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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하자, 이명박 대통령이 `사는 길` 선택하도록`

"기도하자, 이명박 대통령이 '사는 길' 선택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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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홍현진 기자]
'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한 천주교 연대' 소속 사제단과 신도들이 27일 오후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문화체육공원에서 '4대강 사업 중단과 팔당 유기농지 보존을 위한 생명평화 미사'를 드리고 있다.
ⓒ 유성호

27일 오후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문화체육공원에서 열린 '4대강 사업 중단과 팔당 유기농지 보존을 위한 생명평화 미사'에서 신도들이 4대강 사업 중단을 요구하며 미사를 드리고 있다.
ⓒ 유성호

"하느님께서는 일찌감치 우리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보아라. 나는 오늘 생명과 죽음, 행복과 불행을 너희 앞에 내놓는다…. 너희 앞에 생명과 죽음, 축복과 저주를 내놓는다. 너희와 후손이 잘 되려거든 생명을 선택하여라' 이명박 대통령이, 그리고 이 정부가 진정으로 잘되려면 지금 바로 '생명'을 선택해야 합니다!"


성명서를 낭독하는 장종훈 신부의 목소리가 두물머리에 울려 퍼졌다.


27일 오후 4시. 남한강과 북한강 두 물이 만나는 두물머리에 위치한 양서문화체육공원에서 대규모 '생명평화미사'가 열렸다. '4대강사업 중단과 팔당 유기농지 보존'을 위해 열린 이날 미사에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서울·수원·인천·의정부 4개 교구에서 온 2000여명의 천주교 신도가 참석했다.


두물머리 4대강사업 예정지역 찾은 2000여명 신도들


27일 오후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4대강 사업 예정지인 팔당 두물머리 주변에서 시민들이 4대강 사업 중단을 요구하며 순례를 하고 있다.
ⓒ 유성호

27일 오후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4대강 사업 예정지인 팔당 두물머리 주변에서 수녀들과 천주교 신자들이 4대강 사업 중단을 요구하며 순례를 하고 있다.
ⓒ 유성호

이날 행사는 오후 1시부터 시작되었다. 신도들은 두물머리 산책로를 시작으로 4대강 사업 예정지역을 '순례'했다. 이들은 저마다 소속 성당의 이름이 쓰여 있는 초록색, 주황색, 하늘색 손수건을 목이나 손에 두르거나, 성당과 자신의 이름을 적어 목에 걸기도 했다.


10여대의 버스를 대절해 왔다는 안양 중앙성당의 김경환(70)씨는 4대강 사업에 대해 "일이라는 게 먼저 할 일이 있고 나중에 할 일이 있는데 배고픈 사람을 먼저 살리고 차후에 해도 될 일을 지금 왜 하느냐.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김씨의 옆에 있던 방씨 할아버지는 "물을 깨끗이 해야지. 공사한다고 물 더럽힐까봐 걱정이다"라고 한 마디 거들었다.


성당 교우들과 함께 혹은 가족과 함께 두물머리 강변을 따라 4대강사업 예정지역을 둘러본 신도들은 하나같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안산 서부동성당에서 온 한 신도는 "너무 아름답다"면서 "자연이 이대로 있는 게 좋을텐데 왜 자꾸 변화를 주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안양 왕곡성당의 노준홍(55)씨 역시 "이 좋은 데를 그냥 내버려두면 될 것을 4대강 사업을 해야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의아해했다.

광주에서 온 신도도 있었다. 김강재(41)는 11살, 13살 두 아들 그리고 부인과 함께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평소 4대강사업에 관심이 많았다는 김씨는 "남한강, 북한강 두 물이 모이는, 이름도 예쁜 두물머리의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는데 마침 행사가 있어서 오게 되었다"고 말했다.


"기도하자, 이명박 대통령이 '사는 길' 선택하도록"


27일 오후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문화체육공원에서 열린 '4대강 사업 중단과 팔당 유기농지 보존을 위한 생명평화 미사'에서 농민들이 4대강 사업 중단을 요구하는 만장을 들고 입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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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를 마친 이들은 오후 2시 30분경 양서문화체육공원에 도착했다. 2000여명의 신도들은 스펀지 깔개 그리고 플라스틱 의자에 자리를 잡았다. 참석자들은 담요를 덮거나 팔당 유기농 농민들이 준비한 따뜻한 차를 마시면서 추위를 녹였다. 경기도 지사에 출마하는 김진표, 심상정, 유시민, 안동석 후보 그리고 민주당의 이종걸, 조정식 민노당의 홍희덕 의원도 참석했다.


