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늘어나는 안철수 부채 '어떡~하지?'
정치를 삭제 축소하려는 안철수에 정상화 활성화하려는 문재인 고민
'반값 선거' 등 무리한 공약에 대놓고 반대도 찬성도 할수없어 '골머리'
'반값 선거' 등 무리한 공약에 대놓고 반대도 찬성도 할수없어 '골머리'
이충재 기자 cj5128@empal.com | 2012.11.13 09:12:57
![]() |
◇ 안철수 무소속 대통령 후보(사진 왼쪽)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 ⓒ데일리안 |
“선거비용을 그렇게 획기적으로 줄이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후보가 12일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회의에서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반값 선거운동’제안에 대해 한 말이다. 회의실 공기는 무거웠다. 문 후보 입장에선 안 후보가 던진 말 한마디 한마디가 함께 짊어질 무거운 부채(負債)였다. 문 후보가 발언을 하는 동안 참석자들 사이에선 깊은 한숨이 나오기도 했다.
문 후보는 정치를 ‘삭제-축소’의 대상으로 보는 안 후보와 달리 ‘정상화-활성화’에 방점을 둬 서로 시각을 달리하지만, 대놓고 반박하진 않았다. “안 후보의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안 후보의 생각엔 공감하는데, 다만...” 등 겹겹이 방어막을 치고난 뒤에야 ‘다른 의견’을 내놓는다. “안 후보를 자극하거나, 부담을 주거나, 새로운 제안도 최대한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게 문 후보의 생각이다.
뒤집어 보면, 안 후보측에게 ‘우리에게도 부담을 주지말라’는 우회적 시그널이다. 전날 안 후보가 함께 하자고 제안한 ‘반값선거’는 당장 현실적인 부담이었다. 문 후보는 이날 ‘국민 알권리 축소’문제를 지적하며 “다시 한 번 점검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 후보는 “반값선거비용도 우리가 실현할 수 있으면 바람직한 것인데, 기존 법정선거비용의 60% 가량이 TV나 신문을 통한 정책연설, 광고, 후보를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홍보비용”이라고 강조했다. “후보자의 정책 등을 알리기 위한 알 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한 홍보비용”을 줄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문 후보는 안 후보측이 소극적 입장인 ‘TV토론’으로 화살을 돌렸다. 문 후보는 선거비용 절감 해법과 관련, “홍보비용을 줄일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후보들 간 TV토론을 활발하게 하는 것”이라며 “그러면 다른 홍보비용은 줄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문재인, 안철수 구호는 살리고 짐은 덜어 낸다
문 후보측에선 안 후보를 ‘아직 정치를 모르는 동생’정도로 평가했다. 그렇다고 “얼토당토않은 제안”이라고 윽박지르지 않고, 형님 입장에서 조곤조곤 설득하던 게 문 후보측의 일관된 모습이다.
이미 문 후보는 안 후보의 정치쇄신안 가운데 ‘국회의원 정원 감축’, ‘중앙당 폐지’, ‘국회의원 보조금 축소’ 등에 대해서도 현실성 문제를 지적해 왔다. ‘이견을 보였다’기 보단 ‘설득하고 있다’는 분위기다. “안 후보가 현실정치를 너무 모른다”는 정치권의 지적이 한바탕 지나간 뒤엔 이 같은 시각에 더욱 힘이 실렸다.
문 후보는 전날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가진 정책발표회에서도 안 후보의 ‘국회 축소’방안에 대해 “국회의원들이 특권과 기득권을 내려놓는 것은 필요하지만, 대통령과 행정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기능은 더 정상화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 점(안 후보와 다른 의견)에 대해서는 새정치공동선언에서 협의하면서 조율중이다. 조만간 공통분모를 찾아서 국민들께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 측이 생각하는 ‘협의-조율’의 의미는 “안 후보가 제안한 ‘비현실적인 안’을 내려놓는 것”에 가깝다. 문 후보측은 양측실무진의 협의 과정에서 안 후보의 메시지는 정치적 구호로 최대한 살리더라도, 실질적 방안은 ‘문재인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6일 단일화 회동에서 양 후보가 합의한 7개 항목 가운데, 정치적 수사는 안 후보측의 제안으로 채우고, ‘후보등록 전 단일화’라는 실익을 가져온 것을 ‘모범 사례’로 삼고 있다.[데일리안 = 이충재 기자]
ⓒ (주)이비뉴스 - 무단전재, 변형, 무단배포 금지
'◐ 대통령·경선·본선 기타 종합 > *대통령(윤석열 대통령, 전 문재인, 차기후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재인 후보, 은행장 만나 서민금융지원안 논의 (0) | 2012.11.16 |
---|---|
문재인, 여전히 '노'에 갇혀 있는데… (0) | 2012.11.14 |
문재인 "빈그릇이라야 많이 담는다" (0) | 2012.11.13 |
문재인-김홍걸 악수 (0) | 2012.11.12 |
DJ 막내아들 홍걸씨 다음주초 문재인 지지선언 (0) | 2012.1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