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역 전체가구수의 절반이상(?)이 아파트에 살정도로 아파트는 이제 우리주거문화의 중심에 있다. 수천세대의 아파트단지에서부터 수백세대 단지까지…. 아파트단지가 생활문화중심이 되고 이곳과 주변에서 모든 생활이 이뤄질수 있도록 생활경제, 문화환경 등이 조성된다. 큰 아파트단지가 새로 생기면 과거 자연부락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대규모 인구가 밀집되고 수도권외지역 面,郡단위지역에 버금갈정도의 새로운 마을이 형성된다. 이른바 새로운 동리(네)가 만들어진다. 그러나 주민간 화합과 정은 예전 자연부락과는 많이 다르다. 한棟, 한층에 살아도 인사조차 않는 가 하면 이웃을 배려치 않은 주거문화때문에 이웃간 싸움등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새로운 우리동네인 아파트사람들은 수백명이 수천명이 더불어 아름답게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 ‘먼친척보다 가까운 이웃 이웃이 최고’임을 증명해 보이고 있다. 주민화합과 지역사랑의 진원지가 되고 있는 新洞里誌 우리동리 아파트 사람들. 본지가 연중 기획시리즈로 소개한다. |
| | | | ▲ 월드메르디앙 아파트 봄 풍경. | |
아무런 설명없이, 눈으로 직접 보지 않아도 이름에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아파트가 있다. 바로 팔달구 우만동 ‘월드메르디앙’. 도심속 공원을 연상케하는 테마공원과 조경시설이 으뜸으로 꼽히는 웰빙공간으로 떠오르고 있는 곳이다. 더욱이 새아파트에서 보기 드물게 반상회 및 부녀회 등의 주민화합을 위한 모임이 빠르게 형성되고 있다. 2% 부족한 이웃간 정을 채워가고 있는 사람냄새 물씬 풍기는 아파트로의 힘찬 도약. 주거문화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월드메르디앙을 찾았다. ● 전 이런 곳에 살아요 지난 2004년 준공된 이 아파트는 수원지역에서 찾아보기 힘든 2천63세대의 대단지로 입구에서부터 웅장함이 느껴진다. 대지면적 11만5천523㎡에 23~30층 14개동 105~ 230㎡의 중대형 아파트들으로 구성돼 있다. 수원 전 지역의 70% 이상에 걸쳐있는 고도제한을 감안하면 30층 높이는 다른 아파트들을 압도하는 획기적인 일이었다. 이 아파트가 들어서기전만 해도 이 일대는 수원구치소 자리였지만 하나둘씩 주거단지가 형성되면서 최상의 입지조건을 갖췄단다. 단지 주변으로 대형 의료시설만 동수원병원, 성빈센트병원, 아주대병원 등 3곳에 이른다. 여기에 효성초, 동성여중, 원천중, 유신고, 창현고, 아주대 등 명문학군이 몰려있어 교육여건도 좋은 편이다. 입주민들이 꼽는 가장 큰 장점은 따로 있다. 바로 주차시스템이다. 전체 2천813대의 주차공간 중 2천455대를 지하주차장으로 설계, 지상에서 거의 차량을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다. 초등학교 1학년 아이를 둔 한국녀 씨는 “집에서 학교까지 가면서 단 한번도 자동차를 만나지 않아 사고의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고 있다”며 “이런 부분들이 부모를 얼마나 안심시켜 주는지 깨닫게 해주는 아파트 설계”라고 칭찬했다. | | | | ▲ 휘트니스클럽 | | | | | | ▲ 생태연못 | |
| ● 주민위한 편익시설 풍족
수원지역에서 ‘부자 아파트촌’이라 불리는 월드메르디앙 답게 입주민들도 중상위층을 이룬다. 한 입주민은 “인근 병원 의사들이나 법원 관계자, 남경필 국회원 등 유명 정치인들이 많이 살고 있다”며 “비교적 교육수준이 높은 지식인층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귀띔했다. 대단지의 위용은 주민편의시설인 휘트니스클럽에서도 여실없이 드러난다. 최신식 제품들로 구비된 초대형 헬스클럽에, 적당한 규모의 수영장, 실내골프장, 스크린 골프장, 스쿼시, 에어로빅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헬스와 사우나를 이용한다는 한 주부는 “집 근처에서 모든 운동이며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어 일석이조”라며 “또 주변에 수원월드컵 경기장도 있어 산책삼아 몇 바퀴돌고 오면 건강 걱정은 안해도 된다”고 자랑했다. 생태공원과 대나무숲, 어린이 놀이터 등은 이 일대에서 모르는 사람들이 없을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웬만한 공원보다 넓고 시설이 잘 갖춰졌다는 입소문을 탄 뒤부터 아파트 주민보다 외지인들의 산책 및 이용이 눈에 띄게 늘고 있는 명소다. | | | | ▲ 마을음악회 | | | ● 부족한 2% ‘이웃간 정쌓기’