문화제와 함께 '연대'의 말이 이어졌다. 용진교회 김선구 목사는 "남한강 여강선원에서는 스님들이, 북한강에서는 개신교 목사들이, 두물머리에서는 신부님들이 농성 중이신데 스님들은 스님들대로, 목사님들은 목사님대로, 신부님들은 신부님대로 기도의 흐름을 가진다면 언젠가는 생명의 강이 하나로 모이듯 아름다운 결과가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날 기독교에서도 100여명의 신도가 자리했다.

화계사 주지 수경스님은 "찬미예수"라며 발언을 시작했다. 수경스님은 "여기 계신 신도님 그리고 국민 모두가 기도를 통해서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이 산하·대지가 더 이상 파괴되지 않도록 이 땅의 생명들이 살아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말했다.

또 "하늘의 뜻을 따르는 자는 살 것이요. 하늘의 뜻을 거스르는 자는 죽을 것"이라면서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가 죽는 길을 선택하지 않고 사는 길을 선택할 수 있도록 여기 계신 모든 분들과 함께 기도하자"고 강조했다.


공원 단상은 '제단'으로, 공원은 '성당'으로


'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한 천주교 연대' 소속 사제단과 신도들이 27일 오후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문화체육공원에서 '4대강 사업 중단과 팔당 유기농지 보존을 위한 생명평화 미사'를 드리고 있다.
ⓒ 유성호

오후 4시가 지나자 팔당지역 유기농 농민들과 함께 신부들이 입장했다. 4개 교구 그리고 수도회 소속 40여명의 신부가 입장하자, 공원에 설치된 단상은 미사를 드리는 '제단'으로 공원은 '성당'이 되었다.


'수난주일'인 28일을 하루 앞둔 이날 미사의 주제는 '예수의 수난'. 수원교구 전 교구장을 지낸 최덕기 주교의 주례로 미사는 약 1시간 정도 진행되었다. 미사포를 쓰고 성경책을 든 신도들은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미사를 드렸다.


수난복음 낭독 후, 4대강사업 저지를 위한 천주교 연대' 집행위원장인 서상진 신부는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은 자들을 보면서 우리는 깊은 슬픔에 잠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끝내 세상의 모든 악을 이기시고 부활하시리라는 것을 알기에 그 슬픔은 기쁨이고 행복일 수 있습니다"라면서 말을 이어갔다.


"악이 세상을 지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끝내 선이 승리하리라는 것을 알기에 우리는 행복합니다."


수원교구 대리구장인 최재용 신부는 마이크를 잡고 단상 앞으로 나왔다. 최 신부는 "너무 감사하고 너무 좋아서 마이크를 잡고 앞으로 나왔다"면서 "추운 날씨에도 이렇게 와주셔서 모든 신부들이 머리를 숙여서 엎드려 절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신부는 말했다.


"여러분 힘을 모읍시다. 우리가 가는 길이 결코 평탄치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길을 가기로 작정한 이상 가야합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해온 정의로운 운동은 결코 실패하지 않았습니다."


"가톨릭교회 지도자들의 입장, 정치적 목적 아냐"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김진표 의원과 진보신당 심상전 전 대표, 국민참여당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민주노동당 안동섭 후보가 27일 오후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문화체육공원에서 '4대강 사업 중단과 팔당 유기농지 보존을 위한 생명평화 미사'에 참석해 4대강 사업 중단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이어서 신부들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어떻게 이 정부가 추진하는 4대강 사업이 생명을 살리고 죽어가는 생태계를 복원하는 사업이 될 수 있습니까?"로 시작된 성명서에서 천주교 신부들은 지난 3월 23일 이명박 대통령이 4대강 사업은 '진실'이며 그에 대한 반대는 '정치적 목적'에 따른 것이라고 규정한 것을 비판했다.


"한국 천주교 주교단의 4대강 사업에 대한 입장 표명이 결코 '정치적 목적에 따른' 발표가 아니었음을 분명히 밝힙니다. 생명 존중을 최선, 최상의 가치로 생각하는 종교인들, 더군다나 가톨릭교회 지도자들의 공식적인 입장 발표가 어떻게 정치적 목적에 따를 수 있겠습니까?"


행사가 끝나자 참석자들은 한 목소리로 외쳤다.

창조질서 거스르는 4대강 사업 중단하라!

강은 생명이다 4대강 삽질 중단하라!

밥은 생명이다 유기농지 보존하라!


천주교 생명평화 미사는 오는 4월 19일 금강에서 다시 한 번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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