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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에 하수처리장 왠말이냐?`

"서호에 하수처리장 왠말이냐?"
[인터뷰]'서호를 사랑하는 시민모임' 김병규 씨
"하수관거 정비부터 해야 맞아"
선영호 기자

▶ 김병규 씨 © 수원시민신문 ◀
수원시(시장 김용서)가 팔달구 화서동 서호공원(화서역 인근)에 1천 336억원을 들여 4만 7천톤을 처리할 수 있는 '서호하수종말처리장'을 건설한다고 함에 따라 인근 화서동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이 일어나고 있다. "하수관거 정비없이는 하수처리장은 무용지물이다"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시청 홈페이지 열린시장실에 지속적인 민원제기와 함께 하수처리장 반대활동에 많은 힘을 쓰는 '서호를 사랑하는 시민모임' 김병규(68) 씨를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


-하수종말처리장 건설을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수원시의 하수 처리 방식은 '합류식'이다. 즉, 빗물이 하수관을 통해 같이 흘러들어간다는 말이다. 빗물이 1~20mm만 내리는 것도 아니고 몇 십, 몇 백mm가 내리는데 이 많은 빗물까지 같이 처리한다는 것은 예산 낭비일 뿐이다.

지난 '수원시 물 포럼'에서 김정욱 교수도 수원시는 '합류식'이라 하수처리장이 무용지물이라고 문제를 제기했었다. 하수관거 정비가 먼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건설을 하나마나라고 했다. 이처럼 하수처리장 건설 반대가 나 혼자 반대해서 진행하는 것이 아니다. 전문가도 건설을 반대하고 있지 않은가.

통계를 보니 수원시는 1년 중 116일이나 비가 오더라. 이처럼 빗물이 많은 상황에서 하수와 함께 처리를 한다는 것은 전시행정을 펼치고 있는 것이나 다름 없다. 작년에는 또한 13억 3천만원을 들여 서호천 유입수 정수장치를 설치했다. 하수관거는 전혀 정비를 하지 않고 겉으로 보여주는 행정만 하고 있다. 해당 공무원들이 아무생각이 없다.

-그렇다면 하수관거 정비만 한다면 괜찮은 것인가?

=우리의 주장이 그것이다. 공사자체를 반대하지는 않는다. 국가가 필요하다고 하면 설치해야한다고 본다. 하지만 하수관거 정비도 하지 않고 처리장을 짓는 것은 순전히 우리들 혈세를 낭비하는 꼴이다.

수원시가 하수관거를 정비한다고 하면서 1단계로 2010년까지 800억원을 들여 1천 407개소 하수관거 정비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서호천 상류 5개 지천 가운데 송죽천만 계획이 서 있을 뿐이다. 앞뒤가 맞지 않는 행정을 펼치고 있다.

▶ 하수관을 통해 하수와 같이 유입되는 빗물 © 수원시민신문 ◀

-하수처리장은 지하로 설치되더라.

=당연히 물이니 지하로 설치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지하에는 하수탱크만 설치할 뿐이다. 약 2만 2천평 크기라고 한다. 이 탱크에 하루 정도 물을 저장하면 각종 균이나 해로운 것들이 바닥에 가라앉는다. 그렇게 해서 물을 1차적으로 거르는데, 모인 찌꺼기들을 밖으로 배출해야 한다. 그 작업을 할 건물을 1층으로 짓고 그 위에 잔디나 나무, 골프장을 설치해 안보이게 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그 독성물질이 밖으로 나오게 된다면 바람을 타고 퍼질 것이고 결국 이 지역 오염까지 된다. '지하화'한다는 말은 눈가림이나 다름없다.

-골프장 처리 또한 반대사항 아닌가?

=물론이다. 골프장도 말이 안된다. 골프장이 얼마나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는가. 잔디와 나무, 꽃 등이 심어지는 것은 마음에 드나 골프장은 잘못됐다.

-하수처리장 건설 반대를 위해 어떻게 활동을 진행 중인가?

=지난 18일에 '서호천 하수처리장 백지화' 발대식을 했다. 반대활동에 생각이 있는 사람을 모아 서명을 진행 중에 있다. 화서동만 해도 15지구가 있고 3만명이 살고 있다. 아파트 입주자 대표들을 만나 하수처리장에 대해 설명하고 서명을 받고 있다. 현재 80%정도 진행되었다. 이 달 말까지 서명을 받은 뒤 환경부와 청와대로 보낼 생각이다.

수원시(시장 김용서)는 '이 사업은 국비로 내려온 것이니 사업을 진행할 수 밖에 없다'고만 말하고 있다. 지속적인 민원제기를 해도 같은 답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에도 민원을 넣을 수 밖에 없다.

▶주민 서명 운동 © 수원시민신문 ◀

-지역 시의원들은 만나보았는가?

=지역 시의원 3명을 만났었다. 하지만 마찬가지다. 이해는 한다면서 국비로 하는 것이니 건설을 진행해야한다고만 하고 있다. 문제점을 찾고 이를 시에 건의한다거나 제기하는 시의원이 없다. 그나마 몇몇 다른 시의원들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

동장들도 마찬가지다. 입주자 대표나 주민들이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도록 일일이 전화를 하고 있고 동사무소 소강당도 이용하지 못하도록 딴지를 걸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

=일단 서명이 끝나면 청와대와 환경부처로 보낼 것이다. 답변에 따라 행동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써는 시민에게 홍보하는 것과 서명받는 일에 중점을 두고 있다. 또한 각자가 지속적인 민원제기를 통해 여러사람들에게 알리고 있는 중이다.

▶ 서호천으로 오수가 방류되는 모습 © 수원시민신문 ◀

▶ 서호천 녹조현상 © 수원시민신문 ◀
▶ 서호천 녹조와 하수로 인해 물고기가 죽어있다 © 수원시민신문 ◀
▶서호로 유입되는 하수와 빗물들. 빗물까지 처리하는 것은 예산낭비라는 지적이다. © 수원시민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