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朴 독대..공천갈등 봉합되나>
연합뉴스기사입력 2008-01-23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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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측 "회동-공천은 별개"..불씨는 여전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23일 회동을 기점으로, `4.9 총선' 공천과 관련한 당내 갈등이 봉합 국면에 접어들지 주목된다.
방중 특사단 보고를 명분으로 회동을 가진 이 당선인과 박 전 대표는 20여분간의 단독 면담에서 일단 `공정공천'과 관련한 원칙적 합의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표도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선인이) 당에서 원칙과 기준을 갖고 공정하고 마땅하게 그렇게 해야 한다는 말을 했고, 저도 거기에 전적으로 공감했다"면서 "그 문제(공천)는 강재섭 대표께서도 `기준을 갖고 공정하게 하겠다'는 기자회견을 했고 그래서 그렇게 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공천 문제와 관련해선 이 당선인의 주변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사실상 `탈당' 가능성까지 시사했던 박 전 대표의 지난 발언들을 생각한다면, 원칙적 수준에서나마 합의 도출은 주목할만한 입장 선회다.
그러나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 무엇보다 이날 회동에서 양측간 첨예한 대립을 거듭하고 있는 공천심사위원회 구성 등 구체적인 현안과 관련해선 특별한 논의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지는 만큼, 당장 공심위 구성 문제를 둘러싸고 대리인 참석을 강도높게 주장하고 있는 박 전 대표측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언제든 갈등이 깊어질 수 있다.
지난해 12월29일 대선후 이뤄진 두 사람의 첫 회동 직후 이 당선인과 박 전 대표는 웃는 얼굴로 만족스럽게 헤어졌지만, 이후 공천 시기를 둘러싼 엇갈린 발언이 이어지며 오히려 불신의 골만 깊어진 전례도 있다.
박 전 대표측 유정복 의원은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두분간 신뢰관계 속에서 원칙적으로 큰 틀에서만 이야기한 것 같다"며 "공심위 문제를 논의한 것 같지는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도 "박 전 대표는 공정한 공천에 공감한다는 원론적 이야기만 한 것이고, 이번 회동과 공심위 구성은 별개라는 입장이다. 공심위는 당에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고, 이 당선인과 이야기할 사안이 아니라는 생각"이라며 "지난번 회동에서도 웃고 나왔다가 다음날 깨졌듯이, 공심위 문제 때문에 금세 분위기가 싸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이 당선인과 박 전 대표가 배석자를 모두 물리고 대화한 만큼, 이 과정에서 양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수준의 구체적 합의가 이뤄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른바 `이면 합의'다.
공심위 구성에서 `대리인' 참여 문제를 비롯해 향후 공정한 공천과정을 보장받을 필요성이 시급한 박 전 대표와,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해 필수적인 `과반의석 확보'를 위해선 박 전 대표를 끌어안아야 하는 이 당선인 사이에 이해관계가 맞물리며 모종의 합의가 이뤄졌을 여지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지금같은 상황에서 이 당선인과 박 전 대표의 회동이 만족스런 분위기로 끝났다는 것은 결국 모종의 합의가 있었다고 봐야하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이 당선인이 이미 오전에 최측근으로부터 양보를 해야한다는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으며, 아마 이 당선인이 일정한 양보를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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