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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위의 꿈` 오세훈과 김문수 서울 깍쟁이 vs 가시밭길 촌놈…대권 향한 행보 주목

'거위의 꿈' 오세훈과 김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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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03 06:00 사회부 김규완 기자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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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지사가 큰 꿈을 꾸고 있다. 2012년 대권을 향한 꿈이다.

그러나, 아직 거위의 꿈에 불과하다. 날개만 있을 뿐 영원히 날지 못하는 거위로 끝날 수도 있다. 그만큼 대권에 이르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고 날기 위해서는 '유전자 변형'까지 감행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 통 큰 '서울 깍쟁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지사는 출발은 서로 달랐지만 같은 길을 걸어왔고 갈 길도 비슷하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지사는 정확히 10년 차이가 난다.

오세훈 시장은 61년생으로 서울 토박이이고, 김문수 지사는 51년생으로 경북 영천의 '촌놈' 출신이다.

오 시장은 순탄한 학창시절을 보낸 뒤 사법시험에 합격해 변호사로 성공한 삶을 이어왔다. 방송인으로 얼굴을 알렸고 참신하고 젊은 이미지를 평가받아 이회창 총재 시절인 지난 2000년 공천을 받아 서울 강남지역에서 한나라당 국회의원에 무난히 당선됐다.

오세훈 시장을 가리켜 전형적인 '서울 깍쟁이'라는 표현이 붙는다. 절대로 손해보는 행동도 하지 않지만 또 남에게 절대로 손해를 끼치지 않는 서울 토박이의 깍쟁이 기질을 빗댄 것이다.

이런 단면이 제대로 나타난 것이 2004년 공천 포기 사건이다.

미래연대를 배경으로 업고 소장파 대표로 한나라당 개혁을 추진했던 오세훈 의원은 당시 국회 정치개혁특위 한나라당 간사를 맡아 선거법 등 정치관계법을 개정하는데 앞장섰다.

지구당을 없애고 선거비용을 비현실적이라고 할 만큼 엄격하게 제한한 것이 개정안의 핵심이다.

워낙 파격적인 내용이라서 당내에서 강력한 반발에 부닥쳤다. 그러자 오세훈 의원은 자신의 공천을 과감하게 포기했다. 자신의 기득권을 버리면서까지 개혁안을 밀어붙였고 끝내 관철시켰다.

오세훈 의원의 이같은 용기에 당내 반발세력들은 숨을 죽였고 오히려 존경심을 나타내기까지 했다. 이 때 붙은 별칭이 이른바 ‘오세훈 선거법’이고 이것이 현재 선거법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오세훈 시장은 이후 홀연히 정치권에서 사라졌지만 2년 뒤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의 대항마로 당의 긴급 구원 요청을 받고 재등장했다. 이후 오세훈 시장은 한나라당 대권후보의 영원한 상수로 자리잡았다.

◈가시밭길 걸어온 촌놈


반면에 김문수 지사는 가시밭길 인생을 걸어왔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경북고를 거쳐 서울대 상대에 입학하지만 졸업 뒤 인생은 동기생들처럼 화려한 CEO나 공직자의 길에 서지 못했다.

오히려 노동운동에 투신한 뒤 노동자의 삶에 자신을 던졌다. 인천·경기지역에서 노동운동을 하면서 386 운동권들의 깃발 역할을 했고, 이 때문에 한나라당에서 3선 의원을 지냈지만 '빨갱이'라는 피부색을 아직까지도 완전히 탈색하지 못하고 있다.

김 지사는 한나라당에서 성골·진골과는 거리가 먼 육두품 취급을 받아온 게 사실이다. 그러나 김 지사는 이에 정면으로 도전했고, 그 결과 한나라당에서 가장 자생력 있는 정치인 가운데 한명으로 성장했다.

지난 2004년 총선 때는 당의 공천심사위원장을 맡아 공천개혁을 주도했다. 특히, 자신에게 공천심사위원장을 맡긴 최병렬 대표를 공천에서 탈락시키는 강단을 보이기도 했다.

◈ 아직은 대기석에 앉아있을 뿐

정치권에서 경기도 지사는 대권후보로 가는 대기석으로 여겨지고 있다.

김문수 지사 역시 경기도 지사에 당선되는 순간부터 대권 대기석에 앉은 셈이다.

서울시장 역시 이명박 대통령의 성공 사례를 통해 대중 정치인으로 성장하는 가장 좋은 징검다리라는 사실이 입증됐다.

오세훈 시장과 김문수 지사는 살아온 길은 다르지만 정치개혁이라는 화두로 한나라당의 체질 개선에 이정표를 남겼고, 이제는 대권으로 가는 같은 배를 타고 있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앞길은 순탄치 않다. 오 시장이나 김 지사 모두 미약한 여론 지지도를 극복해야 한다.

지난 6월 25일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박근혜 전 대표 38.6%, 유시민 전 장관 13.8%, 정동영 전 장관 12.3%, 정몽준 의원 6.6%, 이회창 총재 5.1%, 손학규 전 경기지사 3.5%, 김문수 경기지사·오세훈 서울시장 3.3% 순으로 나왔다.

두 사람 모두 정치개혁을 앞장세워 성장했고, 수도권의 간판 광역단체장에 성공적으로 입성했지만 여론지지도와 인지도는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으로서는 여론보다 당심을 얻는 문제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지난 2008년 총선 당시 뉴타운 공약 문제로 서울지역 국회의원들과 많은 갈등을 빚었고 아직까지 앙금이 남아있어, 이것이 2010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교체론의 가장 큰 이유가 되고 있다.

게다가 대권을 꿈꾸는 수많은 젊은 정치인들이 서울시장을 노리면서 당내 경쟁이라는 파고도 넘어야 한다.

이에 대해 오세훈 시장의 한 측근은 “후보 교체론은 처음부터 실현 불가능한 가설이다. 오 시장이 이명박 전 서울시장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이미 성공한 시장으로 시민들에게 자리매김했다. 경쟁자는 모두 허수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서울시장은 지방선거의 꽃인 만큼 현직 프리미엄만 보고 후보자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인식에 공감하고 있다.

오세훈 시장의 2006년 등장 과정이 그랬듯이 2010년에도 상대당에 따라 후보는 얼마든 지 바뀔 수 있다는 의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