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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청와대 안 갈래…”

“나 청와대 안 갈래…”

2008년 01월 10일 (목) 13:04 헤럴드경제


한나라 의원들 총선 출마위해 내각입성 기피
“청와대 안 갈래요. 웬만하면 명단에서 빼주세요.” 다음달 이명박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과 함께 여당 복귀를 앞둔 한나라당 현역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 사이에 청와대 입성을 기피하는 기류가 포착된다. 새 정부 취임 이듬해 총선이 치러진 참여정부 때와 달리 이번 정부에서는 이명박 당선인의 대통령직 취임 후 불과 한 달 보름 만에 총선이 치러지기 때문에 생기는 기현상(奇現象)이다.

10일 한나라당 현역 의원과 캠프에서 뛰었던 주요 멤버들의 의중을 들여다본 결과, 이들 대부분이 디음달 있을 청와대 비서실과 총리 인선 등 내각 구성에서 빠지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대선 캠프에서 맹활약한 당선인의 한 측근은 “대선 캠프에서 뛰었던 인물 중 상당수가 총선 출마를 희망한다”며 “총선에 나서지 않을 사람들은 청와대로 들어가겠지만, 총선 출마 지망자 중에서도 몇몇은 청와대로 불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특히 청와대 비서실장으로는 현재 몇몇 현역 의원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지만, 이들 역시 ‘청와대행(行)’보다는 총선 출마에 방점을 찍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역 의원들이 의원직을 유지하면서 장관 등 내각에 들어가는 것을 희망하는 것과 달리, 총선 전 상황인 현재는 내각에 들어가는 것도 꺼리는 분위기다.

김형오 인수위 부위원장도 지난 9일 낮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청와대나 정부보다는) 국회로 가고 싶어 한다”며 정치권의 분위기를 전달했다.

이 같은 모습은 지난 2003년 때와는 사뭇 다르다. 2003년 때는 총선을 1년 앞두고 청와대 입성이 곧 공천의 지렛대가 됐지만, 이번에는 청와대나 내각에 들어가게 되면 총선 출마가 어렵기 때문이다. 또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전국적으로 5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나오면 당선’이 유력시되는 정치 상황도 청와대와 내각 입성으로 인해 ‘예비 배지’를 포기할 수 없는 주 요인으로 풀이되고 있다.

최재원 기자(jwchoi@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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