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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여당 후보” “견제와 심판” 표심 팽팽

“강한 여당 후보” “견제와 심판” 표심 팽팽
[경향신문] 2009년 10월 21일(수) 오후 06:06 | 이메일| 프린트
ㆍ[재보선 D-6 격전 현장](1) 수원 장안
ㆍ여야 지도부 총출동… 노년층 ‘손학규 효과’
ㆍ압도적 표 쏠림 없어 부동표 잡기가 관건

한나라당이 돼야 장안이 좋아지는 거 아닙니까.” “한나라당 의석이 너무 많지 않나요.”

10·28 국회의원 재선거를 딱 1주일 앞둔 21일 오전 수원 장안구청 4거리. 지역 최대 번화가인 이곳에는 여야 후보의 선거 현수막과 유세 차량이 눈에 먼저 들어왔다. 한나라당 정몽준, 민주당 정세균 대표 등 양당 지도부가 총력전을 벌였지만 선거 열기를 느끼기는 쉽지 않았다. 현수막을 보던 여대생이 함께 걷던 일행을 향해 “투표하는 날 우리도 쉬느냐”는 질문이 귓가에 울린다.

여전히 부동층이 많아 보였다. 지지후보를 묻는 질문엔 “아직까지 정하지 않았다”는 대답부터 돌아왔다. “(한나라당) 박찬숙이 무슨 장안 사람이냐. 한나라당 지지자인 내가 봐도 심하다. (민주당) 이찬열도 어디 민주당 사람이냐”(김모씨·58)는 볼멘소리처럼 여야 후보 모두 성에 차지 않는 상황이 표심을 더욱 흔드는 모습이다. 부동표의 향배가 관건이 될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거듭되는 물음에 투표 의사를 밝힌 경우도 지지 성향은 엇비슷했다. 여야 공히 박빙의 구도라는 진단과 일치한다. 박 후보 지지자는 지하철 4호선 연장 등 숙원사업 해결을 위한 ‘강한 여당의 필요성’을, 이 후보 지지자는 여당의 독주에 대한 ‘견제와 심판’을 각각 이유로 내놨다.

장안구 파장시장 내 의류상인 이경희씨(48)는 “수원에서 제일 낙후된 파장동이 살아나려면 4호선 연장밖에 없고 여당이어야 돈을 끌어올 수 있다”고 ‘힘센 여당 후보’를 입에 올렸다. “손학규는 큰 철새, 이찬열은 작은 철새라는 이야기도 많다”고 민주당을 외면하는 이유로 ‘철새론’을 들기도 했다.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대세론도 강조했다. 성균관대역 앞에서 만난 대학생 최모씨(30)는 “여당은 의석이 많기는 하지만, 민주당이 장안에서 1석를 더 얻는다고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 이찬열 후보, 손학규 전 대표(왼쪽부터)가 21일 경기 수원 장안구 파장시장에서 노점상에게 한 표를 호소하고 있다. 수원 | 김창길기자

반면 이 후보 지지자들은 상대적으로 ‘논리적’이었다. 저변에선 여당 주장과는 달리 ‘손학규 대리전’보다는 정권견제론이 더 커 보였다. 회사원 정모씨(38)는 “그냥 인물 보고 찍는 편인데 이번엔 고민을 안 한다. 한나라당 의석이 너무 많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회사원 이모씨(43)는 “수원이 보수적이고 이명박 대통령 국정지지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박빙이라는 것은 이 후보에게 유리하다는 방증”이라고 풀이했다. 파장동에서 꽃집을 하는 이윤정씨(36)는 경기도의 급식예산 삭감에 분노감을 표시하면서 “아이 기르는 입장에서 그때 정말 화가 많이 났다. 동네 어르신들로부터 ‘이번엔 한나라당 안된다’는 얘기를 많이 듣고 있다”고 전했다.

‘손학규 바람’은 노년층에서 감지됐다. 국가유공자 복지타운에 13년째 살고 있는 노금조씨(81)는 “손 전 지사가 서민적이어서 마음이 간다. 한나라당은 의석수만 믿고 서민과 거리가 먼 미디어법 같은 걸 너무 밀어붙인다”고 말했다.

<수원 | 장관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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