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을 살 때 식품 표기 얼마나 보세요? 모양과 가격만 볼 게 아니랍니다. 식품 표기 안에는 어떤 재료 를 사용했는지, 영양분은 얼마나 되는지, 어떻게 보관해야 하 는지 등등 식품에 대한 온갖 정보들이 담겨 있거든요. 당신의 장바구니 쇼핑을 도와줄 식품 표기법 안내. 식품 살 때 살펴보는 식품 표기란?
식품 표기는 식품 위생법의 규정에 따라 식품의 식품 첨가물, 기구 또는 용기나 포장, 영양 성분 표시 등에 대한 정보를 기재 한 것이다. 그 내용만 파악하면 판매처는 식품을 안전하고, 위 생적으로 취급할 수 있고, 소비자는 식품을 먹어 보지 않아도 제품에 대한 정확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꼭 들어가야 하는 정보는 제품명, 식품의 유형, 업소명 및 소재지, 제조 연월일, 유통 기한 또는 품질 기한, 내용량, 식품의 주재료가 되는 원재료명 및 함량, 성분명 및 함량, 영양 성분 등이다. 재료는 대부분 맨 앞에 나오는 주재료를 제외하고는 포함되어 있는 함량 순서대로 나열되어 있으므로 참고할 것. 식 품 표기는 제품을 어떻게 보관해야 하는지, 안전을 위해서는 따로 알아두어야 할 주의 사항은 없는지도 친절하게 써 놓으므로 이용하기 전에 한번쯤 눈여겨 보는 것도 좋겠다. 제품에 표시되는 영양 성분도 눈여겨보자. 열량, 탄수화물, 당류, 단백질, 지방, 포화 지방, 트랜스 지방, 콜레스테롤 및 나트륨이 기재되는데 그 명칭과 함량, 영양소 기준치에 대한 비율까지 친절하게 적어 놓았다. 외국 수입품 중 한글로 된 식품 표기 스티커를 붙여 놓은 경우도 있다. 제품명, 원재료명, 유통 기한 등의 주요 표지 사항이 보이게 붙여 놨다면 정상이니 걱정하지 말 것. 한국어로 표기된 케이스에 들어 있는 제품이라면 스티커를 따 로 부착하면 안 된다. 그리고 식품에 기재되는 이런 소소한 내용들이 업체 마음대로 아무 곳에나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제품명은 6포 인트 이상, 내용량은 12포인트 이상 바탕색과 구별되는 색상으로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주 표시 면에 들어가야 한 다’는 내용이 있을 정도로 세세한 규제 아래 기재되고 있다. 새로워진 식품 표기법, 유통 기한과 알레르기 표기 강화 반가워
일단 가장 반가운 것은 유통 기한 기재 사항들이 강화된 점이다. 물건을 고를 때마다 이리저리 둘러보며 찾아야 했 던 제조 연월일과 유통 기한·품질 유지 기한 표시가 상표와 로고 등이 인쇄되어 있는 주 표시 면에 표시하도록 바뀌 었다. 글자의 크기도 7에서 10포인트로 커져 확인하기가 한결 편해졌다. 한편 그동안 일부 식품 판매 업소에서 단순 가공한 수산물 등에 기재되던 제조 일자와 유통 기한을 임의로 변경하 는 것이 금지됐다. 불순물이 발견되면서 몇 차례 문제가 제기되었던 맥주는 제조 일자 의무 표시에서 유통 기한 의 무 표시로 바뀌었다. 알레르기 유발 물질 표시 대상에 대한 조치도 눈에 띈다. 기존에 우유, 땅콩, 고등어, 돼지고기 등의 알레르기 물질을 재료로 한 경우 표시가 되었는데, ‘새우’가 12번째 알레르기 유발 물질에 추가되었다. 식품 첨가물 중에서 알레르기 유발 식품을 기원으로 제조한 첨가물에도 표시가 의무화되었다. 이와 함께 알레르기 유발 성분을 사용한 제조 시설에서 생산한 제품일 경우 ‘이 제품은 메밀을 사용한 제품과 같은 제조 시설에서 제조하고 있습니다’와 같이 생산한 제품에 대해 혼입 가능성을 표시해야 한다. 또 ‘레시핀(대두)’과 같이 알레르기 유발 식품을 원료로 만든 경우도 표시를 하도록 해 식품 알레르기의 피해를 줄이기에 나섰다. 트랜스 지방은 0g이라고 표시할 수 있는 기준이 0.5g 미만에서 0.2g 미만으로 강화되었다. 0.5g 이상일 때는 그 값을 표시하고, 0.5g 미만일 때 ‘0.5g 미만’ 또는 그 수치를 표시한다. 100g당 0.5g 미만이면 ‘저 트랜스 지방’이라는 글자를 표기할 수 있다. ‘MSG(향미 증진제)’와 같이 맛을 내기 위해 사용하는 화학 조미료에 대해서도 어떤 용도로 그 재료가 사용되었는지 를 표시할 수 있도록 바뀌었다. 