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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열풍` 중심에 선 경기도

'막걸리 열풍' 중심에 선 경기도
슬슬 빛보는 막걸리 수출… 술술 풀리는 전통주 시장
2009년 11월 27일 (금) 지면보기 | 12면 전상천junsch@kyeongin.com
[경인일보=전상천기자]최근 국내에 상륙한 막걸리 열풍이 예상외로 거세다. 전국의 양조장 750여개에서 생산되는 막걸리 종류만 2천여종에 달한다. 때문에 아직 빛을 보지 못한 각 지역의 명주들이 술꾼과의 만남을 그리워하고 있다. 경기도내에서 전통주인 막걸리를 생산하는 업체는 25개다. 광주 남한산성소주와 화성 배혜정누룩도가, 포천 이동 막걸리 등 우리 귀에 익은 브랜드도 많다. '전통주 활성화 사업'에 나선 경기도농업기술원도 자체 개발한 '자색 고구마 막걸리'를 일본에 수출하는 등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포천 (주)이동주조의 '이동 막걸리'가 일본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으며 막걸리 수출의 80% 이상을 점유하는 등 도내 막걸리산업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동양서 술의 시작으로 알려진 막걸리. 곡물이 미생물에 의해 발효되어 알코올이 생성되는 과정에서 사람의 손이 닿기 전에 만들어지는 술이다.

막걸리에는 전분을 당으로 만들어주는 곰팡이와 당을 알코올로 만드는 효모가 있다. 또 유산균과 같은 유익한 미생물도 함께 들어있어 자연소화제다. 막걸리 마시고 트림하는 것 자체가 매력이다.

막걸리 한 잔(200㎖)에는 7억~8억개의 유산균이 있다. 발효 과정에서 증식된 유산균은 장에서 염증이나 암을 일으키는 유해 세균을 파괴하고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 풍부한 비타민을 함유하고 있고 다이어트 효과에도 좋다.

막걸리 속에 들어있는 비타민 B는 중년 남성에게 도움이 되는 영양소로 피로 완화와 피부 재생, 시력 증진 효과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식이섬유가 풍부해 대장운동을 활발히 해서 변비를 예방해 주고,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도 있다.

■ 막걸리는 수출 첨병=도내 주류면허업체는 167개다. 생산량도 10t에 달하고, 민속주농민주가 각각 29억원, 20억원 등에 달한다.

국세청 통계연보에 따르면 도내 전통주 출고현황은 216㎘(민속주 120㎘, 농민주 96㎘)로 전국 생산량중 1.9%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업체의 전통주 수출은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 지난 2006년 3천746㎘에서 2007년 4천312㎘, 지난해엔 5천457㎘로 전년대비 27%나 증가했다.

포천 이동주조 등 도내 막걸리 제조업체가 일본과 미국, 베트남, 싱가포르, 호주 등지로 수출한 규모는 지난 2008년 기준 301억원에 달한다. 올해 수출규모도 증가세다. 포천 배상면주가는 202억원, 포천 이동주조 74억원, 가평 우리술 20억원, 화성 배혜정누룩도가 10억원 등으로 갈수록 늘고 있다. 한편 인천에는 인천탁주와 강화고향막걸리가 있다.

■ 막걸리 관광자원화=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나 그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한국 전통주. 이를 관광자원화 하는 '경기도 전통주 관광자원화 방안'이 본격 거론되고 있다. 경기도 전통주의 관광자원화를 위해선 전통술 표준화와 고급화, 다양화 전략을 세워 추진해야 한다.

전통주를 테마로 한 문화·관광공간을 마련, 해당 지역 관광자원과 연계한 패키지 상품을 개발하는 한편 전통주와 어울리는 음식과 술잔, 술병 등을 고급화할 수 있는 디자인 개발 등이 필요하다.

한 예로 포천이 막걸리로 유명한 만큼 '막걸리 트레일' 개발이 가능하다. 포천 (주)이동주조의 '이동 막걸리'가 일본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으므로 일본관광객 유치도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의 제언이다. 막걸리 등 전통주가 이벤트와 관광, 예술 등과 결합할 고부가가치 문화상품이며 녹색 관광과 농촌문화체험 관광 프로그램에 연계될 때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

경기개발연구원 문화관광연구센터 이수진 책임연구원은 "프랑스의 와인, 영국의 위스키, 일본의 사케는 체계적인 음식문화와 함께 전 세계로 전파돼 관광자원으로 활용되어 중요한 수입원이 되고 있다"고 소개한 뒤 "한국 전통주와 음식을 지역문화 차원에서 보호·육성하면 지역발전을 이끌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임복남 수원종합양조장 대표가 막걸리 생산라인에서 병입과정 하자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경인일보 DB

■ 막걸리 제조 방법

1. 쌀 500g을 깨끗이 씻어 고두밥을 짓는다.

2. 누룩 200g을 물에 불려 즙을 사용하거나, 고두밥에 버무린다.

3. 물 1ℓ를 넣고 25℃에 둔다.

4. 3일 후, 쌀 1천500g을 고두밥으로 지어 물 3ℓ와 함께 덧술한다.

▲ 수원종합양조장 발효실 내 12개 발효통에서 제성과정을 거치지 않은 막걸리가 기포를 내며 익어가고 있다.

전국이 지금 막걸리에 흠뻑 취하고 있다. 최근 막걸리 열풍과 더불어 막걸리를 다른 음료 등과 섞어마시는 '막걸리 칵테일'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막소사'(막걸리와 소주, 사이다를 섞은 혼합주), '막사이사'(막걸리와 사이다의 비율을 달리한 혼합주)와 같은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다.

우선 막걸리에 사이다를 섞어먹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이는 '사이다 막걸리'로 부르는데 막걸리에 사이다를 섞으면 목 넘김이 부드럽고 알코올 도수가 낮아지며, 막걸리의 시큼함과 특유의 향도 줄여주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동 쌀막걸리'와 '천연 사이다'를 섞어 마실 경우 취기가 빨리 오르기 때문에 애주가들도 조심해야 한다. 술을 못하는 사람도 술맛이 별로 안나는 대신 맛은 있고, 감칠맛까지 나 먹다보며 술에 정신을 빼앗기기 때문이다.

다음은 막걸리에 콜라를 타 먹는 '콜라 막걸리'. 사이다 막걸리와 더불어 톡톡 쏘는 맛이 거의 일품이다. 그러나 콜라 막걸리의 색이 좀 이상해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마지막으로 막걸리를 맛있게 먹는 법을 알아두면 유용하다. 막걸리를 절대 가라앉혀서 마시지 말라는 것. 막걸리의 뿌연 고형물을 가라앉혀 말간 액체만 마시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막걸리의 본질이자 장점을 고스란히 버리는 행위다.

막걸리의 장점인 살아있는 효모, 유산균, 비소화성 식이섬유 등은 모두 이 고형물에 있으니 휘휘 저어서 같이 마시는 것이 좋다. 특히 막걸리 색이 흴수록 좋다는 건 잘못된 진실이다. 색상의 차이는 발효를 위해 넣는 누룩이 무엇으로 만들어졌느냐의 문제다.





입력시간 2009.11.26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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