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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세 감면 + α …수도권엔 미분양 해소 봄바람

양도세 감면 + α …수도권엔 미분양 해소 봄바람

2009년 03월 23일 (월) 00:07 중앙일보


[중앙일보 임정옥.권이상] 정부가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양도소득세 감면 조치를 발표한 지 한 달이 지났다. 100% 감면 혜택을 받는 곳이나 분양가를 내린 단지에 매수세가 두드러지게 붙으며 잠자던 미분양 시장을 일깨우고 있다. 인천 청라지구에선 미분양이 거의 팔렸고, 분양가를 내린 용인에서도 미분양 물건 소진 속도가 빠르다.

내외주건 김신조 사장은 “대출금리가 내리고 아파트값도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이 많아 주택 수요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며 “특히 계약 조건이 좋은 미분양 아파트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분양 시장이 확 살아나지는 않았지만 요즘 잘 팔리는 단지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양도세를 100% 감면받는 단지의 처분 속도가 빠른 편이고, 분양가 인하나 계약 조건 혜택 등의 ‘재료’라도 있어야 소비자들이 관심을 가진다. 여기에다 입지 여건이 좋으면서도 주변 아파트보다 분양가가 싸다면 더 잘 팔린다.

경기도 용인시 성복동에서 분양 중인 현대힐스테이트(2157가구)는 지난달 12일 정부의 양도세 감면 발표 이후 한 달간 84가구가 팔렸으며, 100가구가 가계약됐다. 김포 한강신도시의 우남퍼스트빌은 같은 기간 120가구가 새 주인을 찾았다. 두 곳은 양도세 100% 면제 지역이다. 현대건설 이병현 분양소장은 “향후 시세 차익이 생길 것을 기대하는 수요자들이 요즘 많이 찾고 있다”고 전했다.

세금 혜택과 분양가 인하 두 가지 혜택을 동시에 받는 단지들도 미분양 해소에 탄력을 받았다. 용인시 상하동 임광그대가(554가구)는 분양가가 최고 1억800만원 할인되는 데다 양도세가 100% 감면되자 한 달간 가계약이 50건 이뤄졌다. 분양가를 3.3㎡당 800만원에서 700만원으로 내린 평택 용이지구의 반도유보라(480가구)는 한 달 새 17가구가 팔려 나갔다.

고양시 덕이지구 신동아 파밀리에는 분양가 프리미엄 보장제를 실시하고 분양가를 10% 낮춘 지 10일 만에 130여 건이 계약됐다. 프리미엄 보장제는 분양가보다 3000만원이 오르지 않으면 회사가 이만큼 보전해 주는 조건이다.

시세보다 분양가가 싸고 개발 기대감이 큰 단지들에도 수요자들의 발길이 많다. 인천 청라지구의 엑슬루타워 주상복합은 한 달 전 200여 가구나 남았는데 지금은 90여 가구로 줄었다. 광명역세권지구 휴먼시아의 미분양도 지난달 12일 이후 488가구에서 160가구로 70% 가까이 줄었다.

청라지구와 광명역세권 단지의 분양가는 주변 시세보다 10~20% 싸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데다 세금 혜택까지 주어져 수요자들의 반응이 좋은 것으로 풀이된다.

양도세 감면 혜택은 없지만 분양 조건이 좋아진 미분양 아파트에도 사람이 몰리고 있다. 서울 SH공사가 지난해 세 차례 미분양된 은평뉴타운 중대형 83가구를 최근 재분양했더니 2466명(30대1)이나 청약했다. 올 들어 은평뉴타운의 거래가 살아나면서 중대형 웃돈이 5000만~1억원이나 붙은 데다 청약 자격에 제한이 없자 신청자가 몰린 것이다. 또 전매 제한이 18일부터 풀려 당첨되면 바로 시세 차익을 얻는 데다 팔 수도 있어서다.

이와 달리 내세울 조건이 별로 없는 단지는 미분양 해소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단지 규모가 작거나 양도세 감면 혜택이 적고, 분양가도 내리지 않은 아파트들이다.

임정옥·권이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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