그러나 입주를 시작한지 4년째에 접어든 이 아파트의 고민은 주민간 화합과 친목도모다. 모든 것이 완벽하지만 단 2% 부족한 ‘이웃간 정 쌓기’에 입주자대표회의와 부녀회, 통장협의회 등이 적극 나섰다. 개인주의가 만연한 사회에서 이웃들간 얼굴조차 재대로 알지 못하고 살고 있는 현실, 그래서 고안해 낸 것이 바로 ‘마을 음악회’다. 단지 내 중앙에 마련된 넓은 중앙광장에서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열린 음악회는 200여명의 주민들을 한군자리로 불러 모았다. 이 음악회는 지역방송을 타면서 다른 아파트들에 상당한 영향을 미쳐 마을 노래자랑 등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엄애숙 부녀회장은 “새아파트다 보니 아직 이웃간 소통이 옛 아파트만 못하다”며 “마을음악회 이후 점차 주민참여도가 높아지고 있는만큼 여세를 몰아 대단위 화합의 장을 마련할것”이라고 말한다. 우선 부녀회와 입주자대표회의는 올해 마을 음악회를 시작으로 내년부터 걷기대회 및 이웃돕기 행사 등을 펼칠 계획이다. 입주자대표회의도 “아파트 전체가 하나의 공동체”라며 “거대한 가족의 개념으로 아파트 구성원들이 똘똘 뭉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입주민들과 관리자쪽이 함께 관리하는 인터넷 홈폐이지도 마련, 주민 소통의 공간을 활용되고 있다. 관리소의 각종 공지사항이나 입주민들의 불편·개선 사항 등을 꼼꼼히 살피고, 정보전달에 유동하게 쓰인다. 홈피 관리는 입주민 이자 유신고 교사인 정영태 씨가 맡았고, 동네 소식에서 부터 활동 사진 등을 등록하는 등 입주민 스스로 꾸며 나가도록 하고 있다. 그야말로 주민자치가 실현되는 아파트다. ● ‘사람 냄새’ 가득한 아파트로 더불어 사는 세상 ‘사람 냄새’만큼 좋은 것이 또 있을까. 결국 이 아파트가 추구하는 것은 점차 사라져가는 ‘이웃간 정’을 소통의 장으로 끄집어 내는데 있다. 딱딱한 회색빛 빌딩의 아파트가 아닌 인간미가 넘치는 아파트, 주거공간의 새로운 지표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통장협의회 박기숙 대표는 “아파트란 곳이 더불어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이웃간 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입시철마다 ‘합격 떡’을 직접 만들어 수험생들에게 전달하는가하면 새해엔 어르신들에게 떡국을 대접해 오고 있다. 관리사무소 건물에 마련된 도서관에는 입주민들이 기증한 책이 2천여권이나 진열돼 있다. 아직 이용자가 많진 않지만 세대를 잇는 소통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3살 코흘리개부터 이른살 할머니까지 도서관을 찾고 있단다. 또 바로 옆에는 주부들을 위한 노래교실을 운영해 큰 호응을 얻고 있고, 학생들을 위해 영어·논술 강좌 등도 주기적으로 선보여 참여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아파트 주민들로 구성된 산악회 및 배드민턴, 골프, 에어로빅, 축구 등 각종 동호회 활동도 활발하다. 회원만 해도 족히 300~400여명에 이른다. 현재까진 친목도모 등의 모임이 주류를 이뤘지만 앞으로는 지역봉사 활동 및 기여 등 지역사회로 눈을 돌려 보다 폭넓은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학교 친구들이 월드메르디앙에 사는 것을 부러워해요. 놀이터에서 잼나게 놀 수 있고, 그네랑 놀이기구가 많아서 우리집으로 자꾸자꾸 놀러가자고 해요.” 박서영(팔달초 1학년)양의 말처럼 이 아파트에 산다는 것은 곧 ‘행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