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 103명 재산유형 살펴보니
강남아파트가 핵심 자산, 부동산 상속, 예금ㆍ보험ㆍ주식으로 자산 포트폴리오 구성, 회원권으로 여가생활…. 재산신고를 토대로 실용정부 고위 공직자들의 재산 형성과 라이프스타일을 추정해본 내용이다. 첫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강부자(강남 부동산 부자) 내각'이라는 말을 들었던 실용정부의 고위 공직자들은 대체로 한국 부자들의 '전형'으로 나타났다. 103명 가운데 강남구에 아파트와 빌딩 등 최소 한 채 이상 갖고 있는 인사는 28명이었으며, 강남 3구에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은 62명으로 60%를 넘었다. ◆ 강남3구에 부동산 보유 60% = 새 정부 장관이나 장관급 고위 공직자들은 거의 예외 없이 서울 강남 3구에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압구정동에 본인 명의의 15억9000만원짜리 아파트 한 채, 강남구 청담동에 39억원 나가는 '유시어터' 건물을 소유하고 있다. 또 경기 용인시에 연립주택, 서울 종로구에 아파트 등 총 건물만 4건에 60억5000만원, 강남구 청담동과 제주 제주시, 경기 여주군에 본인과 배우자 명의의 토지 6건 12억7000만여 원을 보유해 부동산 재산만 73억3000만여 원이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강남구 대치동에 21억원짜리 아파트를 한 채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이영희 노동부 장관은 본인 명의의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14억9000만여 원) 외에 배우자와 딸 명의로 서초동에 두 채, 역삼동에 한 채를 보유하는 등 부동산으로만 25억8000만여 원을 소유하고 있다. 고위 공무원으로는 33억7000만여 원을 신고한 김영철 국무총리실 사무차장이 본인 명의의 강남구 대치동 미도맨션과 일원본동 목련타운아파트 등 두 채, 화성시 일대 토지 4필지, 7억여 원 규모의 예금과 보험을 갖고 있었다. 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은 강남 개포주공아파트와 역삼동 현대오피스텔 한 채씩을 갖고 있었다. 백 위원장은 10억원 상당의 서초구 신반포3지구 아파트도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 고향 토지 등 상속재산 다수 = 모두 144억9769만원을 신고해 대통령과 청와대 비서실을 제외한 공개대상자 중 자산가 1위에 오른 오거돈 한국해양대학교 총장(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김해시에 소재한 16억원 상당의 잡종지 등 토지 7필지, 부산 안락동 단독주택을 상속받았다. 오 총장은 대한제강 16만7040주와 부산은행 1만8626주 등 모두 110억원 상당의 상장주식도 물려받았다고 신고했다. 이창용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구미시 고아읍 토지 14필지와 강남구 역삼개나리아파트를 각각 상속받았다고 신고했다. 김경한 법무부 장관은 마포구 상수동 월드메르디앙아파트 건물 분양대금 일부를 증여받았으며, 서동원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은 분당 이매촌삼성아파트를 부친으로부터 공동 상속받았다. 김춘선 국토해양부 물류항만실장은 용인시 기흥구 임야를 장모에게서 상속받았다고 신고했다. ◆ 펀드수익ㆍ예금자산 두둑해 = 수억 원 상당의 예금 자산가도 많았다. 요즘처럼 부동산 가격이 주춤한 시기에 예금 자산을 늘리는 것도 안정적인 재테크 방법이라는 판단으로 보인다. 펀드를 통해 주식에 투자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한 사례도 많다. 법조인 출신인 김회선 국정원 2차장은 신고된 재산 63억1600만원의 절반이 넘는 33억8000만원을 예금으로 갖고 있다. 주로 펀드 투자가 많았다. 본인과 배우자뿐만 아니라 장남까지 모두 합쳐 미래에셋과 동양종합금융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에 22억여 원이 들어 있다. 상호저축은행을 통해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인사도 많았다. 권종락 외교통상부 차관은 예금 자산만 11억여 원에 달한다. 본인과 배우자, 모친, 장남, 장녀 모두 한국상호저축은행과 솔로몬상호저축은행 등에 돈을 붓고 있다. 이건무 문화재청장은 솔로몬상호저축은행과 프라임상호저축은행 등에 5억3000만원을 투자하고 있다. 특히 상호저축은행에 투자하는 공직자들의 상당수는 저축은행의 예금자보호 투자한도인 5000만원 이하로 세분해 투자하는 재테크 실력을 뽐내기도 했다. ◆ 회원권ㆍ예술품에도 큰 관심 = 대부분 골프ㆍ헬스클럽회원권을 보유하고 있다. 자동차를 2대 이상, 외제차를 다수 소유하고 있다. 김경한 법무부 장관은 골프회원권 4개와 콘도 회원권 2개를 갖고 있다고 신고했다. 이중 골프회원권 1개, 콘도회원권 1개를 최근 처분했다. 김회선 국정원 2차장도 회원권 부자다. 본인 명의로 골프와 헬스회원권을 각각 1개씩, 부인 명의로 골프와 콘도미니엄 회원권을 각각 1개씩 보유하고 있는 등 모두 4개의 회원권을 갖고 있으며 회원권만 합쳐 10억7700만원이다. 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이 신고한 회원권을 합치면 26억8100만원. 본인이 골프와 헬스클럽회원권을 각각 1개씩, 배우자는 헬스클럽과 콘도미니엄 회원권 각각 1개, 2개씩을 소유해 회원권만 모두 5개다. 외제차도 많이 갖고 있어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은 도요타 시에나,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혼다 어코드를 신고했다. 골동품과 예술품에 관심을 두는 공직자도 다수 눈에 띄었다. 김중수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은 김용진의 동양화 '단풍'과 도상봉의 풍경화를 소장하고 있다. 김병국 대통령실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은 사석원의 유화 작품 한 점을 2500만원으로 신고했다. 김하중 통일부 장관은 중국화가 요유다의 동양화 '춘우'와 중국화가 동수평의 대나무 그림을 각각 한 점씩 소유하고 있다. [배한철 기자 / 박지윤 기자] [ⓒ 매일경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