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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발’ 없는 김포 경전철

‘약발’ 없는 김포 경전철

반대 여론 거세 주변 주택시장 시큰둥

서울 김포공항역과 김포 한강신도시를 잇는 김포 경전철 사업에 시동이 걸렸다. 국토해양부가 최근 김포 도시철도(경전철) 기본계획을 최종 확정 승인한 것이다.

하지만 경전철 건설에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의 여론도 만만찮아 사업이 제대로 추진될 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김포 도시철도(경전철)는 2013년 초 개통될 예정이다. 경전철은 고가형 지상 철로로 국도 48호선을 따라 경인운하터미널 부지를 우회해 김포한강신도시에서부터 서울 지하철 9호선 김포공항역까지 운행된다. 총 길이 25㎞에 역사는 모두 10곳이다.

이 가운데 김포공항 환승구간 3㎞는 지하화하고 나머지 22㎞는 지상 고가형으로 건설된다. 시속 42㎞의 표준속도로 운행되는 경전철은 한강신도시에서 김포공항까지 32분 정도 걸린다. 김포공항역에서는 서울지하철 9호선과 5호선, 인천공항철도와 갈아탈 수 있다.

김포시 “추진 강행” vs 지역 주민들 “반대 서명운동 전개”

김포시는 김포도시철도 건설계획안이 확정.고시된 것을 계기로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태세다. 당장 내년부터 경전철 건설 공사를 시작해 2012년 말 완공하고 시범운행 등을 거쳐 2013년 개통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전철 건설을 반대하는 여론도 만만찮다. 김포 한강신도시 내 아파트 입주자 대표들로 구성된 한강신도시연합회와 지역 내 12개 단체 등은 경전철 건설을 결사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김포시가 추진하는 고가(高架) 형태의 경전철은 도시를 둘로 나누고 미관도 크게 해친다“며 경전철 건설 계획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다른 지역은 각종 민원으로 경전철을 철회하고 최근 정부의 도로정책도 지하화가 추세인데 김포시만 지상화로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또 경전철이 한강신도시 뿐 아니라 김포 지역을 둘로 갈라 놓을 것 것이라는 주장도 많다. 나아가 경전철을 반대하는 단체들과 지역 주민들은 강경구 김포시장과 유정복 국회의원 등 선출직 공직자 등을 대상으로 주민 투표를 요구하고 있다.

주민들은 투표가 거부될 경우 자신들이 직접 나서 8월부터 주민 서명운동을 벌이기로 해 경전철 건설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김포 경전철 사업이 고양시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고양시에선 시민 반대로 일산 경전철 추진이 사실상 무산된 상태다. 일산신도시 주민들은 지난해 "일산신도시를 가로지를 경전철이 일산 도심의 녹지공간을 훼손할 우려가 높다"며 경전철 사업 전면 중단을 거세게 요구했다.

노건 주변 아파트값 움직임 없어

김포 일대 부동산시장도 경전철 사업에 시큰둥한 모습이다. 경전철 사업 확정으로 전철이 지나는 주변 지역 땅값과 집값이 들썩일 법도 한데 매입 문의도, 가격 움직임도 없다.

경전철 노선과 인접한 김포 고촌면 현대 힐스테이트1단지 112㎡는 3억4000만~4억1000만원 선으로 올 초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인근 사랑공인 관계자는 "경천철 건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있어 왔던 재료인 데다 주민들의 반발도 거세 사업이 제대로 추진될 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인지 매입 문의 조차 없다"고 전했다.

김포 한강신도시 안에 있는 장기동 신영지웰 112㎡도 올 초보다 1000만원 정도 오른 3억~3억1000만원 선에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장기동 스마일공인 심은영 대표는 "경전철이 신도시 미관 훼손과 소음 등으로 집값을 떨어뜨릴 것으로 믿는 주민들이 적지 않다"며 "그러다보니 경전철 건설을 호재로 여겨 주택 매입에 나서려는 수요자도 찾기 어렵고 가격도 큰 변동이 없다"고 말했다.

한간신도시 분양을 앞두고 있는 업체들도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전철 사업 추진이 분양 마케팅으로 활용한 재료이지만, 경전철 사업과 관련한 사태 전개에 따라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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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철현 기자 choch@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