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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근한 문화, 이제 수원시의 몫

친근한 문화, 이제 수원시의 몫
2009년 08월 05일 (수) 지면보기 | 10면 박병두webmaster@kyeongin.com
▲ 박병두 (작가)
[경인일보=]생활과 밀접한 문화를 계발(啓發)하여 우리들을 편리하게 하고 즐겁게 한 인물이 많다. 세계를 통틀어 손꼽아 헤아리기 어렵다. 이들 가운데 수원이 낳은 세계적인 인물을 내세우라면, 아마도 심재덕 전 수원시장이 그 중 한 분이 아닌가 싶다.

그는 생전에 여러 분야의 직함을 가지면서 문화에 관련된 일들을 많이 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일이 해우재(解憂齋)의 건립이었다. 해우재는 우리의 실생활과 직접 연관이 되는 건물로서 그 가치가 높이 평가되고 있다. 건물을 조감(鳥瞰)하면 생긴 모양이 변기 형상이다.

수원시 이목동에 앉아 있는 이 건물은 토지 면적이 1천994㎡에, 연면적이 480㎡이다. 가격으로 치면 24억2천여만원이다. 개인이 소유한 재산으로는 적지 않은 액수다.

그가 심혈을 기울여 이 건물에 정성과 모든 재산을 투여한 것은 현대적이고 깨끗한 화장실문화를 이룩하고 보급하자는데 그 뜻이 있어 숭상을 받고 있다. 인간들에게는 먹는 것이 우선 중요하다. 옛말에 서러움 중에 가장 큰 서러움이 배고픈 서러움이라고 했다. 우리 선조들은 먹는 데에 모든 것을 집중하였고, 오늘날에도 마찬가지로 잘 먹는 것에 신경을 쓰고 있다. 그것이 우리들의 건강을 위해서 첫 번째인 것이다. 그렇지만 건강에서 또한 중요한 것이 배설(排泄)이다. 배설 역시 잘 해야 건강하다.

화장실을 우리들의 생활 가까이 두고 배설의 쾌감과 즐거움을 느껴보자는 취지였다. 2007년 11월에 건립되었고, 그 1년 후 12월에 그는 마지막 언론 인터뷰를 했다. 화장실문화의 중요성을 역설하였고, 이 사업은 후대에도 계속되어야 한다고 간곡히 말했다. 그 말들은 끝내 유언으로 남아야 했다.

나는 200일 되는 날 그의 묘소를 찾았다. 안성에 있는 그의 소담한 묘소를 다녀와서 나는 또 해우재를 찾았다. 예전의 칸막이로 가렸던 화장실을 유리로 대체한 화장실은 그의 생전의 맑고 깨끗한 인품을 보는 것 같아 머리가 저절로 또 숙여졌다.

문화를 사랑하는 그는 검소한 신사였다. 담배 낮춰 피우기 운동을 전개하는가 하면, 수원문화원장 시절에는 '수원사랑'을 편찬했다. 또한 체육관을 건립했고 향토를 위한 다방면의 문화사업에 매진했다. 그 총체적인 결실이 화장실문화로 맺어진 것이다.

국회의원 때에는 세계로 화장실문화를 역설하였으니 과히 세계적 인물이라 할 것이다. 외국인들이 그에게 붙여준 이름이 토일렛맨.

이제 부인 선정선 여사와 그의 자제들이 해우재를 수원시에 기증했다. 적지 않은 재산을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해 수원시에 넘겼다. 이를 기증 받은 수원시는 해우재를 테마공원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주변의 건물들을 매입하여 주차장 등 부대시설을 만들기로 했다. 수원시민 뿐 아니라, 대한민국, 세계인들이 드나들 수 있도록 풍요로운 공원의 경관을 조성하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그의 흉상을 건립하여, 단순한 관람이 아닌 경건한 마음가짐을 가지도록 계획하고 있다. 생활문화를 위해 헌신한 심재덕 전 수원시장의 혼(魂)이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아로새겨질 것이라 기대한다.
입력시간 2009.08.04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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