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가 5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행정경험을 앞세운 전·현직 공직자들이 대거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 나설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특히 이들 공직자 출신 후보들은 민선 1·2·3·4기를 거치면서 상당수 정치인 출신 단체장들이 보여 온 행정적 미흡함을 지적하며 차기 민선시장이 갖추어야 할 덕목 중 하나로 풍부한 행정경험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는 지역현안 사항해결과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정치인 출신보다는 행정가 출신이 보다 적합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이번 지방선거의 경우 전·현직 공직자들의 활약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현재 경기도내에서 자치단체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전·현직 공직자들은 모두 18여명으로 이들의 선거 출마를 향한 물밑 행보는 벌써부터 지역정가에 뜨거운 관심거리다. 수원시장 선거의 경우 출마가 예상되는 후보들은 모두 10여명으로 이중 전·현직 공직자 출신은 6명에 달한다. 우선 전직 공직자 후보로는 임수복(67) 전 경기도행정부지사가 40여년 동안 이어진 행정경험을 바탕으로 차기 수원시장 후보로 평가받고 있으며, 권두현(61) 새마을운동중앙회 사무총장도 전 경기도행정2부지사를 역임해 수원시장 후보군 물망에 오르고 있다. 여기에 염태영(49) 전 청와대 비서관도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현 김용서 시장과 맞섰던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와신상담 수원시 입성을 위해 표밭갈이를 해오고 있는 상태다. 현직 공직자로는 수원 출신이자 수원시청 공무원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심재인(57) 경기도자치행정국장과 김영욱(52) 특허법원 사무국장이 선거 출마를 고심 중이다. 이들은 모두 소속기관에서 존경받는 공무원으로 인정받고 있는 인물로 심 국장은 지난해 경기도청 공무원중 부하직원으로부터 가장 존경받는 간부 공무원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으며, 김 사무국장 역시 지난해 수원지법 근무 당시 법원행정처에서 사법행정에 기여한 공로로 녹조근정훈장을 받는 등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관심을 끌고 있는 황준기(54) 여성부 차관의 수원시장 출마설은 본인의 침묵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치권의 화두로 회자되고 있는 잠재적 카드다. 현 홍건표 시장의 3선 여부가 최대 관전 포인트인 부천시장 선거에서도 전직 공직자들의 활약이 두드러 질 것으로 보여진다. 부천의 경우 김인규(60) 전 부천시설관리공단 이사장과 김종연(61) 전 원미구청장이 하마평에 거론되고 있다. 한나라당 내 유력 후보로 평가받고 있는 김 전 이사장은 강화 출신으로 부천시 총무국장과 오정구청장을 거쳐 부천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을 역임, 탁월한 행정력을 인정받고 있다. 또한 퇴임 후 한나라당 원미 갑 당원협의회 부위원장을 맡아 정치경험을 쌓으며 차기 시장후보 1순위로 평가받고 있다. 김 전 구청장 역시 퇴임 후 지난 번 시장선거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지 못해 포기한 후 이번 6·2 시장선거를 위해 꾸준히 지지기반을 확대하면서 나름대로의 행보를 계속 해오고 있다. 전직 공직자들의 선거 출마 바람은 성남에서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수원시장 후보군으로도 거론되는 황준기 여성부차관은 오랜기간 성남시장 후보군으로 분류돼온 인물이다. 서울대·고시출신의 엘리트 공직자로서 경기도청 기획관리실장과 경투실장등 요직을 거쳤고 청와대 행정관을 거쳐 현재 여성부 차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공천여부에 대한 관심보다는 본인의 결정여부에 더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성남 부시장을 역임했던 양인권(58) 전 경기도시공사 본부장과 서효원(57) 도자진흥재단 대표도 강력한 후보군으로 지목된다. 지난 2004년부터 2005년까지 성남에서 부시장을 역임했던 양 전 경기도시공사 제1본부장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이대엽, 김주인, 이관용, 노태욱, 신영수 후보와 함께 한나라당 후보 공천경쟁에 뛰어들었다가 뜻을 접은 경험이 있다. 당시 공천결과에 승복하기로 사전에 약속했기 때문에 깨끗하게 물러나 백의종군하겠다며 결과에 승복해 성남 정가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 놓은 바 있는데다 최근 충청향우회장을 맡는 등 출마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서 대표 역시 지난 2002년부터 2004년 초까지 1년 6개월여 동안 성남부시장으로 근무하는 등 28년간의 행정경험을 바탕으로 조심스럽게 성남시장실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특히 부시장 재임시절 시립병원 설립을 반대해 온 서 대표는 시장 후보등록에도 이 같은 소신을 분명하게 밝힐 것임을 천명해 오는 2010 지방선거에서 시립병원 설립 논란이 또다시 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안양에서도 이상인(45) 전 청와대 행정관과 박원용(58) 전 동안구청장이 출마 예상자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 안양시장 후보자로 출마해 경선을 펼친 경험이 있는 이 전 행정관은 최근 안양시가 전국에서 차지하는 시재정 자립도 등으로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지방선거 출마의사를 보이고 있다. 박 전 동안구청장도 10대째 안양에서 거주하고 있는 안양토박이로 하급 공무원을 시작으로 구청장까지 공무원직을 마친 오랜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행정 업무에 능통하고 지역 사회에 대한 이해가 깊다는게 전반적인 평이다. 화성시는 최근 동탄신도시 및 관내 아파트단지가 대규모로 들어섬에 따라 아파트 입주민들의 표심에 판세가 갈릴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박봉현(62) 전 화성부시장이 풍부한 행정경험을 바탕으로 급변하는 화성시를 이끌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광명시장 선거의 경우 구춘회(63) 전 의회사무국장이 후보군 물망에 오른 상태다. 그러나 그는 최근 지인들을 통해 선거 불출마 의사를 전달했다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어 구 전 국장의 출마 여부에 지역정가에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의정부시장 선거에서는 조명균(52) 전 청와대 안보정책비서관이 민주당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행정고시 출신으로 통일부에서 오랜 공직생활을 해 온 조 전 비서관의 경우 통일부 남북교류협력국장과 관리관급인 개성공단사업지원단장 등을 역임했으며 통일부 재임동안 남북관계 업무의 핵심 브레인 역할을 하는 등 뛰어난 업무 추진력을 갖추고 있다는 대내외적 평가를 받고 있으나 아직까지 그는 선거 출마에 대해 어떠한 출마의사도 밝히지 않은 상태다. 이희웅(60) 전 고양부시장과 원경희(54) 조은세무법인 대표도 여주군수 출마 예상자로 주목받고 있다. 이 전 부시장은 여주에서 초·중·고를 졸업하고 10년간 군에서 근무한 토박이로 공직생활 30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고향발전을 위해 봉사하겠다며 공천을 희망하고 있다. 또 원 대표도 국세청에서 20년 동안 근무한 경험과 함께 여주향우연합회장, 한나라당 여주지역당원협의회 부위원장 등 활발한 지역활동을 통해 차기 여주군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밖에 이수환(64) 전 성남시 중원구청장이 대도시에서 도시발전의 눈높이를 높여 온 풍부한 경험으로 자연을 살린 고품격도시 가평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박광섭기자/pkts@joongb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