또 마가린이나 수소 첨가 식용 유지에 대한 표시 의무는 없었으나 이제는 ‘경화유’ 또는 ‘부분 경화유’로 표시를 해야 한다. 그동안 식품 첨가물법을 은근슬쩍 이용해왔던 상술도 이제는 불법이다. 사용 금지되어 있는 식품 첨가물을 일부러 사용하지 않은 것처럼 표시하는 경우가 있었던 것. 김치, 면, 두부 포장에서 발견되던 ‘무보존료’라는 표시가 이에 해 당된다. 원래 콜레스테롤이 들어 있지 않은 두유 제품에 ‘무콜레스테롤’이라고 붙이는 것도 이제는 금지됐다. 마치 영양소가 있는데 기술적으로 삭제한 것처럼 비쳐 소비자들을 혼동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Plus_ 착각하지 마세요! 알아두면 좋은 식품 표기
유기농 → 6월부터 농수산 식품부에서 유기 가공 식품 인증제를 도입할 계획. 현재까지 유기 가공 식품의 88%가 업체 스스로가 표기한 것이었다. 단 신선 농산물의 경우는 인증 기관에 의해 유기농 인증이 이뤄지고 있다. 제로 or 無 → 열량은 100㎖당 4kcal 미만일 때, 당류와 지방은 100g(㎖)당 0.5g 미만, 포화 지방 100g(㎖)당 0. 1g 미만, 포화 지방 식품 100g당 1.5g, 콜레스테롤 식품 100g(㎖) 당 5㎎이면 0의 표시가 가능하다. 적은 양이기는 하지만 어느 것 하나 진정한 ‘0’은 없다. 오렌지 주스 100% → 100%라는 말은 원재료를 제외한 어떤 물질도 첨가하지 않을 때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오렌 지 주스의 경우 오렌지만 가지고 만든 것이 아니다. 농축액에 물을 섞은 뒤 기타 첨가물들이 들어간 것. 그렇지만 성 분 농도를 원래 오렌지 100%에 맞추기 때문에 법상으로는 문제가 없다. 고카페인 함유 → 카페인을 인위적으로 첨가하거나, 카페인이 함유된 원재료를 사용해 제조, 가공한 액체 식품이 대상으로 카페인 함량이 ㎖당 0. 15㎎일 때 상표명이 위치한 주 표시 면에 ‘고카페인 함유’라는 표시를 해야 한다. 브랜드 → 브랜드와 제조사가 다른 경우도 있다. 편의점에서 팔리고 있는 ‘스타벅스’ 이름의 컵 커피를 보면 동서식 품에서 제조한 것으로 나타난다. 스타벅스에서 원두와 제조 레시피를 제공하고, 동서식품에서 마케팅과 제품 개발, 편의점 유통을 맡은 것. 이처럼 브랜드와 제조사가 다른 경우도 종종 있다. 자료제공 : 리빙센스 │ http://www.ibestbaby.co.kr │
진행 : 박미진 기자 / 사진 : 조병선 "트랜스지방 0%" 제로에 속지 마시요
식품 표기의 비밀 '숫자의 함정'
"반(半) 제품을 중국에서 들여오다니!" '쥐 머리 새우깡' 사태를 본 소비자들은 '쥐 머리'라는 엽기적인 이물질이 발견된 것뿐만 아니라 '국내산(made in Korea)'이라는 식품의 제조 공정이 상당 부분 중국에 서 이뤄지고 있다는 데 대해서도 놀라고 있다. 식품 표기법 규정은 원료 원산지만 표기하면 반제품 제조국은 밝히 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식품업계 전문가가 아니면 이 사실을 알기 어렵다. 이밖에도 식품 표기만 봐서는 소비자들이 도저히 알 수 없는 함정이 즐비하다. ◆ '100%'가 100%는 아니더라
국내 제과사 브랜드 제품 중엔 중국 공장에서 원료에서부터 완제품까지 생산된 '중국산(made in China)'이 있다. 이런 제품은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제조원 및 원산지' 표기를 살펴 중국산임을 알아낼 수 있다. 하지만 반제품은 식품 업계의 전문가가 아니면 도저히 알아낼 수가 없다. 관계당국은 "원료 원산지와 반제품 제조국을 모두 밝히게 하는 것은 2중 규제일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소비자단체에서는 "식품 선택권을 박탈하는 규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100% 천연과즙', '오렌지 주스 100%' 등 '100%'라는 말은 가공식품에서 가장 애용되는 말이다. 