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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당권 도전”… 서청원 “설 이후 입장 밝히겠다”

김무성 “당권 도전”… 서청원 “설 이후 입장 밝히겠다”
[정국 풍향계, 이들]④서청원 vs 김무성
‘원조 친박’ ‘돌아온 친박’ 상도동 동지, 당권은 하나… 외나무다리 혈투 눈앞


 
《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왼쪽 사진)이 16일 “당 대표가 돼 박근혜 시대 선봉에 서고 싶다”며 당권 도전 의사를 분명히 했다. 또 다른 당권 주자인 서청원 의원은 인터뷰를 고사했지만 측근들은 설 연휴 이후 당권 도전에 대한 생각을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상도동계 선후배인 두 사람의 맞대결이 벌어지면 박근혜 정부 중반기 여권 권력 구도에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이다. 》

상도동계 동지였던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7선)과 김무성 의원(5선)이 서로 물러설 수 없는 외나무다리에 서 있다. 이르면 5월, 늦으면 6월 지방선거 이후 치러질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자리를 놓고 맞수로 서게 되는 것이다. 서 의원은 ‘원조 친박(친박근혜)’, 김 의원은 ‘돌아온 친박’의 대표 주자다.

포문은 김 의원이 먼저 열었다. 김 의원은 16일 동아일보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권력으로부터 공천권을 빼앗아 국민에게 되돌려주는 정당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차기 전당대회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오랫동안 원했던 박근혜 대통령 시대가 열렸으니 정부와 호흡을 잘 맞춰 당을 이끌어 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거론되는 박 대통령과의 불화설에 대해선 “박 대통령이 잘할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을 던져 뒷받침하겠다는 생각뿐이다”라며 “대통령과 각을 세우겠다는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차기 대선 도전 가능성에 대해 김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조용한 개혁’을 성공시켜야 하는 상황에서 차기를 거론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언급을 피했다.

서 의원은 공식 언급을 자제했다. 서 의원은 측근을 통해 “정치 복원과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당의 힘을 모으고 국민의 이해를 넓혀 가겠다”고 밝혔다. 서 의원의 최측근인 노철래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서 의원에게 당을 맡아 달라는 의원이 상당히 많다. 대다수라고 봐도 좋다”며 “지금은 서 의원이 자신의 역할과 정치 일정을 고민하고 설계하는 단계로, 설이 지나면 구체적인 결심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서 의원의 고민에 당권 도전도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노 의원은 “당연히 포함된다”고 말했다. 여권에선 서 의원이 ‘친박 주류의 대표’라는 명분을 앞세워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가올 전당대회 결과에 따라 여권의 권력지형은 큰 변화를 맞게 된다. 박근혜 정부 리더십의 주요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서 의원은 박 대통령의 신뢰와 7선의 경륜, 폭넓은 당내 기반이 강점이다. 그는 지난해 10월 경기 화성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한 뒤 불과 3개월 만에 당내 ‘맏형’으로 자리 잡았다. 친이(친이명박)계 좌장인 이재오 의원의 ‘개헌 주장’을 정면 반박해 논란을 잠재우자 여권 핵심부에서는 “역시 서청원이다”란 평이 나오기도 했다. 한 핵심 당직자는 “당내 주요 이슈에 서 의원의 영향이 미칠 정도로 큰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친노(친노무현)의 좌장인 민주당 문재인 의원을 만나는 등 여야를 넘나드는 정치력은 돋보이는 그의 자산이다.

김 의원은 탄탄한 당내 지지 기반이 최대 무기다. 상대적으로 박 대통령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다는 말이 나오는 상황에서도 그는 많은 의원의 지지세를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듣는다. 김 의원과 친분이 있는 한 의원은 “철도파업을 중재하는 과정에서 무게감 있는 정치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일부 의원은 김 의원이 ‘포스트 박근혜’로 부상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가 주장하는 ‘민주적 공천 개혁’이 현역 의원에게 유리할 수 있다는 점도 20대 총선 공천을 걱정하는 의원들의 표심을 파고들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현 시점에서 판세를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 김 의원이 앞서고 있다는 평가가 있지만 서 의원은 청와대의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5월로 예정돼 있는 전당대회가 지방선거 이후로 미뤄진다면 지방선거 결과가 판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