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이명박 공화국은 ‘국제 왕따’

이명박 공화국은 ‘국제 왕따’
편집국장 고 하 승
미국·중국·일본의 ‘3국 협의체’가 곧 발족될 것이란 답답한 소식이다.

실제 미·중·일 3국이 정기 협의체를 발족시키기로 합의하고 조만간 첫 모임을 갖는다고 한다.

이르면 이달 중 열릴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런데 아무리 눈 씻고 보아도 ‘한국’이라는 나라는 없다.

한반도 운명을 결정할 주요 외교채널에서 한국이 제외된다는 뜻이다.

사실 미·중·일 3자협의의 필요성은 노무현 정부 때인 지난 2007년에도 있었다.

당시 중국이 이를 제안했지만 “우리가 없는 자리에서 한반도 문제를 논의하지 말라”는 한국 정부의 강력한 이의 제기에 따라 백지화되고 말았다.

동북아권내 정세의 최대 불안요소인 북핵과 핵확산, 군비경쟁 등이 모두 한반도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빠진 논의에 동의할 수 없다는 게 당시 참여정부의 논리였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마른하늘에 날벼락도 유분수지, 한국이 제외된 ‘3국 협의체’라니...

미·중·일이 한국을 배제한 채 3국이 대화채널을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한국의 외교적 입지가 좁아질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따라서 이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그런데 정작 이명박 정부는 의미를 애써 축소하고 있다.

실제 한 언론사 보도에 따르면 정부 고위당국자들은 “크게 걱정할 사안이 아니다”라면서 “미·중·일로부터 한반도 사안을 거론하지 않겠다는 점을 다짐받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참 한심한 정부다.

물론 당장은 한반도 사안이 거론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동아시아 문제에 한반도 논의가 영구히 제외될 수는 없다는 건 상식 아닌가.

더구나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을 뺀 6자회담 국가들이 모이는 5자회담을 제안한 바 있다.

물론 이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우리나라를 제외한 해당 국가 모두가 묵살했고, 결국 ‘5자회담’은 해프닝으로 막을 내리고 말았다.

단순히 해프닝으로 끝난 게 아니라, 명확한 합의도 없이 대통령이 혼자 제멋대로 생각하고 이를 직접 발표까지 해 품격 있는 외교정책에 흠을 내고 만 것이다.

한마디로 국제적인 망신살이 뻗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이 대통령이 제안한 ‘5자회담’에 대해서는 이처럼 철저하게 외면하던, 미·중·일이 ‘3국협의체’에 대해서는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있으니 어찌된 노릇인가.

혹시 이 대통령은 ‘국제 왕따’가 아닐까?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다.

우선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태도가 그렇다.

실제 지난달 17일 새벽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진행된 한미정상회담 말미에 작심한 듯, 이명박 대통령의 소통부재에 대해 신랄하게 꼬집었다.

비록 ‘이란사태’를 지적하는 형식을 빌리기는 했으나, 그게 바로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방식을 꼬집는 내용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라도 알만한 일이었고, 인터넷 상에는 ‘오바마의 시국선언’ 사건으로 알려지기도 했었다.

이 대통령은 그만큼 미국에서 무시당하는 존재라고 보면 맞을 것 같다.

일본 오사카 태생임에도 불구, 이 대통령은 일본에서조차 크게 인정을 받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그렇지 않고서야 ‘5자회담’ 제안을 외면하던 일본이 ‘3국협의체’ 제안을 덥석 받아들일 리 만무하지 않는가.

대체 국제 사회가 이처럼 이명박 대통령을 ‘국제 왕따’ 시키는 이유가 무엇일까?

우리나라에서 그가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는 대통령이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가 입이 가벼운 사람이라서 그가 무슨 말을 하든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일까?

모르겠다.

다만 이명박 공화국이 ‘국제왕따’를 당하는 것이야 어쩔 수 없다고 해도, 결과적으로 그게 대한민국을 국제적으로 고립시키고 위상을 약화시킬까봐 걱정이다.

단 한 번의 실수, 단 한 번의 잘못된 선택이 이처럼 대한민국의 입지를 초라하게 만들고 있다.

그만큼 대통령 선거가 중요한 것이다.

2012년에도 같은 과오를 되풀이 하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시민일보 Ver - ⓒ 시민일보 (http://www.siminilbo.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등록 : 2009-07-06 1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