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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의 추접스러운 思美人曲

이재오의 추접스러운 思美人曲

우리가 고등학교 다닐 때에 정철이라는 사람의 사미인곡이라는 가사(歌辭)가 있었다. 그저 대충 기억나는 대로 살려 보면 “이몸 생겨날 때 님을 좇아 생겨나니 천생 연분이며 하늘이 모를 일이겠는가? 나는 젊어 있고 님은 나를 사랑하시니 이마음 이사랑이 견줄 데가 없구나” 하는 식으로 시작되는 가사이다. 임금에게서 버림받은 송강 정철이 언제나 자기를 불러줄까를 생각하면서 만들었다는 노래이니, 조금 치사한 내용이기도 하다. 애들한테 굳이 가르칠 이유가 없을 것 같기도 하나, 워낙 문장이라도 좋아서 가르칠 만하다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요즈음 이재오 전의원의 행태를 보면 정말이지 송강(松江) 정철(鄭澈)의 그 노래보다 더 측은하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에 귀국할 때에는 무슨 스파이 작전이라도 하듯이 도둑고양이가 집나간 집을 다시 찾아 오듯이 기어들어 왔었다. 그리고 한강 이남은 건너지도 않겠다면서 중앙대학교 강의 이외에는 아무런 활동을 하지도 않겠다고 하였다. 그러던 그가 100일만에 고개를 내밀고 하는 이야기가 밑도 끝도 없이 그저 “나도 참을만큼 참았다”고 말을 뱉고 말았다.


뭘 그리 참았다는 이야기인지 뭐가 그렇게 억울하다는 것인지 알 수 없고 인터뷰 중에 눈물까지 흘렸다니 무슨 동정을 얻겠다는 것인지 정말이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조국이나 민족을 위해서 최소한 자기를 따르는 한줌의 국회의원들을 위해서 눈물을 흘렸다면 이해라도 가겠는데, 이게 도대체 국가의 일을 맡았다는 사람의 태도인지 어지럽기 짝이 없다.


그런 그가 다시 2000년전 중국의 한비자라는 사람이 내세웠다는 글을 하나 들고 나왔다. 정치하는데도 바쁘실 분이 끄집어 냈다는 이야기가 겨우 “ 한 집안에 권력자가 두 사람이 있으면 그 집은 무슨 일을 해도 성과가 없다”는 것이다. 우선 그 이야기를 꺼낸 동기가 불순한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의 박근혜 전대표를 겨냥하면 대통령이 마음에 들어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어서 참으로 뒷맛이 고약하다. 그렇게 박 전대표을 욕하면 자기가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면 정말이지 한숨이 절로 나오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한 집안에 권력자가 두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였다는 그 발상도 문제이다. 우선 대통령을 권력자로 생각하는 것이 그대로 드러나서 입맛이 더럽다. 그래도 좌익운동이라도 하였다는 사람이 민중당을 했다는 사람이 대통령을 권력자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 참으로 의아스럽기만 하다. 이제 민주를 포기하고 정치의 기본을 내어 던지고 아부의 기치를 높이 들겠다는 것인가? 그게 살아갈 길로 생각하는가?


만약에 그가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대표를 한 집안의 두 권력자인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면 이 또한 문제이다. 그들은 권력자가 아니다. 그래서도 안된다. 그들은 협력자이다. 대통령 선거과정에서 이명박 당시 후보는 박근혜 전대표를 가리쳐 영원한 정치적인 동반자라고 하였다. 개인적인 발언이 아니라 스스로 기자회견을 통하여 밝힌 국민과의 약속이다.


만약에 이재오 전의원이 양식이 있는 정치인이라면 대통령의 뜻을 곡해해서는 안된다. 그 두 사람은 국민앞에 약속한 정치적인 동반자이다. 그러한 약속이 지켜지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이 한나라당에 속해있는 사람들의 책무이다. 그러한 책무를 포기하고 둘을 갈라 놓고 그 가운데서 반사이익을 챙기려는 자가 있다면 이는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어쩌면 이재오 전의원이 은평에서 낙선한 것은 바로 대통령과 박 전대표를 갈라놓고 정치적 떡고물을 챙기려 하였다는 사실에 대한 국민의 심판일지도 모른다.


박 전대표에 대한 험담이나 비난이 대통령에 대한 충성이라고 믿는 것이야말로 이재오의 한계가 아닐까? 엉뚱하게도 아직까지 승부는 1:1이라느니 한판이 남았다느니 하면서 억지로 덩치를 과장하는 그 몸짓이 너무도 슬프다. 그리고 가소롭다.살기도 힘드는데, 이재오씨까지 우리를 피곤하게 만들고 있다. 하늘이 컴컴해진다는 개기일식인지 부분일식의 날이 남달리 더 어둡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