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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결국 계파·지역 지분 대로 끝난 민주당 선거 / 京畿유권자 1천만, 또 소외감·무력감 받았다

[사설] 결국 계파·지역 지분 대로 끝난 민주당 선거 / 京畿유권자 1천만, 또 소외감·무력감 받았다

경기일보 webmaster@kyeonggi.com 노출승인 2018년 08월 26일 20:54     발행일 2018년
경기도 수원 출신의 김진표 의원이 낙선했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 최종 결과다. 애초부터 이해찬 대세론에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하지만, 김 의원을 지지하는 경기도 정치권은 역동적으로 움직였다. 한때 2강 또는 1강이라는 분석까지 나오며 기대를 모았다. 그 결과치곤 충격적이다. 송영길 후보에게 2위까지 내주며 최하위 낙선이라는 결과를 냈다. ‘역시 이해찬’, ‘선전 송영길’, ‘충격 김진표’라는 평가가 나왔다.
여러 건의 패인이 언론에서 지목된다. 김 의원의 캐치프레이즈인 경제가 당대표 선거와는 맞지 않았다는 분석이 있다. 일부 친문 핵심 인사들의 지지가 전체 당심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지적도 있다. 관료 출신의 보수적 이미지가 선명성을 생명으로 하는 민주당 선거에서 한계를 보였다는 견해도 있다. 정치인 김진표 개인에서 패인을 찾으려는 접근이다. 실제로 위 세 가지 요소는 김진표 의원의 당내 약점으로 지적돼 왔다.
하지만, 가장 확실한 패인 한 가지를 언론은 언급하지 않는다. 바로 한국 정치에 엄존하는 계파ㆍ지역주의다. 이번 선거는 계파로 뭉친 충청권과 지역으로 뭉친 호남권의 대결이었다. 선거 초반 분석도 철저하게 계파ㆍ지역주의로 계산됐다. 친노ㆍ친문의 국토균형발전론으로 뭉친 충청권을 1위로 예상했고, 전국 대의원들의 출신 분포에서 우위를 보이는 호남권을 2위로 예상했다. 그 예상대로 나온 게 42%, 30%, 26%라는 결과다.
물론 민주당만 탓할 현실은 아니다. 보수당인 한국당의 역사도 다르지 않다. 4선 5선의 경기도 출신이 2선 3선의 경상도 출신에게 흡수된 역사가 한두 번이 아니다. 굳이 달랐다면 이번에 보여준 경기도 정치의 ‘극성’이다. 전국을 순회하는 연설회장에 매번 경기도 정치가 요동쳤다. 수원 지역의 한 정치인은 “경기도가 지역 출신 정치인을 위해 이렇게 단결하고 뭉쳐본 적은 처음이다”라며 순회 연설장 속의 경기도 열기를 소개했다.
일반 경기도민도 이런 모습을 지켜보며 관심을 가졌다. 어깨너머로나마 최종 결과를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계파ㆍ지역주의적 예상에서 한 단계도 움직이지 않았다. 모처럼 뭉쳤던 당원들에겐 ‘역시 경기도는 안 된다’는 무력감을 줬다. 혹시 하며 지켜봤던 도민들에겐 ‘그러면 그렇지’라는 냉소를 줬다. 경기도 정치인 한 명의 패배가 준 안타까움이 아니다. ‘경기도는 변방’이라는 민주당 내 정치적 DNA가 남긴 좌절이다.
이해찬 의원은 당선 소감에서 “총선 승리, 정권 재창출에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했다. 이른바 ‘20년 집권 플랜’이다. 그 첫 번째 시험대가 2020년 총선이다. 당대표 때와 다른 선거다. 당대표는 당원이 뽑지만, 국회의원은 유권자가 뽑는다. 경기도 1천만이 그 총선의 주인공이다. ‘20년 집권’을 결정할 진짜배기 힘이다. 이 1천만에게 ‘민주당 중심에 경기도가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총선에 이기고, 20년간 집권하려면 꼭 그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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