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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지사 “경제대통령도 정치 잘해야 국민에 희망준다”

김문수 지사 “경제대통령도 정치 잘해야 국민에 희망준다”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영혼이 있느냐’고 묻곤 합니다. 국회의원을 왜 하는지를 분명히 해야 합니다. 웰빙(well-being) 하려는 건지, 이지고잉(easy-going) 하려는 건지….”

“(이명박 대통령에게는) 아직도 대통령후보 경선 중인지, 본선이 끝났는지, 대통령에 취임했는지 묻고 싶습니다. 대통령이 경선주자로 계시면 과연 리더십이 발휘되겠습니까.”

김문수 경기도지사(사진)가 4·29 재·보선 참패 이후 내홍()에 빠져 있는 친정 한나라당과 이 대통령에 대해 거침없이 쓴소리를 쏟아냈다. 14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강대 경제대학원 초청 조찬 강연에서였다.

김 지사는 ‘대한민국의 미래, 경기도’란 주제의 강연을 마친 뒤 “최근 한나라당 사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한나라당의 무사안일과 이 대통령의 리더십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이 대통령은 ‘경제대통령’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국방 분야도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은 (크게 통치하는) 그야말로 대통령이 돼야 한다”며 “정치대통령으로 성공해야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 문화 환경 등 다른 분야에서 아무리 잘해도 정치역량을 발휘하지 못하면 (그 성공은) 파편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지난해 이른바 ‘광우병 시위’에 대해 “(민주화 운동을 했던) 나는 인천에서 4시간 데모하고 2년 5개월의 징역을 살았다. 그런데 광화문 한복판에서 100일 이상 ‘대통령 물러나라’고 데모하는데도 제대로 대응도 못했던 이 정부가 과연 정부냐”고 되물었다. 그는 “특히 현 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합법성이 강한 정부 아니냐”며 “그런데도 시위가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배탈 설사난 사람 한 명이라도 발생한 뒤 시작된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일부 종교인이 경인운하 건설을 반대하기에 ‘왜 그러시느냐’고 물었더니 ‘철새 보호’ 때문이라고 하더라”며 “철새는 걱정할 필요 없다. 경기도 안에 철새 살 곳 많다. 걱정해야 할 것은 ‘젊은이 일자리’”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기업인들이 날 만나면 ‘제발 기업을 철새의 절반만큼이라도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하소연한다”고 전했다. 김 지사는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사형제 폐지 문제에 대해서도 “그에 대해 토론하는 것은 좋다. 그러나 (사형제가) 폐지되기 전까지는 유영철 강호순 같은 연쇄살인범이 사형 확정판결이 나면 집행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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