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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토에 축구장 동원하고 '봉사점수 주겠다'

놀토에 축구장 동원하고 '봉사점수 주겠다'
수원시, 13개 중.고교에 5천여명 동원 요청

수원시가 오는 14일 열리는 국제여자축구대회 개막식에 수원지역 13개 중·고교생 5천여명의 동원을 추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수원시와 수원지역 중·고교에 따르면 시(市)는 최근 수원고, 수원여고, 영복여고, 삼일공고, 매향여자정보고, 삼일상고, 동원고, 동우여고, 유신고, 남수원중, 영복여중, 영신여중, 곡선중 등 수원지역 13개 중·고교에 14일 오후 4시 30분 열리는개막식에 적극 참여해줄 것을 요청하는 ‘협조 공문’을 보냈다. 남수원중 등 일부 학교는 21일 오후 2시 결승전에도 참여해 줄 것을 요청받았다.
그러나 시는 학생들의 개막식 참여 요청을 수원시교육청에 알리지 않고 일선 학교에 직접 공문을 보냈다가 이날 뒤늦게 시교육청이 일선 학교를 상대로 공문 접수 여부를 확인하자 공문 발송 사실을 알린 것으로 확인됐다.
공문을 받은 학교는 가정통신문 또는 종례를 통해 학생들에게 ‘고지’를 했으며, 대다수 학교는 더 많은 학생을 참여시키기 위해 참여하는 학생들에게 ‘봉사활동’ 4시간의 실적 점수를 주기로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학부모와 일부 학생들은 “지방자치단체가 아직도 학생을 동원해 행사를 치르는 폐습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 한심스럽다”면서 “놀토(토요 휴업일)라 해도 ‘봉사활동’을 미끼로 참여를 유도하는 것은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날 현재 곡선중의 경우 전교생 1천30명 가운데 890여명이 참여키로 했으며, 영신중 800여명, 매향여자정보고 640여명, 영복여중 600여명, 수원고 500여명, 삼일공고 500여명, 수원여고 400여명, 영복여고 400여명, 유신고 50~100여명이 참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수원시교육청 평생교육체육과 김기남 장학사는 “어떠한 경우라도 학습권을 침해해서는 절대 안 된다”면서 “수원시가 교육청에는 단 한마디 얘기도 없이 일선 학교에 바로 공문을 보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수원시 문화체육국 체육진흥과 스포츠산업팀 유인형 팀장은 “수원지역의 축구부가 있는 중·고교에 협조 공문을 보낸 것에 불과하다”면서 “참여 학생들에게는 학교 단위로 단체 무료티켓을 발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이번 국제축구대회는 오는 14~21일까지 수원월드컵경기장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다.
김동섭기자/kds610721@joongboo.com
게재일 : 2008.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