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덕여왕/이기담/예담
최근 방영 중인 드라마 ‘선덕여왕’ 때문인지, 신라시대 우리나라 최초의 여왕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출판계에서 선덕여왕을 소재로 한 소설들이 잇따라 쏟아져 나오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이 중 작가 이기담(45) 씨의 ‘선덕여왕(예담)’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역사소설 집필에 천착해 온 작가의 필력 때문이다. 이 작가는 1998년 주몽을 도와 고구려를 세운 국모 ‘소서노’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을 시작으로 ‘소설 광해군(전2권)’, ‘소설 대조영(전3권)’을 통해 역사의 숨은 이야기들을 내놓았다. 그가 이번에 주목한 인물은 삼국 통일의 기틀을 마련한 지혜로운 선덕여왕으로, 알려진 사실 뒤에 더 많은 이야기들을 찾아 이를 소설로 완성했다. 역사 속 인물들을 통해 인간의 다양한 면을 탐구하는 이 작가는 부족한 사료들로 기본 뼈대를 만들고, 그 위에 상상력으로 빚어낸 옷을 입혔다. 책은 선덕의 어린 시절부터 성장 과정, 왕위에 오르기까지의 험난한 여정을 담고 있다. 소설을 이루는 큰 축은 사랑 앞에서 언니와 겪는 갈등, 권력을 만들고 지키기 위한 숨 막히는 투쟁 등이다. 드라마가 선덕여왕과 신라 왕실의 권력을 장악했던 궁주 ‘미실’과의 맞구도로 그려 가는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 작가의 소설은 철저하게 여성인 선덕여왕이 왕좌에 앉아 나라를 이끄는 군주와 인간적인 갈등을 더 섬세하게 쫓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작가는 “방송의 경우 미실의 비중이 큰 것 같은데, 소설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두 사람의 갈등의 축이 나오기는 하지만, 성골출신이지만 여성이었던 선덕여왕이 어떻게 최초의 여왕이 되었고 권력을 만들어 주도했는지 등 그 일련의 과정에 주목했죠.” 소서노부터 대조영, 이제 선덕여왕까지 그가 대중매체로 알려지기 전 숨겨진 역사 인물을 전면에 내세우는 이유는 무엇일까. “흔히 역사는 거울이라고 하잖아요. 삶의 단계가 지나온 역사속에 모두 기록돼 있듯이 수많은 사람들의 흔적이 남아있는데요. 그 사람들의 삶을 통해 우리가 범할 수 있는 시행착오를 줄이고 바른 길로 갈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이라 생각해요.” 값 1만3천원. 류설아기자/rsa119@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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