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서 20대 여대생이 만취 상태에서 성폭행을 당한 지 일주일 만에 숨졌다.
경찰은 5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피해자의 시신 부검을 의뢰했지만 1차 소견은 ‘사인불명’으로 나왔다.
유족들은 사망 경위에 납득할 수 없는 점들이 많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날 오후 수원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만난 숨진 A(21)씨의 친오빠는 “가해자들이 죄를 인정할 생각은 하지 않고, 내 동생이 낯선 사람들과 거부 반응 없이 어울리며 합의 하에 관계를 가진 것처럼 (사건을) 몰아가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동생은 아기 같은 목소리로 조곤조곤 말하고, 낯도 많이 가리는 내성적인 성격을 가진 순진한 아이”라며 “가해자들의 경찰 진술 내용이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유족들은 가해자들이 의도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A씨가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평소보다 술을 많이 마셨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A씨 친오빠는 “동생과 가해자들이 함께 호프집에서 2시간 반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소주 6병과 생맥주 2천cc를 마셨는데 이는 평소 동생의 주량보다 많은 양”이라며 “가해자들이 어색한 분위기를 깨기 위해 게임을 제안하면서 동생에게 의도적으로 술을 먹인 것이 아니면 불가능하다”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가해자들은 경찰 조사에서 술자리 게임인 ‘지명게임’을 했다고 진술했다. 이것은 게임에 져서 걸린 사람이 다른 사람 1명을 지목해 술을 먹게 하는 게임이다.
가해자들은 하지만 A씨가 폭탄주 1잔과 소주 1잔만 마셨다며 유족들의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그는 “사건 당일은 동생이 개강을 하루 앞두고 마지막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던 날이었다”며 “가게 사람들이 송별회를 해준다고 집에 늦게 들어온다고 엄마와 통화했는데, 그게 마지막 통화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국과수에 의뢰한 부검 결과가 나오는대로 성폭행이 사망에 이르게 했는지 여부를 확인해 가해자 2명에게 강간치사 또는 살인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