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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염태영-박원순, U-20 월드컵 담판 필요하다

 

[사설] 염태영-박원순, U-20 월드컵 담판 필요하다
경기일보  |  kimjg@ekgib.com

수원시가 오는 2017년 개최되는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대회 유치를 신청했다. 수원시는 이미 컨페더레이션스컵대회(2001년), 한ㆍ일 월드컵(2002년), FIFA U-17대회(2007년) 등을 개최했다. U-20 대회가 유치되면 멕시코 시티에 이어 FIFA가 주관하는 4개 메이저 대회를 모두 개최하는 세계 두번째 도시다. FIFA 그랜드 슬램 달성이라고 불릴 정도로 의미 있는 일이다.

중요한 것은 내용이다. 이번 대회 유치신청의 목적은 주관도시다. 대회조직위원회가 꾸려지고, 국제방송센터가 자리잡고, 관련 회의가 개최되는 명실상부한 중심도시다. 2002년 월드컵의 중심 도시는 서울이었고, 1988년 올림픽의 중심 도시도 서울이었다. 두 번 모두 수원은 경기 일부가 치러지는 분산 개최도시 가운데 한 곳에 불과했다. 이번만큼은 그 한계를 벗어나 중심도시가 돼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게 서울시의 입장이다. 이번에 유치 신청을 한 도시는 9곳이다. 그동안의 예로 보면 이번에도 서울이 중심 도시로 되고 나머지 5개 도시는 분산개최도시로 될 공산이 크다. 국제적 인지도, 방송 시설 등 종합적 평가가 아직은 서울에 유리하다. 결국 서울시의 통큰 양보가 역할을 할 수 있다. 올림픽과 월드컵의 중심도시였던 만큼 U-20 대회의 중심 역할은 지역에 넘겨주어도 좋다는 선언이 중요해질 수 있다.

우리가 경쟁 도시인 서울에 이런 기대를 갖는 데는 이유가 있다. 염태영 수원시장과 박원순 서울시장은 그동안 각별한 인연을 보여왔다. 수원 우만동 평생 학습관에는 박시장이 시민단체 활동 시절 기증메모수첩, 노트, 보고서 등 개인 기록물이 보관돼 있다. 지난해 7월에는 두 시 간의 ‘상생발전을 위한 우호교류 협약’도 체결됐다. 문화 관광, 지역경제, 정책, 환경·교통 4개 분야 9개 사업이 구체적으로 특정됐다.

그러면 한번쯤 기대해 볼 수 있는 ‘월드컵 담판’ 아니겠는가. ‘큰 정치’를 꿈꾸는 박 시장에겐 지역 배려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다. ‘큰 지자체’를 이끌고 있는 염 시장에겐 군소 지자체장과는 차원 다른 협상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다. 110만 수원시민에겐 세계적 도시로 우뚝 서는 내 고장의 모습을 지켜 볼 수 있는 기회다. 시작해 볼만한 이유가 충분하고, 기대해 볼만한 근거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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