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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연습’ 한국군이 첫 주도

을지연습’ 한국군이 첫 주도 [중앙일보]

전작권 전환 대비 김태영 합참의장이 지휘 … 미군은 지원
18 ~ 22일 북한 침공 방어훈련 … 반격은 제외
백선엽씨 포함 군 원로 830여 명 초청 참관



뉴스분석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을 위한 한·미 연합훈련이 한국군 주도로 처음 실시됐다. 을지프리덤가디언(UFG:Ulchi Freedom Guardian)연습이 18일부터 22일까지 한반도 전역에서 실시된다고 국방부가 18일 밝혔다. UFG는 1975년부터 실시돼온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포커스렌즈(UFL)연습의 명칭을 변경한 것이다. 올해가 첫 번째 훈련이다. UFG연습과 UFL연습을 합치면 이번이 통산 34번째다.

올해 UFG연습은 2012년으로 예정된 전작권 전환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김태영 합참의장이 주관한다. 지난해 UFL연습까지는 주한미군사령관인 한미연합사령관이 주관했지만 이번엔 지원임무를 맡는다. 김 의장이 작전과 관련해 미군 지원을 요청하면 월터 샤프 주한미군사령관은 정보·공군·해군·육군 등 다양한 전투력과 장비를 지원하게 된다. 2012년 전작권이 연합사령관에서 한국군으로 전환되면 한국 합참의장이 한반도에서 발생하는 모든 전쟁을 주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 연습에서는 한국군과 미군의 지휘권이 처음으로 분리된다. 한국군 합참의장은 합동군사령부(JFC:Joint Forces Command)를, 주한미군사령관은 미 한국사령부(US KORCOM)를 임시로 구성해 각각 독립적으로 지휘한다. 이런 형태로 연습을 해보면 전작권 전환과 관련된 문제점이 드러나게 된다. 작전을 그르칠 수 있는 취약점을 찾아내 미리 확실하게 보완할 수 있다.

이런 점을 감안, 오랜 경험을 지닌 김관진 전 합참의장과 윌리엄 클라우치 미 예비역 대장이 이례적으로 ‘동맹구조 선임 관찰관’으로 참가해 문제점을 파악한다. 이상희 국방부 장관은 전작권 전환에 따른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이날 6·25 전쟁 영웅 백선엽 예비역 대장 등 예비역 장성과 군 원로 830여 명도 초청해 합동훈련 현장을 보여줬다.

이번 연습에서 가상전쟁은 이렇게 진행된다. 먼저 북한군의 남침 징후를 포착한 정보본부가 김태영 합참의장과 이상희 국방장관에게 정보를 보고한다. 북한군이 남침하려면 여러 가지 징후가 나타난다. 해군기지에 정박돼 있던 북한 잠수함이 우리 항구를 봉쇄하기 위해 일시에 사라지거나 북한 포병이 야포를 정비하고 통신이 갑자기 증가한다. 또 전투력이 강한 기계화부대가 남쪽으로 이동한다.

상황을 파악한 이 장관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즉각 보고하며 정부와 군은 각종 대책을 강구한다. 이른바 위기관리다. 외교·정보·경제·군사 부문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상황악화를 막고 전쟁으로 가지 않도록 한다. 대통령은 정부 차원에서 동원령과 계엄령을 선포한다.

그런데도 북한군이 모든 전선에 나타나 침공하면 전쟁에 돌입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 대통령은 19일 연습과정에서 전쟁을 선포하게 된다. 한국군과 미군은 우리의 방어벽을 돌파한 북한군을 막기 위한 방어작전을 3일간 하게 된다. 지난해까지는 방어작전에 이어 잃어버린 땅을 회복하기 위한 공격작전도 실시했지만 올해부터는 방어작전으로 끝내기로 했다.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별관 지하에 마련된 상황실에서 을지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남북관계에 있어 국지적 분쟁 가능성은 상존하는 만큼 철저한 대비 태세를 늦춰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