그러나 이를 '다른 것을 섞지 않은 자연 그대로'라고 받아들인다면 사실상 속는 셈이 된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100% 오렌지 주스는 오렌지 생산국에서 주스를 짜 농축한 것을 들여온 뒤 다시 물을 타 희석하는 형태로 제조된다. 애초 부터 자연상태 그대로일 수가 없다. 대형 음료업체의 한 임원은 "소비자가 오해할 수는 있겠지만 물을 타더라도 성 분 농도를 원래 오렌지 100%에 맞추기 때문에 틀린 말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 김수창 사무관은 "천연 상태가 어느 정도의 농도인지는 '식품공전'에 규정돼 있다"면서, "이 기준 에만 벗어나지 않는다면 소비자들이 오해한다고 해서 또 다른 규제를 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 '제로(zero)'·'프리(free)' … 진짜 0일까
'특정 성분이 들어있지 않다'는 의미의 '0'도 식품업계에서 유행처럼 쓰인다. 그러나 이 역시 실상과 다른 게 많다. 요 즘 유행처럼 번져가는 '칼로리 제로' 음료가 대표적이다. 혼합곡물 음료나 일부 콜라 제품 등이 "모두 칼로리가 전혀 없다"고 주장하지만, 현행 식품위생법상 음료 제품의 경우 100㎖ 당 4㎉ 미만이면 '제로 칼로리', '칼로리 제로'라고 표기할 수 있다. 실제로 일부 '칼로리 제로' 콜라제품은 100㎖당 240칼로리의 열량이 들어 있다. 무가당 표기에도 함정은 있다. 식약청 관계자는 "'무가당' 표시는 '인위적으로 첨가한 당분이 없다'는 뜻이지만, 소비 자들은 그 식품에 당분이 전혀 없는 것으로 오인할 수 있다"면서, "작년 10월 '식품 등의 표시 기준'을 일부 개정해 1 00g당 당분이 0.5g 이하인 경우에만 '무당'으로 표시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성인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기피대상 1호가 됐던 '트랜스 지방'의 경우도 '트랜스지방 0g'을 선언한 제품이 많 지만 이 역시 완전하지 않다. 규정상 '1회 섭취량 당 트랜스지방이 0.2g 미만인 경우'는 '0g'이라고 표시할 수 있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1회 섭취하는 양'이라는 것도 모호하지만 '트랜스지방 0g'이라고 선언한 제품에도 0.19g의 트랜스 지방이 포함돼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 '선언적 표현'에 현혹되지 말아야
식품 업체들이 '없다'고 가장 많이 주장하는 MSG 같은 인공조미료, 착색료, 방부제 등 인공첨가물도 원료로 쓰인 중 간 가공식품, 예를 들어 고추장, 간장 같은 것에조차 이런 성분이 전혀 없는지를 표기할 의무는 없다. 곡물 부족 사태 로 수입이 시작된 GMO(유전자 변형) 농산물도 'GMO가 전체의 3%를 초과하지 않거나 최종 제품에 DNA, 혹은 이 로 인한 단백질이 남아있지 않은 경우'엔 표시를 안 해도 된다. 식품 선택권을 박탈당할 수밖에 없는 결과를 초래하는 표기 규정은 보완할 필요가 있지만 그렇다고 너무 민감한 반 응을 보이는 것도 좋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 견해다. 서울대 유태우 교수는 "100%니, 제로니 하는 '선언적 용어'에 흔 들리지 말고, 어떤 식의 식생활이 유용할지를 현명하게 판단해야 한다"면서, "한국인의 경우 트랜스지방은 그리 심 각한 수준이 아닌데도 과민반응을 하고, 정작 피해야 할 것은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덕한 기자 / 이지혜 기자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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