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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에게나 흉기를 휘두르는 묻지마 범죄, 성폭행 전과자의 흉악한 재범, 흉포한 칼부림과 성폭행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묻지마 성희롱'은 물론 오인신고마저 급증, 파장이 계속되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범죄 도시'를 상징하는 별칭들이 돌면서 시민들을 극도의 불안에 빠뜨리고 있다.

■ 잇따른 강력 범죄 = 지난 24일 화성시 우정읍 조암리 집앞 골목에서 50대 여인이 70대 할머니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유는 피의자 김모(51·여)씨가 배가 아파 앞집 할머니(78)에게 도움을 요청했으나 '술마시고 꾀병을 부린다'며 핀잔을 줬다는 게 이유. 김씨는 다방종업원으로 일하며 홀로 지내왔던 '나홀로족'인 것으로 밝혀졌다.

앞서 지난 18일 의정부역에서는 공업용 커터 칼을 불특정 다수에게 휘두르는 '묻지마' 범죄가 발생했고, 곧이어 21일에는 수원 파장동에서 강모(38)씨가 술집 여주인과 손님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도주하다 한 주택에 침입, 연이어 흉기를 휘두르는 난동이 이어졌다.

■ 묻지마식 성추행, 오인신고 급증
= '묻지마'식 성추행도 잇따르고 있다. 26일 오전 8시55분께 수원시 고등동의 G사우나찜질방에서는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이 남편과 함께 찜질방에서 영화보고 있던 40대 여성 A씨의 음부를 만지고 도주했다. 24일 오전에는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의 한 상가 앞 놀이터에서 최모(19·무직)씨가 20대 여성 2명을 대상으로 성추행·성희롱을 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검거됐다.

주민불안이 커지면서 오인신고도 계속되고 있다. 24일 오후 11시30분께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의 D아파트 앞에서 40대 남성이 하늘색 속옷(하의) 차림으로 흉기로 보이는 물건을 들고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된 것. 경찰의 확인결과 이 남성은 상다리를 고치기 위해 드라이버를 갖고 집으로 가던 중이었고 반바지를 착용한 상태였다.

■ 인터넷도 부추겨 = 최근 인터넷에서는 '고담 시티'라는 별칭이 돌고 있다. 고담 시티(Gotham City)는 미국에서 만화와 영화로 만들어진 배트맨 시리즈에 나오는 가상의 도시로 절대악에 의해 강력범죄가 판치는 곳. 그러나 최근 수원에서 발생한 강력사건들을 놓고 네티즌들이 호칭을 붙이면서 주민들의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 미흡한 처벌 논란 = 이런 상황에서 성폭행범 등에 대해 약한 처벌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의정부지법은 26일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모(42)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직장에서 자꾸 해고되자 홧김에 그랬다"는 등의 피의자의 여러 사정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밝혔지만 성폭행범들의 재범률을 감안하면 '약한 처벌'이라는 지적이다.

현행법상 전자발찌를 훼손하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게 돼 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형벌은 범죄의 동기를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범죄의 비용이 별로 들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범죄를 저지르게 마련"이라며 "전자발찌 훼손은 수감자의 탈옥과 같은 것으로 처벌 강화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조영상·김태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