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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작은 기적’ 만든 수원 행궁동 주민들

 

[사설]‘작은 기적’ 만든 수원 행궁동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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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8.19    전자신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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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인 지난 15일 수원화성 안의 오래된 마을인 행궁동에서 눈으로 보고도 믿기 힘든 일이 일어났다. 행궁동의 법정동인 신풍동 주민들이 자신의 집에서 차를 끌고 나와 장안문과 화홍문 성 밖에 위치한 공영주차장으로 이동하는 승용차 100여대의 행렬이었다. 수원시가 의욕을 갖고 추진하는 ‘생태교통 수원2013’ 행사를 앞두고 열린 ‘자동차로부터 독립만세’ 행사였다. 이날 오후 5시 화서문로에 대기하던 자동차 100여대가 장안사거리를 출발, 정조로와 장안문을 지나 화홍문공영주차장까지 500여m를 줄지어 이동하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유례없는 자동차의 이동행렬은 염태영 수원시장과 시민들이 자전거를 타고 선도했다.

자동차가 마을을 빠져 나가자 화서문로에 서 있던 주민들은 모두 환성과 박수를 보내며 이들을 성원했다. 장관이기도 했지만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원래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들의 심리는 자신의 차를 가장 가까운 거리에 두고 싶어 한다. 골목길에서 주차분쟁이 일어나고 화재현장의 소방차 진입에 어려움을 겪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행궁동 주민들은 달랐다. 불편을 무릅쓰고 제법 먼 거리에 있는 공영주차장까지 스스로 차를 몰아간 것이다. 이들은 차를 두고 돌아올 때 자전거를 이용했다. 대단히 훌륭한 주민들이다.

이날 염태영 수원시장은 “그동안 우리는 자동차에 너무 많은 것을 내주고 살았으며 자동차는 우리 생활에 너무 깊이 들어와 있다”고 말했다. 맞다. 그럼에도 마을에서 차를 빼는 ‘생태교통 수원 2013’은 주민에게 불편을 줄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 프로젝트를 준비해온 몇 달 동안 주민들은 많은 고통을 당했다. 그런데도 일부 반대 주민을 제외한 많은 주민들의 동참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염 시장은 차량 이동식에서 “생태교통 수원2013의 취지에 따라 불편을 감수하고 동참한 주민들에게 감사한다”며 “여러분의 한 달간의 불편체험은 미래 지구환경 문제의 대안을 제시하는 역사적인 지표가 될 것”이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 행사는 석유나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가 고갈된 상황을 인위적으로 설정한 뒤 인류의 적응 과정을 모니터링 하기 위해 개최되는 행사다. 9월 한 달 동안 행궁동 안에서는 긴급차량을 제외한 화석연료 차량 운행이 원칙적으로 제한된다. 이 기간 환경 관련 국제기구와 전 세계 환경 연구자들이 행궁동을 찾아와 차 없이 생활하는 주민들의 실제 상황을 관찰한다. 지구환경 보전을 전제로 미래 인류가 이용할 수 있는 친환경 이동수단을 모색하는 아주 중요한 행사다. 이제 2주일도 채 남지 않은 ‘생태교통 수원 2013’을 응원한다.<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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