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이영희 장관, 이회창 총재 면담서 ‘혼쭐’

이영희 장관, 이회창 총재 면담서 ‘혼쭐’
[중앙일보] 2009년 07월 03일(금) 오전 02:51 | 이메일| 프린트
[중앙일보 백일현] 이영희 노동부 장관이 2일 국회에서 혼이 났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를 만나서다.


앞서 이 장관은 비정규직법 개정을 촉구하기 위해 국회의장과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 선진당 총재에게 면담을 신청했다.

한나라당과는 전날 당정회의를 했다. 그러나 민주당과의 만남은 불발됐다. 민주당 측이 “할 얘기가 없다”며 거절했기 때문이다.

이에 이 장관은 김형오 국회의장을 비공개로 10여 분간 만났다. 이 장관은 비정규직법 시행 경과를 알리며 협조를 당부했고, 김 의장은 주로 듣는 편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선진당에서의 상황은 달랐다. 이 장관은 먼저 이 총재에게 “해고당한 노동자의 절규가 노동부에 들어오고 있다”며 “여야 협상이 어렵지만 사태를 막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총재는 “그동안 정부와 여당이 뭐했습니까”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노무현 정부 때 법을 억지로 만들고 1년 반이 지났는데도 근원적 해결 방법을 내놓은 게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해고되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구제할 안이 있나”라고 캐물었다. 이 장관은 머뭇거리다 “해고자 실직 수당 지급, 취업 알선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 총재는 “재고용 방식은 없는가”라고 물었고 이 장관은 “내일 기업체 노사 노무 담당을 만나려 하는데 부탁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총재는 “이 법은 근본적으로 근로자를 죽이게 만든 법이다. 처음부터 해결책이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면담은 20여 분 만에 끝났다.

이 장관은 총재실을 나오며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이 꼭 저희 쪽만의 잘못은 아닌 것 같은데…”라며 입을 다셨다.

백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