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건파 양승조, 연일 '강경 행보' 왜?
(서울=뉴스1) 김현 기자 = 양승조 민주당 최고위원이 연일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양 최고위원은 평소 성실하고 겸손해 '선비 정치인'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을 정도로 당내 대표적인 온건파로 분류되고 터라 그의 강경한 행보에 눈길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양 최고위원은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선친 전철'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인 데 이어 당 지도부의 유감표명 권유에 대해서도 거부하며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발언을 왜곡, 과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그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정희 대통령은 중앙정보부라는 무기로 공안통치와 유신통치를 했지만 자신이 만든 무기에 의해 자신이 암살당하는 비극적 결과를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의 교훈을 타산지적으로 삼아야 한다. 국정원이라는 무기로 신공안통치와 신유신통치로 박정희 대통령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국민적 경고를 새겨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지난 5·4 전당대회를 통해 지도부에 입성한 양 최고위원은 충남 천안 출신으로,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사법고시 37회(연수원 27기)에 합격해 변호사로 활동하다 충남 천안 지역구의 열린우리당 후보로 17대 총선에 출마해 당선, 정치 인생을 시작했다. 이 지역에서 내리 3선을 한 양 최고위원은 당내 계파적으로는 손학규계로 분류된다.
그러나 이해찬 전 대표 등 친노(친노무현) 진영과도 친분이 두터워 계파를 초월하는 면이 있다는 평가도 있다.
양 최고위원은 2007년 17대 대선 당시 당 대선후보 경선주자로 나선 이해찬 전 총리의 캠프 대변인으로 활동했으며, 2010년 민주통합당 대표에 당선된 손학규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내기도 했다. 지난 18대 대선에선 손학규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경선 캠프에서 직능총괄본부장을 맡았다.
양 최고위원의 주변에선 그의 강경한 행보에 대해 "특별한 배경은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다만 양 최고위원이 자신의 발언에 대한 사과나 유감 표명을 거부하고 있는 것은 여권의 국가정보원 개혁특위 무력화 시도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친손(친손학규)계의 한 핵심인사는 10일 뉴스1과 통화에서 "양 최고위원의 성품상 의도적으로 한 것은 아닐 것이다. 당의 최고위원으로서 열성적으로 발언을 하다 보니 그런 것 같다"며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지나치게 확대하면서 국정원 개혁특위에 대한 물타기를 시도하니 그런 것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양 최고위원의 한 측근도 "특별한 배경은 없다. 지도부 일원으로서 그동안 현 정부에 대해 야당의 입장에서 계속 비판해왔던 일환이었을 뿐"이라며 "여권이 국정원 개혁특위를 무력화하려고 하니…(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자신의 소신에서 벗어난 일에 대해선 참지 못하는 그의 성격을 보여준다는 평가도 있다.
이와 관련, 과거 2010년 세종시 문제를 두고 여야 대립이 극심해지자 '원안 추진'을 주장하며 삭발 단식 투쟁을 감행하는 과감한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물론 당내에선 "존재감 부각을 위한 게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없진 않다.
양 최고위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자신의 발언에 대한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의 '언어살인'이라는 비난에 대해 "저는 이거야말로 신공안몰이고, 매카시즘의 전형적인 행태로 보고 있다"며 "우리 국민, 특히 국회의원 입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것엔 절대 동의할 수 없다. 만약 이런 식으로 의원이 어떤 정당한 말도 못하는 식으로 몰아간다면 단연코, 분연히 싸우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과를 받아들일 용의도 있느냐'는 질문에 "국민의 마음을 담아 의원으로서 (박 대통령에게) 충언을 드린 것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선 사과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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