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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방문 李대통령·김영남, 말 없이 악수만

중국 방문 李대통령·김영남, 말 없이 악수만

[세계일보 2008.08.08 19:18:11]

◇베이징올림픽 참석차 중국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 내외가 8일 오전 각국 정상들과 베이징 인민대회당 연회청에 마련된 환영 오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참석과 한국 선수단 격려차 8일 중국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은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처음으로 조우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주최로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환영 오찬에 나란히 참석한 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각국 정상 등 30여명이 함께 앉은 대형 테이블에 동석해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짧은 만남을 가졌다.

이 대통령은 식사를 하기 전 자연스럽게 행사장을 오가며 각국 정상들과 인사를 나누던 중 근처에 서 있던 김 위원장을 발견하고는 먼저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이 대통령은 웃는 얼굴이었으나 간단히 악수로 인사를 나눈 뒤 곧바로 등을 돌려 반대편으로 향했고, 김 위원장도 자리를 피해 ‘썰렁한’ 장면이 연출됐다. 이어 이 대통령은 우방궈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을 중심으로 오른쪽으로, 김 위원장은 왼쪽으로 각각 세 번째 자리에 앉아 식사를 했다.
베이징 올림픽 참석차 중국을 방문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8일 낮 후진타오 주석 주최로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환영 오찬에서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 청와대 제공 >>/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망 사건을 둘러싸고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는 터라, 두 사람의 대화가 큰 관심사였으나 아쉽게도 불발됐다. 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날 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개막식에서도 트라이안 바세스쿠 루마니아 대통령 등 3명을 사이에 두고 가까운 자리에 앉았다.

오찬에 앞서 이 대통령은 행사장 입장 전 인민대회당 1층 대기실에서 후 주석과 인사를 하기 위해 기다리다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이 대통령은 오찬 후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 압델라지즈 부테플리카 알제리 대통령과 잇달아 양자 정상회담을 가졌다. 한·알제리 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은 지난 2006년 양국이 합의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발전을 위해 협력 범위를 기존의 경제와 에너지·자원 개발뿐 아니라 방위산업 등으로 확대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 대통령은 올 하반기로 예정된 알제리의 제7차 석유·가스 탐사 및 개발 입찰에서 우리 기업을 적극 지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투르크메니스탄 정상회담에서는 양국의 호혜적이고 다면적인 경제협력을 본격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1992년 외교관계 수립 후 양국 정상회담은 이번이 처음이다.

허범구 기자 hbk10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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