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간 입영 미루다 ‘고령’ 이유 석연찮은 면제
2009-09-10 (목) 20:00 세계일보
신체검사만 무려 4차례나 받아 ‘아리송’ 현역→보충→현역→보충역 판정 ‘왔다갔다’ ‘독자’ 이유 한차례 입영 연기… 고의성 짙어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가 여러 차례 입영을 미루고 고령(31세)을 이유로 병역을 면제받은 것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그는 부친을 일찍 여읜 독자(일명 ‘부선망 독자’)에게 주어지는 단기(6개월) 보충역 근무를 할 수 있었지만 이마저도 ‘이행하지’ 않아 고의로 병역을 회피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정 후보자의 병역면제 사실은 2007년 대선주자로 거론될 때도 논란이 된 바 있어 이번 인사청문회에서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10일 국회에 제출된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중 병적증명서 내용에 따르면 그는 1966년 대학 1학년 때 1차 신검을 받고 ‘2을종’ 판정을 받았다. 2을종은 현재 기준으로 3급에 해당되는데 현역병 입영 대상이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정 후보자는 1967년 다시 신검을 받았고 방위병(현재의 공익근무요원) 대상인 보충역 판정을 받았다. 또 68년에는 1차례 징병검사 연기 신청을 하고 군입대를 미뤘다가, 70년 대학을 졸업하고선 다시 신검을 받았고 1을종(현재 2급)으로 분류됐다. 이어 71년 네 번째 신검에서 재차 보충역으로 판정받았다. 이렇게 군입대를 미루던 정 후보자는 이듬해인 72년 미국으로 유학길에 올랐다. 결국 6년 뒤 미국 컬럼비아대학 조교수로 재직하던 77년 그는 고령(31세)을 사유로 징집면제됐다. 일련의 과정이 병역을 지연하다가 회피하기 위한 수순을 밟은 것이 아닌가라는 의혹을 사고 있다. 고위 공직자의 군 복무를 무엇보다 중시하는 국민 정서를 감안하면 정확한 진상 규명작업과 납득할 만한 해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병무청은 정 후보자가 신검을 받은 것은 66년과 70년 두 차례이며, 나머지 두 번의 신검은 ‘신체등위’ 판정 결과가 나온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독자라는 이유로 68년 징병검사를 연기한 것은 당시 법으로 가능했던 일이라고 밝혔다. 병무청 관계자는 ”현재는 신검을 받고 그 자리에서 병역처분이 내려지지만 당시는 병역자원이 남아 군의 수요와 신검 결과를 종합해 우수자원을 골라 현역으로 입영시켰다“면서 ”정 후보자의 경우 현역 우선순위 대상에서 밀려 입대가 늦춰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77년 31세때 소집 면제받은 부분도 당시로선 병역 나이제한 기준점이 31살이었기 때문이며, 이런 점을 감안해 90년대 이후 현재의 36살로 상향조정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병무청의 다른 관계자는 ”독자의 병역혜택인 6개월 방위 복무조차 하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병역을 회피하기 위한 의도가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며 ”이런 유형으로 병역회피 의혹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도덕성에 흠집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병진 기자 worldp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