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형규 정무수석 보자마자 “잘못된 얘기가 나돌던데요”
중앙일보 원문 기사전송 2009-05-06 03:52 최종수정 2009-05-06 08:13
맹 수석은 “저도 놀랐고, 당황했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박희태 대표와도 2월 중순쯤 차나 마시자고 연락하셔서 얘기했지만 법안 얘기나 선거 얘기는 안 했다”며 “어떻게 그런 얘기들이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말을 이었다. 박 전 대표는 스스로 생각해도 너무 정색하는 것 같았는지 “떠나면서 이런 얘기 안 하는데 (맹 수석이) 나와 계시니까”라며 웃음으로 마무리했다. 이 장면을 지켜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분위기가 까칠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미국 스탠퍼드대 강연 등 11일까지 5박7일간 미국을 방문하기 위해 출국하려던 참이었고, 맹 수석은 배웅을 위해 공항까지 나왔다. 박 전 대표가 맹 수석을 통해 문제 삼은 건 이 대통령과 자신이 2월에 청와대에서 단독 회동했다는 언론 보도였다. 측근들에 따르면 이 보도를 본 박 전 대표는 불쾌감을 나타냈다고 한다. 청와대에서 언론 플레이를 한 게 아니냐는 점에서다. 이런 감정이 맹 수석을 만나자 여과 없이 표출된 셈이다. 4·29 재·보선 참패 뒤 한나라당 내부는 쇄신론으로 어수선하다. 친박 인사들을 중용하자는 주장도 분출하고 있다. 그러나 공항 귀빈실에서 벌어진 짧은 장면에서 보듯 청와대와 박 전 대표 간의 거리는 여전히 멀다. 박 전 대표는 초선 의원 모임인 ‘민본21’의 당 쇄신안에 대해서도 “원내 정당과 공천 시스템 투명화, 상임위 중심의 국회 운영 등 제가 대표하던 시절에 다 했던 내용”이라며 “지키고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여권 내에서 수습책의 일환으로 거론되고 있는 ‘김무성 의원 원내대표 기용설’에 대해서도 말없이 웃기만 했다. 박 전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며 “당 지도부가 미봉책으로 위기를 넘기려 한다”고 비판했다. 박 전 대표의 미국행에는 안홍준·서상기·유재중·유정복·이계진·이정현·이진복·이학재 의원 등 8명의 의원이 동행했다. 김정하 기자 ▶김정하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wormh/ [☞ 중앙일보 구독신청] [☞ 중앙일보 기사 구매] [☞ 모바일 Joins] [ⓒ 중앙일보 & Join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