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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공원 밤마다 ‘19禁’ 변신

어린이공원 밤마다 ‘19禁’ 변신
[경기일보 2009-6-29]
“이름만 어린이공원이죠. 매일 밤만 되면 ‘19세 관람불가’ 영화를 찍어대는 통에 아주 죽겠습니다.”
토요일인 27일 밤 9시 수원시 팔달구 우만동에 위치한 솔밭산어린이공원.
해가 지고 날이 어둑어둑해지자 젊은 연인들이 하나둘 공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저마다에게 정해진 자리라도 있는 듯 스스럼 없이 빈 벤치에 자리를 잡고 앉아 낯뜨거운 애정행각을 벌이기 시작했다.
벤치별로 소주와 맥주, 안주가 곁들여진 가운데 시작된 술자리는 분위기를 더욱 무르익게 만들었고 시간이 흐를수록 벤치에 드러눕는 등 이들의 노골적인 애정행각은 갈수록 진해졌다.
지나가는 이들의 눈길을 전혀 개의치 않는 이들 앞에 유모차를 끌고 나온 젊은 부부는 그저 눈 앞에서 펼쳐지는 낯뜨거운 광경에 발길을 돌릴 뿐이었다.
주민들은 이같은 볼썽사나운 모습이 계속되는 공원을 피해 길가에서 쌩쌩 달리는 차량 틈새에서 휴식아닌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이들 주민들은 솔밭산공원은 여타 공원과 달리 주택가변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지대가 높은 언덕 위에 공원이 조성된 탓에 어둡고 음습한 분위기가 커 술취한 젊은 연인들의 단골 데이트 장소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주민 정모씨(64·여)는 “공원에만 가면 눈 둘 곳이 없어 우리 주민들은 이렇게 매일 밤 공원 옆 도로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김모씨(42·여)는 “올초 어린 딸을 데리고 공원 산책에 나섰다가 10대 청소년들이 술판에 담배까지 피워대는 꼴을 보고선 아예 발길을 뚝 끊었다”며 “어린이공원에서 매일 밤 성인영화에나 나올 법한 모습들이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어 이젠 아이를 밖에 내보내기가 무서울 정도”라고 말했다.
이같은 사정은 다른 공원들도 크게 다르지 않아 이날 밤 효원공원과 매탄공원, 만석공원 등 수원지역의 크고 작은 공원들에서 음주 및 젊은 연인들의 거북스런 애정행각이 버젓이 자행되고 있었다.
이에 대해 한 공원 관리인은 “공원 내에서 음주와 고성방가 등을 할 경우 경범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면서도 “워낙 이같은 행위가 만연한 탓에 일일이 간섭할 수 없어 관리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노수정기자 nsjung@kg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