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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일에도 내 역할 있다고 생각”

“국가 일에도 내 역할 있다고 생각”
김문수 경기도지사 인터뷰 / “도지사 출마 여부, 현재 고민 중…시간 오래 끌지는 않겠다”
[1055호] 2010년 01월 06일 (수) 감명국 기자·이경희 인턴기자 kham@sisapress.com

ⓒ시사저널 임준선


선택의 시간은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여전히 확답을 피하는 모습이다. <시사저널>이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서 실시한 경기도 지역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김문수 지사는 가장 경쟁력 있는 차기 경기도지사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그는 현재 ‘재출마’와 ‘불출마’ 두 개의 카드를 앞에 두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어쩌면 이미 하나의 카드를 선택해놓은 채 저울질을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무엇보다 지금 현재 김지사의 정확한 의중이 궁금했다. 그래서 12월31일 경기도청 집무실에서 김지사를 만나 “6월 지방선거에 재출마할 계획인가”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이번에 <시사저널>이 실시한 경기도지사 출마 예상 후보자들에 대한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했다. 6월 지방선거에 재출마할 계획인가?

국회의원을 10년 넘게 했다. 국가적으로 지금 굉장히 중요한 전환기에 있다. 통일 문제 등 국가의 명운이 달린 일이 많다. 거기에서도 일정한 내 역할이 요청되고 있다고 본다. 그런 것을 외면만 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또 반면에, 경기도에서도 내가 한 역할이 있기에 도민들의 요청도 많다. 그 역시도 완전히 무시할 수 없는 요소가 된다. 현재 고민 중이다. 시간을 오래 끌지는 않겠다. 만약 불출마를 선택한다면 하루라도 빨리 불출마 선언을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경기도가 워낙 크고 방대한 조직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재출마 결심을 한다면, 빨리 선언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미리 말하면 밑의 조직이 부담을 느낄 것이다.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자리가 그 역할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대권 도전을 위한 ‘발판용’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비난이 많다. 김지사도 그런 목적이 있는 것인가?

단순히 발판으로 삼기에는 경기도가 너무 거대하고 다이내믹하다. 그 자체만으로 중요하고 의미가 있다.

경기도지사직을 수행하기에 4년이라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지는 않는가? 만약 그렇다면 못다 한 정책을 이어가기 위해서도 경기도지사 연임에 도전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 아닌가?

당연히 4년이라는 시간은 부족하다. 그래서 연임을 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경기도는 다양하고 넓다.

언론에서는 김지사를 ‘잠재적 대권 주자’로 분류하고 있다. 지방에서의 4년 공백이 부담스러워 중앙 복귀를 꿈꾸는 것 아닌가?

전직 지사들이 대선 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에 나는 그 후광을 입어서 과분한 대접을 받는 것 같다.(웃음) 경기도를 수도권이라고 하지만 서울과 지방의 중간에 있다. 중간이면서 소통의 통로이기도 한 셈인데, 확실히 변두리라는 느낌을 지울 길이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만약 재선을 할 경우 2014년에 임기가 만료된다. 차기 총선이나 대선은 2~3년 후에나 이어진다. 혹시 그런 애매한 정치적 일정까지 고려하는 것은 아닌가?

애매하다기보다, 내 자연적인 연령으로 보았을 때 늦다는 생각은 한다. 4년 후면 내 나이가 60세가 넘는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경우를 보아도 그렇고, 세상은 빠르게 진행된다. 그런 것을 감안하면 (4년 후면) 늦는 감이 있다. 그런 점도 생각 안 할 수가 없다.

지금 한나라당의 당내 사정이 복잡하다. 집권 여당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많다. 밖에서 보는 한나라당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국민들이 한나라당에 기대하는 것은 집권당으로서 국민들보다 더 멀리, 더 앞서서, 더 정확하게 내다보기를 원한다. 그런 점에서 지금 당의 모습은 너무 지지부진하지 않나 하는 느낌이 있다. 국민들이 답답하게 생각하기 이전에, 미리 해법을 제시하고 선명한 깃발을 내걸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국민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대권과 관련해 현재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부동의 1위를 계속 달리고 있다. 이런 대권 구도를 어떻게 보나?

지금의 대권 구도가 바람직하다, 아니다를 떠나서 박근혜 전 대표의 인기가 정말 많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그것은 정치적으로 매우 중요한 자산이다. 우리나라 정치인들 중에 자산을 가장 많이 갖춘 정치인이 아닌가 생각한다.

한나라당 내의 계파 간 갈등이 갈수록 깊어지는 것 같다. 대체적으로 김지사를 친이계로 분류하기도 한다.

나는 2007년 한나라당 경선 때 분명히, 당시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다. 한 번도 흔들리지 않고 지지했다. 그런 점에서 친이계로 분류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경선과 대선이 끝났으면 둘이 하나가 되어야 하는데, 하나가 안 되고 아직도 경선을 하고 있다. 그래서 “경선 끝났는데 끝난 것 모르시나”라는 질문도 많이 했다. 계파 간의 갈등이 참 쉽지 않은 일이다. 안타깝다. 내가 힘이 있으면 중간에서 역할을 하겠는데, 그만한 힘이 없어서….(웃음)

김상곤 경기도교육감과는 서울대 1년 선후배 관계로 학창 시절 함께 이념 공부를 하는 등 남다른 인연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오히려 최근 도청과 도교육청 사이에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김상곤 교육감께서 우리에게 소송을 걸었다. 도청에서 교육국을 만드는 것을 문제 삼았는데, 솔직히 왜 소송을 거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초등학교 5·6학년 무상 급식 예산 삭감 논란도 그렇다. 설사 위화감이 발생하더라도 약자들을 우선으로 배려해주는 것이 마땅하다. 세금을 써야 하는 원칙 첫 번째가 약자를 위해 먼저 쓰는 것 아닌가.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너무 당연한데, 왜 고집을 부리시는지 이해가 안 된다. 과거 학창 시절 친했던 것도 사실이고, 또 지금도 자주 대화를 한다. 하지만 (만나면) 그런 얘기는 또 안 하신다. 소송 등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면 안 된다.

김지사는 말을 강하게, 직선적으로 하는 스타일이다. 국민들은 ‘중도 통합’형의 지도자를 원하는데, 거기에 비하면 김지사는 너무 양극을 오가는 스타일이라는 비판적 시각도 일부 있다.

내게 문제가 있는 것은 깊은 성찰을 통해 고칠 것이 있으면 고쳐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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