “아름답다”고 댓글을 달았다. 예뻐보이라고 허브와 꽃을 심어놓은 것은 아니었다. 그는 “메리골드 뿌리가 토양의 해충을 잡아주고, 제라늄 잎사귀의 지독한 냄새가 해충을 쫓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썩는 모습도 예뻐야 한다며 채소가 진 자리에 볏짚을 가져다놨다. 볏짚은 풀이 덜 자라게 하고 썩어서는 거름이 된다.
텃밭에서 만난 일곱 살 노현우군은 “이건 제가 심은 계란가지예요. 제 거예요. 와서 보세요”라며 자랑을 했다. 어머니 안영숙(44·경기도 수원시 천천동)씨는 “감자는 이미 캐서 먹었고 최근에 상추를 심었다. 아이들이 직접 재배를 했기 때문인지 음식도 아껴 먹고 맛도 느끼려고 한다”고 말했다. 현우네 가족은 일주일에 2~3회씩 걸어서 또는 자전거를 타고 텃밭에 들른다.
일월공원 내 행복텃밭은 새로운 도시농업 사례로 평가받는다. 그동안 도시농업은 주택의 베란다나 옥상을 이용하거나 집과 떨어진 주말농장을 다녀오는 식이었다. 공원에 위치한 텃밭은 접근성이 좋아 재배하기가 편리하고 산책길에 위치해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 텃밭 덕분에 주민들 사이도 돈독해졌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이 이곳을 도시농업의 모범사례로 지정하면서 견학하는 이들의 발걸음도 늘었다. 박동금 농촌진흥청 도시농업연구팀장은 “책임 있는 단체나 민간인에게 공원 내 자투리 땅을 위탁경영 하도록 해 공공선을 도모하는 사례”라고 말했다.
이날 모인 주민들은 “장마가 지나면 뭐 심지”하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김 대표는 “올해 수확이 굉장히 좋다. 8월에는 김장배추를 심을 거다. 한련화를 함께 심으면 해충 덫 역할을 한다”고 거들었다.
수원=위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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