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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팔달산의 위기

[기자수첩] 팔달산의 위기
2009년 04월 09일 (목) 전자신문|22면 경기신문 webmaster@kgnews.co.kr
▲ 김서연 기자<사회부>
조선 정조 대왕의 친위 부대인 장용영(壯勇營)의 군사 훈련 지휘소 역할을 하던 서장대, 세계문화유산인 화성(華城) 복원의 핵심이라고 일컫는 성신사 등을 거느리고 있는 팔달산.

팔달산은 수원시 주산으로 비록 도심속 낮은 산이지만 산 능선을 따라 축조된 세계문화유산인 화성의 서장대·서노대·서포루·화양루 등 시설물을 거느리고 있으며 원형이 고스란히 보존돼 시설물과 산의 조화가 고풍스러움을 자아낸다. 서노대에서는 한강 이남의 동서남북이 두루 조망된다. 풍수지리설에 의하면 이 산은 수원시의 혈처에 해당된다고 한다. 산 중턱에는 3개의 약수터, 각종 운동을 위한 시설과 산책로를 비롯, 홍난파 노래비, 3·1운동 기념비, 효원의 종 등이 설치돼 있다.

이 같은 수원 시민의 휴식처인 팔달산이 훼손될 위기에 처해 있다. 서장대가 위치한 산 정상은 이미 벌거숭이 산으로 전락했다. 수원시 화성사업소가 사업비 1억원을 들여 지난 2월 말부터 화성이 있는 팔달산 내 서장대의 조망권 확보와 방화선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소측은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팔달산 서장대 인근에 있는 수 십년된 소나무는 인근 동공원과 팔달공원으로 이식하고, 일부 수목은 벌채했다.

장기적으로 팔달산은 더욱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수원시의회가 화성행궁에서 서장대를 오르는 모노레일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까지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이 방안이 추진될 경우 득보다 실이 많을 것으로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전망하고 있다. 무엇보다 수 십년된 소나무림이 훼손되고 수원 시가지에서 바라본 팔달산은 인위적인 철골조 등으로 인해 조망권 침해 역시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관광객 유치를 위한 단기적인 이익 창출도 좋지만 훌륭한 문화유산을 후세에게 남겨줘야 할 현 세대의 책임도 있다. 문화유산은 현 세대만을 위한 전리품이 아니다. 무엇이 후세를 위한 일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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