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방문 李대통령·김영남, 말 없이 악수만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참석과 한국 선수단 격려차 8일 중국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은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처음으로 조우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주최로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환영 오찬에 나란히 참석한 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각국 정상 등 30여명이 함께 앉은 대형 테이블에 동석해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짧은 만남을 가졌다.
이 대통령은 식사를 하기 전 자연스럽게 행사장을 오가며 각국 정상들과 인사를 나누던 중 근처에 서 있던 김 위원장을 발견하고는 먼저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이 대통령은 웃는 얼굴이었으나 간단히 악수로 인사를 나눈 뒤 곧바로 등을 돌려 반대편으로 향했고, 김 위원장도 자리를 피해 ‘썰렁한’ 장면이 연출됐다. 이어 이 대통령은 우방궈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을 중심으로 오른쪽으로, 김 위원장은 왼쪽으로 각각 세 번째 자리에 앉아 식사를 했다.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망 사건을 둘러싸고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는 터라, 두 사람의 대화가 큰 관심사였으나 아쉽게도 불발됐다. 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날 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개막식에서도 트라이안 바세스쿠 루마니아 대통령 등 3명을 사이에 두고 가까운 자리에 앉았다.
오찬에 앞서 이 대통령은 행사장 입장 전 인민대회당 1층 대기실에서 후 주석과 인사를 하기 위해 기다리다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이 대통령은 오찬 후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 압델라지즈 부테플리카 알제리 대통령과 잇달아 양자 정상회담을 가졌다. 한·알제리 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은 지난 2006년 양국이 합의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발전을 위해 협력 범위를 기존의 경제와 에너지·자원 개발뿐 아니라 방위산업 등으로 확대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 대통령은 올 하반기로 예정된 알제리의 제7차 석유·가스 탐사 및 개발 입찰에서 우리 기업을 적극 지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투르크메니스탄 정상회담에서는 양국의 호혜적이고 다면적인 경제협력을 본격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1992년 외교관계 수립 후 양국 정상회담은 이번이 처음이다.
허범구 기자 hbk1004@segye.com
ⓒ 세계일보&세계닷컴
[세계일보 2008.08.08 19:18:11]
◇베이징올림픽 참석차 중국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 내외가 8일 오전 각국 정상들과 베이징 인민대회당 연회청에 마련된 환영 오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
이 대통령은 식사를 하기 전 자연스럽게 행사장을 오가며 각국 정상들과 인사를 나누던 중 근처에 서 있던 김 위원장을 발견하고는 먼저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이 대통령은 웃는 얼굴이었으나 간단히 악수로 인사를 나눈 뒤 곧바로 등을 돌려 반대편으로 향했고, 김 위원장도 자리를 피해 ‘썰렁한’ 장면이 연출됐다. 이어 이 대통령은 우방궈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을 중심으로 오른쪽으로, 김 위원장은 왼쪽으로 각각 세 번째 자리에 앉아 식사를 했다.
베이징 올림픽 참석차 중국을 방문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8일 낮 후진타오 주석 주최로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환영 오찬에서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 청와대 제공 >>/ |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망 사건을 둘러싸고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는 터라, 두 사람의 대화가 큰 관심사였으나 아쉽게도 불발됐다. 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날 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개막식에서도 트라이안 바세스쿠 루마니아 대통령 등 3명을 사이에 두고 가까운 자리에 앉았다.
오찬에 앞서 이 대통령은 행사장 입장 전 인민대회당 1층 대기실에서 후 주석과 인사를 하기 위해 기다리다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이 대통령은 오찬 후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 압델라지즈 부테플리카 알제리 대통령과 잇달아 양자 정상회담을 가졌다. 한·알제리 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은 지난 2006년 양국이 합의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발전을 위해 협력 범위를 기존의 경제와 에너지·자원 개발뿐 아니라 방위산업 등으로 확대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 대통령은 올 하반기로 예정된 알제리의 제7차 석유·가스 탐사 및 개발 입찰에서 우리 기업을 적극 지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투르크메니스탄 정상회담에서는 양국의 호혜적이고 다면적인 경제협력을 본격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1992년 외교관계 수립 후 양국 정상회담은 이번이 처음이다.
허범구 기자 hbk1004@segye.com
ⓒ 세계일보&세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