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청남대, 한국판 ''캠프 데이비드''로 추진, 외교용으로 활용방안 검토

청남대, 한국판 '캠프 데이비드'로 추진 논란
류우익 실장 등 방문, 외교용으로 활용방안 검토
“국민들에 돌려준지 얼마나 됐다고…” 비난 여론
  • ◇청와대가 노무현 정부에서 민간에 개방한 청남대를 대통령 별장으로 다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시민들이 청남대를 관람하고 있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청와대가 충북 청원군에 있는 청남대를 대통령 별장으로 다시 사용하거나 국빈 영빈관으로 이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류우익 대통령실장과 김인종 경호처장, 김백준 총무비서관, 김창범 의전비서관, 김희중 제1부속실장, 경호처 시설관리부장이 지난 3일 청남대와 인근의 계룡대, 계룡 스파텔을 둘러본 것으로 5일 밝혀졌다.

    청와대가 청남대의 활용 방안을 검토하는 것은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방미 때 캠프 데이비드, 블레어 하우스에서 숙박한 뒤 격조 있는 외교 공간의 필요성을 강조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 대통령은 최근 “우리도 외교를 하려면 정성을 많이 쏟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지인에게 캠프 데이비드 일정을 자세히 설명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찮다. 현 정국이 청남대 활용 방안을 검토할 만큼 한가로운 정국이 아닌 탓에 야권을 비롯한 여론의 비판이 거셀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류 실장 일행이 청남대를 찾은 지난 3일은 한미 소고기 재협상을 둘러싼 여야 간 갈등이 첨예한 때였다.

    통합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현안이 산적한 이 시기에 이 문제를 왜 들고 나오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지금 시급한 일은 소고기 재협상 등 현안을 해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외국 손님이 오면 접대할 시설이 있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있다”며 “청남대를 다시 활용해 볼 방안이 없을까 하는 논의가 전부터 있어 그런 차원에서 가본 것”이라고 해명했다.

    청남대를 대통령 별장으로 복원하면 참여정부 시절 국민에게 개방했던 곳을 다시 닫아야 하는 데 따른 눈총이 따가울 수 있고, 여론 수렴 없이 검토부터 착수한 것 역시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에 근무했던 한 인사는 “청남대의 대통령 별장 복원은 이를 일반에 개방한 취지를 잘 헤아려 신중하게 처리하기 바란다”며 “국민의 품에 있었던 만큼 되돌리려면 반드시 국민 의사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대통령 별장 복원이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이 대변인은 “(청남대) 현지에서는 연간 10억원씩 적자가 나니까 이 대통령이 자주 이용하면 도움이 되겠다 하는 건의도 있었다고 한다. 청남대가 어떻게 돼 있고, 만약 (사용)하면 경호는 어떻게 될지 종합적으로 검토해 보려고 둘러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청남대를 관리하는 충북 역시 그동안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도 차원의 노력에 한계가 있었던 만큼 전·현직 대통령이 청남대에서 일정 기간을 생활하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이와 함께 총리 공관, 헌법재판소장 관저, 남북대화사무국 중 하나에 국빈 영빈관을 마련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지만 유지, 관리 비용에 예산이 들어간다는 점에서 부담스러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빈 방한 사례가 늘고 있는 만큼 중국 댜오위타이, 일본 영빈관처럼 청와대와 가까운 곳에 영빈관을 둘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총리 공관 리모델링 등이 지난 정권에서도 검토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청와대 영빈관에는 숙박시설이 없다.

    청주=김을지,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
  • 기사입력 2008.05.05 (월) 20:28, 최종수정 2008.05.06 (화) 08:56
  • [ⓒ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