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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천 골프연습장, 철회되어야 한다

서호천 골프연습장, 철회되어야 한다

3월 17일 수원시는 하루 처리 용량이 4만7천t, 지상에는 50여억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2층의 골프연습장과 par3 9홀 규모의 골프장 시설을 설치하는 서호천 공공하수처리장 건설 사업을 발주했다.
환경단체와 지역주민들은 각종 철새 도래지이자 백로, 왜가리 서식지인 서호천 주변에 골프장이 들어설 경우 심각한 생태계 파괴가 우려된다며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골프장을 건설하려는 곳은 수원팔경의 하나인 ‘서호 낙조’로 유명한 데다 조수보호구역인 인근 여기산의 백로 서식지여서 골프장 건설 땐 그 소음과 환경 변화로 자연 순환의 고리가 끊어지기 때문이다.
서호하수처리장은 그동안 서호천과 서호저수지의 수질오염을 개선하기 위해 그리고 서호 주변의 생태계를 보전하고자 추진된 사업이다. 그런데 수원시는 하수처리장을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을 조금이라도 충당하기 위한 것이라며 환경보전과 거리가 먼 골프연습장을 설치하겠다고 한다. 이는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그동안 서호천에 자연형 하천정비사업, 공원조성사업 등 주민들의 휴식공간뿐만 아니라 수원시의 상징 새인 백로의 서식처를 보전하고,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해 많은 시민들이 노력하고 있다. 여기산과 서호는 많은 새들이 찾아들고 서식하고 있는 중요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여름철이면 쇠백로, 중대백로, 왜가리들이 서호에서 노닐고 있고, 겨울이 오면 청둥오리 등 많은 겨울철새들이 많게는 1천 마리 이상 모여든다. 이처럼 많은 새들이 서호저수지와 여기산을 찾는 이유는 이곳이 새들이 서식하거나 월동하기에 수원의 다른 지역보다 먹이와 서식조건이 좋기 때문이다.
누구의 편익을 위해, 어떤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그리고 수익사업으로 어느 정도의 비용을 줄이기 위해 골프장 등 시설을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지의 이유를 주민들은 모른다. 주민들의 동의도 없고, 시민들의 의견 수렴도 없이 작은 이익을 좇아 주변 환경을 악화시키는 골프연습장 시설을 설치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서호와 여기산은 역사문화의 숨결이 있으며, 세계문화유산 화성과 연계되어 있는 주요한 공간이다. 따라서 서호천 공공하수처리장은 생태적으로, 그리고 역사문화적인 특성을 살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세계문화유산 화성의 가치를 살려 이곳을 역사, 문화, 생태 테마 공원으로 조성한다면 문화생태관광으로 지금의 골프연습장을 통한 수익창출보다 더 많은 가치와 수익이 창출될 수 있지 않을까.
이미 사업이 발주되었지만 늦지 않았다. 수원천 복개사업이 20% 이상 진행된 상태에서 복개를 중단하고 자연형 하천 조성사업을 통해 수원시의 가치가 더욱 높아졌다는 사실을 인식한다면 서호천 공공하수처리장의 골프연습장 설치 사업을 철회하고 생태문화적인 공간으로 조성해야 한다.
김충관/수원환경운동센터 사무국장
게재일 : 2008.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