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새누리당 박상은(인천 중·동구·옹진군) 국회의원의 수사가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이번에는 운전기사가 박 의원의 차량에 3천만원 외에도 5천500만원의 현금이 더 있었다고 진술을 하면서 얘기는 점입가경으로 흐르고 있지만 뭣 하나 시원한 구석이 없어 국민들은 물론 해당 유권자들인 시민들의 궁금증만 더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인천지검 해운비리 특별수사팀은 며칠 전 박 의원의 운전기사 김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김씨가 두 차례나 박 의원의 차량에서 수 천만원의 돈뭉치를 봤다는 진술을 확보해 놓은 상태다. 그리고 증거자료로 돈뭉치들을 찍은 사진도 이미 검찰에 제출했다. 들리는 얘기로 김씨는 서류를 가져오라는 박 의원의 지시를 받고 차량에 갔다가 돈뭉치를 보고 검은 돈일 것이라는 생각에 찍어 놨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우리는 일이 이렇게까지 진전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빠른 결말이 안 나고 계속 더 많은 의혹거리만 보도되고 있는지 시민들과 함께 답답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어차피 지금 검찰에서는 이렇게 데굴거리는 돈뭉치들에 대해 심한 의구심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이미 제출 받은 3천만원과 마찬가지로 지방선거를 앞두고 상납 받은 불법 정치자금일 가능성이 그것이다. 이 외에도 검찰은 박 의원이 인천지역의 한 건설회사 지분에 2억2천만원을 차명으로 투자했고 재산신고 누락과 함께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사실 새누리당 박 의원과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인천지검 간의 악연도 질기기만 하다.
과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인천지검으로부터 연거푸 당선무효형을 구형받은 박 의원이다. 그러나 검찰의 벌금형에도 2012년 5∼8월 1·2심에서 벌금 50만원을 확정 받아 의원직을 유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검찰이 허위경력 기재 혐의로 박 의원을 기소한 사례도 있다. 우리는 단순히 검찰에서 이러한 박 의원을 물증도 없이 수사하리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이 외에도 박 의원은 국회의원의 품위에 벗어나 체포된 경험이 있다. 서울에서 경찰관의 음주측정을 거부하다 현행범으로 체포됐고 면허가 취소된 상태에서도 운전하다 다시 적발된 것이 그것이다. 일부에서는 그 때마다 용케 당선무효 위기를 넘겼지만 이번의 상황으로 보아 그리 쉽게 지나갈 수 없다는 말을 하고 있다.
최측근인 전 비서, 경제특보, 운전기사 등이 박 의원에 여러 의혹들에 대해 폭로했고 새누리당도 얼마 전 박 의원 해운비리 연루 의혹에 대해 자체 조사에 착수해 그 결과만을 기다리고 있는 판이다. 검찰이 여러 의혹이 있는 장소에 압수수색을 벌이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너무 진척이 없다는 판단이다. 박 의원 역시 변호사를 선임하는 등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지만 모든 정황이 분명해 지고 있는 때 어찌보면 그저 그렇게 이번에도 넘어갈 수 있다는 의심에 눈초리도 많아져서다. 과 방패의 대결을 방불케 하는 검찰과 현직 의원의 공방에서 누구 손이 올라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천지역에서 18대에 이어 재선에 성공한 박 의원이다. 바다와 관련된 직책도 많다. 그와 관련된 여러 기관들의 연관성 유무도 그렇지만 빠르고 공정한 수사가 지금으로서는 관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